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시인들 -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시간들

| 2011. 8. 13. 23:59

오늘은 조금 비가 오긴 했지만 밤만큼은 고요하다.
방금 전까지 내리던 비 때문인지 축축한 공기에 술 기운까지 겹쳐 누구 말마따나 야릇한 분위기다.
스티비 원더의 'Ribbon in the sky'의 반주에 맞춰 흘러 나오는 거리의 시인들의 읊조림이 떠올랐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가사와 어울리지 않게 애잔한 분위기가 흐르는 것은 이 트랙이 이들의 마지막 앨범의 마지막 트랙에 실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꿈꿔왔던 행복한 시간들을 어쩌면 목전에 두고서 쓸쓸히 흩어져야 했던 시인이 그런 자신의 미래를 알지 못하고 마냥 흥얼거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오늘 이들의 노래에 흠뻑 빠진 것은 스티비 원더의 담백한 반주 때문이 아니라 거리의 시인들이 겪은 괴리를 나 역시 겪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진부한 후렴구가 오늘따라 마음에 와닿는 것은 왜일까.

어떻게 살아가야 행복할까?
누구를 사랑하며 살아갈까?
무엇을 잘못하고 후회할까?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걸까?
시간은 바람처럼 스쳐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