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뮤직 이 주의 발견 국내 코너로 보낸 글. 더 좋은 편집은 여기를 눌러서 보시길.
아무래도 이번 리뷰의 키워드는 메이트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예상 아닌 예상이 맞다면 이 다음 앨범부터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명제이긴 하지만.
오랜만에서 본문에 전혀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트랙 레퍼런스가 없는 글이 나왔다. 그래서 글 맨 아래에 앨범에서 가장 즐겨 들었던 트랙 유튜브 클립을 걸어둔다.
제목: 정준일으로서의 모습에 한층 더 다가간 음악
다소 지지부진했던 연초의 슬럼프(?)에서 벗어나 수준 있는 앨범들이 여럿 보이는 한 주였다. 계절의 싸늘함이 주는 따뜻함에의 욕구와 잘 맞아들어가는 어쿠스틱 앨범들은 모두 준수하다는 평을 내릴 수 있었고 살짝 가라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뜨거운 신예 기리보이가 심심치 않게 띄워주었다. 예상을 뒤엎고 네티즌 선정위보다 대중음악상 선정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정준일의 두 번째 솔로 앨범 ‘보고싶었어요’가 이 주의 발견에 선정되었고, 넓은 저변보다 깊이에 치중한 오정수의 기타 연주 앨범 ‘어제가 있는 자화상’이 네티즌 추천 앨범으로 뽑혔다.
과거에 궁합이 좋았던 그룹에서 솔로로 활동 방향을 전환한 아티스트들이 숙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과정은, 영광이라 쓰고 굴레라고 읽는 자신의 과거와 끊임없이 비교 당하는 것이다. 이 비교의 양상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예가 아티스트 이름에 붙는 꼬리표다. 조금 무리수를 두며 얘기하면, 자신이 소속되었던 과거 그룹의 이름이 더 이상 꼬리표로 붙지 않을 때 우리는 그 아티스트가 진정 솔로로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2집 앨범을 통해 정준일은 더 이상 “메이트”의 정준일이 아닌, 오롯이 정준일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티스트로서의 행보를 가기 시작했다. 정준일의 디스코그래피에 있어 이보다 더 ‘보고싶었어요’가 가지는 의미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싶다.
메이트 시절의 음악이 밴드 세션으로 대변되는 소프트 락이라고 한다면, 정준일만의 스타일이 담뿍 담긴 음악은 솔로 1집 ‘Lo9ve3r4s’의 타이틀 곡으로 내세웠던 ‘안아줘’와 같이 진득한 발라드 트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3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지한, 그러면서도 동시에 청자들의 마음에 거친 물결을 만드는 발라드 트랙이 2집에 대거 수록된 것은 우리가 더 이상 정준일의 음악을 떠올릴 때 메이트의 그것은 잊어도 된다는 주장의 방증이다. 성숙해진 음악만큼 칭찬을 아낄 수 없는 부분이 더욱 짙은 호소력을 발산하는 그의 노래다.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노래에 있어서도 특유의 목소리 톤을 살리는 창법을 써, 청자의 마음을 그의 음악이 가진 풍부한 감수성에 흠뻑 젖게 만든다.
훌륭한 환골탈태다. 다음 앨범이 기다려짐을 말하는 게 사족으로 느껴질 만큼 아티스트 정준일의 장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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