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카스텐(Guckkasten) - Vitriol

| 2011. 6. 30. 23:59

이 시리즈의 글을 꾸준히 올릴 지는 미지수.
하지만 괜히 6월이 지나가기 전에 그 30일의 기간을 기억할만한 거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6월의 마지막 날이 특별한 날도 아니었고, 6월이라는 한 달이 그렇게 특별한 달도 아니었지만 모든 시간이란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게 아닐까.

 
나의 6월을 강타한 노래는 국카스텐의 Vitriol이다.
굉장히 한국적인 정서를 가진 유려한 멜로디에 세련되고 잔잔한 반주를 입힌 국카스텐 정규 1집의 최고 트랙이 아닌가 싶다.
국카스텐의 다른 트랙에서도 많이 드러나는 것이지만 이 곡에서 와미의 사용은 정말 무지막지하다!
플랜저도 좋고, 중간에 나오는 정체 불명의 솔로 소리도 좋지만 시작부터 깔리는 와미 반주는 정말 몽환적이다.
기타의 이펙터가 낼 수 있는 소리 중에 가장 인조적인 느낌이 강한 와미로 아날로그한 사람의 감정을 이토록 섬세하게 어루만질 수 있다니.
국카스텐의 장래에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대목.

후반부에서는 코어 분위기로 전환되는데, 곡의 긴장감이 변화하는 양상 안에서 분위기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꾀하여 다소 강한 사운드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에게도 '시끄럽다'는 인상을 심어주지 않는다.
분위기가 사뭇 진지한 것에 비해 이 노래는 예상과 달리 상황 대비 전천후의 역할을 해낸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들어도 주변 상황과 잘 녹아들어가 각각의 고유한 감성을 만든다.
한 노래 안에 다양한 국면을 만들어놨기 때문일까.

모두 감상하고 음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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