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슨 완봉승

| 2011. 5. 14. 11:46

MLB.com에서는 하루에 한 경기씩 랜덤하게 뽑아 무료 생중계를 보여준다.
운이 좋게도 미국 날짜로 5월 13일의 무료 경기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경기가 뽑혔고 전날 과음을 하지 않은 덕에 아침에 일어나 이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굉장히 오랜만에 느긋하게 앉아 레이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라 굉장히 신이 났다.
그리고 경기 결과 역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오늘 선발로 나온 제레미 헬릭슨(Jeremy Hellickson)은 작년 말 메이저에 데뷔한 1987년생 신예.

굉장히 앳되게 생겼다


이번 시즌까지 3승 2패 방어율 3.72로 표면 상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으나 볼넷과 삼진의 비율이 들쑥날쑥하고 피안타율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마치 텍사스 시절 박찬호의 투구를 보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었다.특히 오늘 상대한 오리올스는 바로 일주일 전에도 상대한 적이 있었는데(게다가 맞대결하는 선발 투수까지 같았다.) 5이닝동안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3개의 피안타에 무려 5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똥줄 야구를 구사했기에 조금 불안불안했다.

하지만 오늘의 헬릭슨은 달랐다.
구석을 찌르는 90마일의 직구와 번번히 헛스윙을 유도해낸 70마일 중후반대의 커브, 그리고 커터와 체인지업을 오묘히 섞어가며 오리올스의 타자들을 유린했다.

실로 아름다운 투구


오늘의 성적 9이닝 4 피안타 1 볼넷 3 삼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완봉승.
헬릭슨은 자신의 방어율을 2.98로 낮췄는데 이로서 제프 니먼을 제외한 탬파베이 선발진 4명 중에 가장 높은 방어율을 가지게 된 사람은 1선발 데이비드 프라이스(방어율 3.12)가 되었다.
매우 훌륭하다.

경기가 끝나고 프라이스가(어쩌면 위 사실에 대한 분노일지도 모른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헬릭슨에게 쉐이빙 폼을 잔뜩 묻힌 쿠션을 얼굴에 비빔으로써 그의 첫 완봉승을 축하해줬다.
타석에서는 맷 조이스가 2회 말에 투런 홈런을, 쟈니 데이먼이 8회 말에 솔로 홈런을 뽑아내 최종 스코어 3:0으로 승리.
부상에서 돌아온 롱고리아는 오늘 안타 2개를 뽑아냈는데 6회 말에 뽑아낸 2루타는 그가 정말 재능있는 선수라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준 안타였다.
바깥 쪽으로 완전히 빠지는 공을 억지로 당겨내 거의 홈런에 가까운 타구를 만들어냈는데 참 저런 선수가 내가 응원하는 팀에 있다는 것이 감사할 정도.

이 사람은 에바 롱고리아(Eva Longoria)고


내가 바로 무시무시한 에반 롱고리아(Evan Longoria)랑께


퓨젼!


오늘 레드삭스에 패배한 양키스 덕에 1.5경기차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