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를 진정한 괴물 팀으로 거듭나게 한 2006년 프리시즌

| 2014. 7. 11. 21:50

2006 프리시즌, 현실에서는 아마 2005 오프시즌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당한 그 시기에 탬파베이 "데빌"레이스의 전략은 정예 선발 멤버를 갖추고 최대한 라인업과 로테이션을 변경하지 않는 선에서 더욱 더 괴물 같은 성적을 내보자는 것이었다. 지난 시즌에 월드시리즈를 우승하면서 전체 페이롤 예산도 30% 늘었겠다 ㅡ 이 말은 동시에, 상대적인 증가기 때문에 절대적인 양으로는 그렇게 예산이 많이 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ㅡ 일단 FA에 최대한 투자를 하고 불필요하거나 중복되는 포지션의 선수들은 트레이드를 통해 더 좋은 선발 선수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팀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 계약 만료가 다가온 선수 중에 너무 높은 연봉을 부르는 선수들은 미리 싹을 쳐내야 했다. 지난 포스트의 말미에서도 밝혔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역대급 트레이드.

그 시작점은 영원한 캡틴 지터의 영입이었다. 2004 시즌이 끝나고 팀에서 방출된 치퍼 존스는, 그 어마어마한 몸값 때문에 2005 시즌을 내내 FA로 지내고 말았는데 ㅡ 대단히 영리하지 못한 MVP 2003의 AI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ㅡ 탬파베이의 여유 페이롤이 생기자마자 곧바로 로스터에 추가시켰다. 하지만 좌익수에는 기존의 좌익수인 브래드 윌커슨은 몸값도 싸고 수비력도 괜찮으며 나의 타격 손맛과도 어느 정도 궁합이 맞았기 때문에 치퍼 존스 같은 선수는 잉여 전력이었다. 빅 뱃을 절실히 필요로 하던 양키스에게 트레이드를 제안했고 나의 제안은 손쉽게 받아들여졌다.

참고로 데릭 지터는 2000년대 초반을 뜨겁게 달구던 메이저리그 3대 유격수 ㅡ 잠깐 테하다의 각성 시기에 4대 유격수로 부르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견해도 있었지만 일단 무시 ㅡ 논쟁에서 내가 가장 선호하는 선수였다. 지금도 지터는 내가 여태까지 본 유격수 중에는 단연 최고의 선수라 생각한다. 비록 탬파베이가 감당하기에 버거운 연봉을 가진 선수긴 했지만 기꺼이 그를 팀의 새로운 캡틴으로 맞아들였다.

개그니, 가 아닌 가니에.

스캇 윌리엄슨은 2005 시즌에 정말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ㅡ 84이닝 방어율 1.82 삼진 122개 ㅡ 셋업맨으로서는 너무 높은 연봉을 요구하길래 더 이상 팀에 둘 수가 없었다. 지터 트레이드 때 건너온 에릭 노이(미국 출신이라면 뉴라고 읽어야 하는 건가)를 주전 포수로 정하고 지난 시즌 루키로서 84홈런을 때린 앨런과 윌리엄슨을 다저스에 넘기고 특급 마무리 에릭 가니에를 새로운 셋업맨으로 영입했다.

마크 프라이어!

여태까지의 영입으로 자리를 잃은 주전 선수가 두 명이 있었다. 오클랜드의 (한 때) 희망이었던 에릭 차베즈의 FA 영입으로 자리를 잃은 샌드버그와 뜬금없는 지터의 영입으로 영락없이 후보로 밀린 엑스타인. 두 잉여 자원을 활용해서 그렇게 구하기 어렵다는 젊은 에이스인 마크 프라이어를 로테이션에 합류시켰다. 새로운 1선발의 등장이었다.

당시만 해도 최고의 툴 플레이어 중의 하나인 카를로스 벨트란도 로스터에 추가했다. 어브레이유가 그보다 떨어지는 선수여서는 아니었다. 어느 정도 노쇠화가 예상되고 그에 비해서는 몸값이 비싼 편이었기 때문이다. 나 같은 사기 플레이어에게는 정말 필요하지 않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벤치 플레이어들을 함께 넘기고 나름 든든하게 기용할 수 있는 롱 릴리프 데럴 메이도 로테이션에 추가했다. 중견수 자리에는 수비 스탯의 왕 마이크 캐머런을 중용하고 벨트란은 원래 어브레이유의 포지션인 우익수로 넘겼다.

선발 투수 세 명이 한 번에 트레이드되었던 적이 MLB 역사에 있을까.

벨트란의 트레이드 이후 이 정도면 로스터를 짜보자 해서 열심히 로스터를 짰다. 타선은 대단히 만족스러운 상태에 이르렀지만 투수진이 애매했다. 무엇보다 선발 수가 너무 많아 효율적으로 로테이션을 구성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 플로리다 말린스 프로필 사진을 달고 있는 맷 클레멘트를 영입했다. 아마 지난 시즌 사이영 수상자 ㅡ 올리버 페레즈 ㅡ 를 이렇게 쉽게 내치는 팀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라인업으로 2006 시즌 내내 컴퓨터 팀을 열심히 조졌다. 그 어떤 시즌보다 직접 플레이한 게임이 많고 실력도 꽤나 무르익어 정말 컴퓨터 팀을 매번 박살낼 수가 있었다. 충격적인 시즌 성적은 다음 포스트에서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