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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레이스 결산 : 가능성을 보여주며 마무리 지은 떫은 한 주

글씨/야구 2012/05/16 13:29

각종 뜬금포가 터지지 않았기에 어려웠던 한 주다.
정말 형편없이 무기력해진 타선에 화가 나더라.
팀에 득점 찬스를 살릴 수 있는 선수가 하나 없다는 것이, 작전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하나 없다는 것이 이렇게 큰 엿이 되어 돌아올 줄이야.
거기에 난데없이 터지는 한 방까지 없었으니 거의 한화 야구 수준이었던 듯.

하지만 토론토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ㅡ 아주 가까스로 따낸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기긴 이겼다 ㅡ 이끌면서 볼티모어와 공동 선두에 오르는 것에 성공했다.
마이너리그로 눈을 돌려보자면, 매일 들려오는 마쓰이 소식으로 연일 뉴스 피드 창이 분주하다.

역시 여름에는 야구다.

원문 : http://www.draysbay.com/2012/5/14/3017129/monday-morning-rays-wrap-up-sour-week-ends-on-a-high-note

http://fantasycpr.com/2012/05/10/the-meaning-of-fernando-rodney-off-the-radar

이번 주에 레이스는 그들이 벌였던 두 시리즈에서 모두 패하며 2승 4패를 기록, 현재 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지구 선두를 한 경기 차로 내준 상태며 시즌 기록 21승 14패를 기록하게 되었다.
에반 롱고리아의 부상에 이어 데스몬드 제닝스까지 빠지게 된 것은 확실히 팀의 득점 능력에 큰 타격을 주었다.
이번 일요일 경기 전[각주:1]까지만 하더라도 득점 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으니 말이다.
토요일 경기의 그 수많은 실책들에 대해[각주:2] 매든 감독은 지난 한 주의 경기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멘트를 날렸다.

"게임에서 이기는 것과 지는 것 사이에는 어떤 선이 있어요."
조 매든 감독이 말했다.
"우리는 지금 우리 스스로를 패배에 빠트리는, 패배를 부르는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전에, 우리가 이기는 경기를 하던 때에는 이런 종류와 같은 실수 같은 건 안 했다는 말입니다." - mlb.com

인터리그 개막 :

2012시즌 인터리그의 첫 일정이 다가왔다.
모든 팀들은 이번 주말 시리즈에서 상대 리그 팀을 상대하게 된다.
레이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격돌한다.

다가오는 경기 :

우선 레이스는 총 여덟 경기에 걸쳤던 원정을 끝내기 위해 토론토에 가서 두 경기를 치르게 된다.
그 뒤 홈으로 돌아와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보스턴 레드 삭스와 두 경기짜리 시리즈를 갖고, 그 뒤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한다.

월요일 : 제프 니먼 vs 브랜든 모로우
화요일 : 데이빗 프라이스 vs 헨더슨 알바레즈

수요일 : 제레미 헬릭슨 vs 클레이 벅홀츠
목요일 : 맷 무어 vs 펠릭스 두브론트

금요일 : 제임스 쉴즈 vs 토미 핸슨
토요일 : 제프 니먼 vs 랜달 델가도
일요일 : 데이빗 프라이스 vs 팀 허드슨

트랜스액션 :

2012년 5월 9일 – 제프 케핀저를 리스트릭티드 리스트[각주:3]에 두고 브랜든 가이어를 메이저리그로 올렸다.
2012년 5월 10일 – 제프 케핀저를 리스트릭티드 리스트에서 해제시키고 브랜든 앨런을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레이스 소식 :

히데키 마쓰이가 연장 스프링 트레이닝에서의 플레이를 마치고, 여행 비자와 관련된 서류를 완료하기 위해 토론토에 있는 레이스 메이저리그 팀에 잠시 합류한다.
그 뒤 화요일이나 수요일 중으로 트리플 A 더램에 선수 등록을 완료할 예정.
레이스는 더램으로의 합류 일정에 정해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1. 일요일 경기에서 레이스는 9점을 득점했다. [본문으로]
  2. 레이스는 이 날 경기에서 총 4개의 실책을 범했고 이는 3점의 비자책 실점으로 이어졌다. [본문으로]
  3. restricted list라는 것은 예외적인 상황에서 잠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오른 선수를 로스터에서 잠시 제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프 케핑어가 이 날 리스트릭티드 리스트에 오른 것은 아내와의 이혼 소송과 관련해 법정에 출두해야 했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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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b

글씨/영화 2012/05/16 08:35

http://blogs.indiewire.com/theplaylist/review-womb-puts-love-sex-family-and-cloning-into-a-blender-comes-out-as-a-sci-fi-incest-romance

<몽상가들>의 잔잔한 충격 덕분일까.
에바 그린이라는 배우의 이름은 단지 그 이름 두 단어 만으로 영화에 묘한 분위기를 부여하는 느낌이다.
위 스틸컷은 우리 나라에서 개봉했을 당시 포스터의 배경으로도 쓰였던 사진인데, 역시나 심상치 않은 분위기 아닌가.
그녀 특유의 눈빛이 주는 잔뜩 고조된 긴장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 이 영화는 뭔가 파격적인 베드신을 장치로 갖는 끔찍한 로맨스 영화이거나 또는 끔찍한 드라마 영화겠구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게 한다.
게다가 수려한 영덩이 라인을 선보이는 인물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잘 구분이 안 되지만 어쨌든 10대 초중반의 그것임이 확실한 상황에서 보는 이의 미묘한 불안감은 극에 달한다.

나 역시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봤다.
헌데.

더 이상 읽기 전에 이 문장 아래로부터는 아주 충분한 스포일러가 있음을 밝히는 바.
평소에 영화에 대한 평을 쓰면서 스포일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어지는 내용은 아예 이 영화를 안 보게 할 만한 정도의 비판과 스포일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혹시나 타자의 영향을 받지 않고 <움>을 보려고 했던 사람이라면, 차라리 영화를 보고 와서 아래 글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적절한 여백을 위해 예고편을 첨부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움>의 장르는 로맨스도, 드라마도 아닌 2류 공상 과학 영화다.
등장 인물들의 대사를 극도로 제한하고 틈만 나면 전경샷을 잡아 적막함을 강조하면서 뭔가 있어보이려는 분위기를 잔뜩 조성해놨으나 사실 그 분위기를 빼고 나면 이 영화엔 남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
에바 그린은 <몽상가들>에 이어 ㅡ 사실 여기서 "이어"라는 표현은 내 개인적인 영화 감상 순서에 따른 표현이다. <몽상가들>이 개봉했던 것은 2003년이고 <움>은 2010년 영화니 두 영화 사이에는 상당한 갭이 존재한다 ㅡ 절대 제 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여자 연기를 정말 끝내주게 소화한다.
이제는 하도 저 의미심장한 웃음에 익숙해져서 아무리 뻔한 영화일지라도 다른 영화에서 그녀를 보게 된다면 다 제쳐두고 그 다크한 포스에 움찔하게 될 것 같다.

굳이 굳이 따지자면 아들이자 연인, 스스로가 자신의 아버지이며 반대로 스스로가 자신의 아들인 한 남자라는 소재에는 나쁘지 않은 소재라는 평을 내릴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 표현법이 잘못되었다.
매우 허술한 플롯이 영화의 방법론이 잘못되었다는 것의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겠지.
대체 왜 이 영화의 제목이 자궁인지 뭐 주제 의식도 없고 뭐 베드신도 없고 그렇다.
게다가 왜 우리 말 제목은 "자궁"이 아니고 "움"이냐, 무슨 오움진리교도 아니고.

참고로 감독은 헝가리 사람이라고 한다.
뭐 그냥 그렇다고.

내 비록 에바 그린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여배우 한 명의 존재감으로는 나머지 단점들을 커버할 수 없었던, 보는 내내 실망에 실망을 거듭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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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K, 교회를 나가다

글씨/도서 2012/05/16 01:44

책을 다 읽은 지는 한참 됐는데 이제서야 포스트를 하는 이유는 첫째가 코 앞으로 다가온 미국 여행 준비요 둘째가 그 여행 준비를 빙자한 세월 즐기기요 마지막이 책에 더덕더덕 붙어 있는 저 징그러운 스티커들 때문이다.
참고로, 나는 원래 책을 읽으면서 나중에 다시 한 번 봐야 할 필요가 있는 부분에 저런 스티커를 붙여 두는 것을 습관으로 가지고 있는데, 저렇게 많은 스티커가 붙은 책도 참 오랜만인 것 같다.
돌이켜 봤을 때 이 정도의 스티커가 붙었던 책은 <촘스키, 사상의 향연>이 마지막이었던 듯.

스끼다시는 이 정도로 줄이고, 간단하게 앞으로 이어질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교회"라는 키워드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기독교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0~10까지의 수직선으로 놓고 봤을 때 약 4 정도의 치우친 시선[각주:1]으로 잘 조명한 책.
즉, <시민 K, 교회를 나가다>는 시선의 치우침에 집중해서 보자면 약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책이지만 ㅡ 아니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개인의 종교적인 방향성에 따라 다소간의 분노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본다 ㅡ 한국 개신교를 바라보는 방법론에 입각하여 책을 읽는다면 상당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취향까지 맞았던 터라 매우 훈훈하게 읽은 편이다.
훈훈하게 읽지 않았더라면 저 주황이들이 책에 저렇게 많이 붙어 있지는 않았겠지.

비록 그 자신이 목회자이기는 하지만 책의 중반까지 글쓴이는 종교인이라기보다 종교학자의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개신교를 조명한다.
위 문장이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가진 것이라면, 사실상 이 책은 내가 읽는 첫 종교학자의 책이 되는데 유명한 종교학자가 쓰는 책이라면 몇 권 더 읽어봐야 하겠다는 거의 의무감에 가까운 생각을 갖게 되었다.
종교를 하나의 문화적인 현상으로 간주하게 되면 그 문화 현상으로서의 종교는 다른 사회의 분야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게 되며, 따라서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배우는 각종 사회 과목과 아주 비슷한 방식으로 분석이 가능하게 된다.
책의 첫 두 장, 즉 어떻게 하여 대한민국 개신교가 교인들을 끌어 모았고 또 어떻게 하여 최근 들어 교세가 감소하는 추세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다루는 장에서 그는 이와 같은 사회과학적 분석의 방법론을 끌어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대한민국 개신교의 기형적인 형태를 고발한다.
물론, 고발이라는 단어는 종교에 적대적인 입장인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이고, 저자 김진호가 의도했던 바는 그냥 단순한 분석이겠다.

이제 천천히 수많은 부적들로 봉인되어 있는 책을 열어 <시민 K, 교회를 나가다>가 가지고 있는 금단의 내용을 이야기해보자.
나도 길 글게 쓰기 참 귀찮으니 최대한 간단하게 간추리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책의 제목 <시민 K, 교회를 나가다>는 이중성을 띠고 있는 문구다.
책의 1부는 교회를 나가는 시민 K, 즉 교회에 나가는 시민 K, 즉 어떻게 해서 대한민국 개신교가 성장하게 되었는지, 그 성장 과정에서 지금의 스킬 트리를 어떻게 찍게 되었는지에 주목한다.
전체적으로 서사적인 구조를 취하되, 중요한 시기마다 적절하게 웨이포인트를 찍었다.

현재 대한민국 개신교가 가진 전반적인 풍토는, 20세기 초, 우리 나라에 전파되었던 기독교의 종파적, 지역적 양상에 큰 기원을 두고 있다.
애초에 한반도에서는 미국계 선교사들, 그 중에서도 가장 복음주의적이고 원리주의적인 보수주의 신앙을 가졌고 미 대륙에서 부흥운동을 이끌던 세력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개신교는 기본적으로 미국주의적인 색을, 그것도 지극히도 강한 종류의 미국주의적인 색을 바닥에 깔고 시작한 존재였다.

최근에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나로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거대 교회들의 반공 드립이었다.
물론 세계사적으로 종교가 단 한 번도 진정한 정교분리를 추구한 적이 없는 것은 사실이나, 도대체가 교회가 주장하는 사상과 공산주의 사이에 어떤 알력 관계가 형성되는 것인지 나의 짧은 머리로는 유추할 수가 없었다.
책에 따르면, 한국 개신교의 반공주의 역시, 순전히 미국주의에서 출발한 담론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그 궤를 같이 한다.

개신교 지도자들 사이에서 '반공'이라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대략 1930년을 전후한 때부터다. 항일운동의 축이 사회주의 그룹으로 옮겨가고 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장악되었던 교회는 빠르게 체제내화되었다. 이에 개신교 교회들 내부에서는 교권의 권력 독점에 대한 문제제기가 빗발쳤고 이념적 갈등이 첨예화되었다. 나아가 교회를 떠나는 이들이 속출했다.
이렇게 되자 교회 지도자들은 공산주의를 악마화하는 담론을 유포하기 시작했다. (중략) 공산주의자들과는 어떤 것도 함께할 수 없으며, 그들은 우리 시대에 격퇴해야 할 악마적 존재임이 천명되었다.
(중략)
한편 식민지 당국은 이 무렵 공산주의에 대한 강도 높은 이념 공세와 정치적 탄압을 본격화했다. 이것은 교회의 반공 담론이 신자 대중과 시민 사회의 생각에 침투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 과장하자면 교회는 빠르게 반공주의의 아성이 되어갔다.

정리하자면, 개신교가 "반공주의의 아성이" 된 이유는, 교회 내부에서 벌어진 밥 그릇 싸움이 시대적인 흐름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는 않지만 어쨌든 저자에 따르면, 강제적인 신사 참배에 대한 근본주의 신앙자들의 반발심이 공산주의의 적대화, 악마화로 이어졌다.
어디 그뿐인가.
한국 전쟁 발발을 전후하여, 한국 기독교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평안도 지방에서 이미 이와 같은 반공적인 성격을 띠고 있던 세력이 내려와 결성한 이른바 "월남자 교회" ㅡ 대표적인 예가 남산 밑자락에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영락교회라고 한다 ㅡ 가 세를 잡게 된다.
상황이 이러하니 대한민국 주류 개신교가 취하고 있는 반공주의에 대해 뭐라고 입을 여는 것이 민망해질 정도다.

입을 여는 것이 민망.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비종교인으로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는 광적인 신앙 ㅡ 이를 교계에서는 뭐 치유, 안찰기도 따위의 단어로 표현하는 것 같다 ㅡ 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큰 목사 조용기의 이름을 꺼내며 그가 제시한 "3박자구원", 즉 몸의 치유와 경제적 풍요와 영적 축복이 전후 대한민국 사회를 이끌던 발전동원체제와 기가 막히게 호흡을 맞추어 거대한 성공을 거뒀다고 한다.
재미 있는 것은 조용기가 끌어왔던 이런 성장주의적인 신앙이, 쉽게 예측 가능한 대로, 미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종교나 장사나 미국에서 흥하던 것을 적당하게 가져오는 것이 성공의 보증 수표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조용기 목사는 월남 기독교도가 아니었고, 순복음교회도 월남자형 교회가 아니었다. 이 교회는 '오직 성장'을 위해 모든 것을 총동원하는 전형적인 군부독재 시절의 담론과 제도에 병행하는 신앙 담론과 제도를 통해 대부흥을 이룩했다. 그리고 교회로 몰려들어 온 사람도 개발독재 시대의 대중, 시대의 저주에 존재가 거덜 난 이들이었다. 그들에게 교회는 축복을 선사했고, 그들은 교회에 충성을 다했다. 이렇게 반공주의의 증오를 성장 동력으로 전환시켜 자신의 발전과 교회의 발전을 동시적으로 실현하는 '생산적 증오'의 담론을 실현시킨 교회 모델, 순복음교회를 필두로 하는 이런 교회들을 나는 '선발 대형 교회'라고 부른다.

이렇게 미국주의를 근간으로 시작한 대한민국 개신교는 이데올로기의 시대를 거쳐 반공주의와 성장주의라는 스킬을 장착했고, 이 세 가지 요소는 서로가 서로를 북돋워주는 방식으로 발전했으며, 바로 그렇게 지금의 철옹성 같은 체제를 이룩하게 되었다.

2부는 교회를 나가는 시민 K, 즉 교회를 떠나는 시민 K, 즉 왜 최근의 개신교는 그 놀라웠던 성장 추세에서 정체를 겪고 심지어는 후퇴까지 하고 있는가를 다룬다.
사실 나는 2부를 1부만큼의 관심을 가지고 읽지는 못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종교가, 특히 기독교가 가진 문제점과 결함이 무엇인지 나름의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 K, 교회를 나가다>에서 신선하게 읽었던 부분은 서사적인 차원에서 대한민국 개신교가 추구했던 성장주의가 우선 파이의 크기에서 한계에 부딪혔고, 무리하게 파이를 키우던 과정에서 수도 없이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사회과학적인 관점에서의 접근 정도였다.
종교의 세속화라고 하기엔 너무 고상하고 그냥 종교의 상업화라고 말해도 될 만한 교회 매매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인용한다.
대체 종교의 본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괴상한 형태의 상업 거래 앞에서 목사는 무엇이고 교회는 무엇이고 신은 무엇이 되는 걸까.
되긴 뭐가 돼, 그냥 다 돈이지.

이제 매매의 문제가 남는다. 누군가에게 팔아야 하고, 그리하여 그가 목회를 다시 할 수 있는 자금을 만들어내거나 혹은 다른 일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비용을 건져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목사직 매매'가 이뤄진다. 정확히 말하면, 그 교회를 팔면서 그간에 투여된 목회의 유형 무형의 비용을 함께 파는 것이다. 일반 상업 점포의 매매에서 볼 수 있는 이른바 '권리금'과 유사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기준은 교인 수와 자릿값이다. 즉 강남 지역에서 교인 20명인 교회는 강북의 교인 20명 교회보다 권리금이 훨씬 비싸다.

여기까지 정리하자면, 결국 대한민국 개신교는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했던 요소들의 덫에 걸려 자승자박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는 것.
반공 의식을 기반으로 하는 지극히도 심한 배타주의와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성장주의의 폐해가 빚어낸 하모니에 손오공의 헬멧이 죄어오듯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 것이다.

오공이는 저 나무 막대기를 돌려주면 매우 시원해 했더랬지. http://blog.naver.com/juju4031/50127435767

3부는 순전히 저자의 개인적인 취향이 드러나는 부분으로 자기 팔 다리를 묶어놓고 발버둥 치고 있는 개신교의 구원 투수로, 작은 교회 뭐 비슷한 것을 등판시키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역시, 종교에 있어 대안은 없으며 존재 자체가 악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그렇게 흥미롭게 읽히지는 않았다.
기성 목회인이나 뭐 어떤 방식으로든 개신교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도 있을 터.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 약간 좌클릭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당장에 책을 내던지고 이런 빨갱이 새끼를 봤나 하겠지만 말이다.

얼핏 보면 용두사미로 끝나는 책이 아니냐는 인상을 줄 평이지만 실제로 읽고 나면 절대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손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나름 그런 편견을 주지 않기 위해 나의 취향을 깨알 같이 밝혀두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기독교 또는 개신교인들의 필독 도서 ㅡ 특히나 진짜 꼴통 병신이라는 말 외에 설명할 길이 없는 거대 교회에 속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ㅡ 가 되지는 못할 망정, 왜 이런 웰-메이드 도서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1. 4가 점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았으나 노파심에 각주로 넣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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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외국 2012/05/12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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