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나은 화질의 트레일러는 왜 없을까.
정말 대단한 영화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다른 작품들을 보며 이 사람은 참 영화를 유쾌하고도 박진감 넘치며 플롯의 미학과 촬영의 미학을 동시에 좇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펄프 픽션>을 보고 나니 오히려 내가 봤던 <킬 빌> 시리즈나 <데스 프루프>가 <펄프 픽션>이 보여줬던 높은 완성도에 비교해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는 영화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펄프 픽션>은 아카데미에서 7개 부문, BAFTA에서 9개 부문, 골든 글로브에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8.5M$의 제작비와 매우 비교되는 212.9M$의 박스 오피스 성적을 올렸는데 이는 1994년 박스 오피스 성적 11위쯤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1
영화의 스토리 자체가 진짜 시덥잖은 범죄 영화임을 감안했을 때, 이 영화가 그 변변찮은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표현해냈는지에 매우 놀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가뜩이나 알랭 드 보통 때문에 예술 작품의 다량 감상에 회의감이 왔는데, 이런 영화를 보고 나니 과연 다른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는 것에 큰 의미가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그 정도로 이 영화는 타란티노 영화의 모든 것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아, 길게 얘기해봤자 쓸모 없는 글이 될 뿐이다.
이 평을 쓰는 과정에서 <펄프 픽션>에 대한 평은 단 하나도 읽지 않았다.
어차피 길기만 하고 쓸모 없는 글일 가능성이 컸고, 설령 쓸모 있는 글일지라 하더라도 문자라는 매체로 그 느낌을 전달하기엔 너무나 감각적인 영화이기 때문이다.
정 전문가적인 입장의 글들을 읽겠다면야 말릴 수는 없는 일이지만.
쿠엔틴 타란티노는 영화의 한계를 넓혀가는 사나이다.
타란티노의 영화는 일단 다음에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을 보기로 했고 ㅡ 평단의 좋은 반응에 기댄 선택이다, <펄프 픽션>은 페이스북 내 프로필에 좋아하는 영화로 등록하기로 했다.
SNS에서 남들에게 보여지는 내 정보에 대해 굉장히 신중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있어 영화인도 아닌 개별 영화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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