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ny Kravitz <Mama Said>

| 2011. 12. 3. 18:20

개인적으로 레니 크라비츠 최고의 앨범이라고 말하고 싶은 앨범이다.


슬래쉬의 기타 솔로가 빛나는 후기 레드 제플린 풍의 락 넘버 'Fields of joy'가 기분좋게 앨범의 시작을 연다.
후기로 갈수록 점점 레니 크라비츠의 특산품이 되는, 훵크와의 접목이 절묘한 레니식 락 'Always on the run'이 이어진다.[각주:1]
슬래쉬의 솔로는 이 곡에도 등장하는데, 굳이 레니의 '슬래쉬~'라는 나레이션이 없더라도 참 솔로의 주인공이 슬래쉬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슬래쉬다운 솔로를 연주한다.
중간중간 등장하다가 후반부에서 전면에 나서는 색소폰 협주가 아주 일품.
제목이 가사에 등장하는 곡을 타이틀 곡이라고 한다면 이 'Always on the run'이 'Mama Said'의 타이틀 곡이다.
아주 힘차게 우리 엄맘맘마!가 말했다고 외치는 레니의 목소리를 이 트랙에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3번 트랙에서는 갑작스런 분위기 전환이다.
레니 크라비츠의 사랑 발라드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곡 'Stand by my woman'이 이어진다.
느릿느릿한 8비트 드럼 위에 다채로운 멜로디 악기를 차곡차곡 얹어 청자에게 웅장한 감동을 준다.
전에 레니 크라비츠의 사랑 발라드에 대해 잠시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 트랙 역시 그와 같은 설명에 잘 부합한다고 본다.
참고로 이 노래는 네가 레니 크라비츠라는 사람을 알려주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헤어진 옛 여자친구가 결별 뒤 언젠가 자기 미니홈피 배경 음악으로 올려둔 노래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이 노래에 더 애착이 간다거나 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그리고 'Mama Said'를 레니 크라비츠 최고의 앨범으로 만들어 낸 장본인 트랙이 나온다.
양키스의 포수였던 요기 베라의 전설적인 명언,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과 같은 구절의 제목이다.
"It ain't over 'til it's over."
레니 크라비츠가 요기 베라에게서 바로 이 구절을 따왔는지 어쨌는지 잘은 모르지만, 그는 이 구절을 (자기야, 사랑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따뜻한 메시지로 해석해 락 역사상 가장 달콤하고 로맨틱한 사랑 노래를 만들었다.
이 트랙을 처음 들었던 것이 공교롭게도 위에서 언급한 전 여자친구(당시엔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기차 안이었는데 그런 부정적인 역사를 안고 있는 곡임에도 아직까지 내가 이런 최고의 평을 내린다는 것이 이 트랙의 훌륭함을 역설하는 증거라고 본다.
아쉽게도 원본 뮤직 비디오는 촌스러운 정도가 너무 심해 다른 영상으로 클립을 제공한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당시의 남자가 되고 싶다는 격정적인 메시지를 절제된 감정으로 전하는 'More than anything in this world', 초기 자미로콰이의 곡을 닮은 사이키델릭한 애시드 재즈 ㅡ 들어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독특하다! ㅡ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시종일관 공간계가 잔뜩 걸린 기타 반주 위에서 여러가지 사운드를 집어 넣으며 자신만의 색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The difference is why'가 이어진다.
이렇게 한 번에 묶어서 소개한다고 이 트랙들을 1+1 행사의 +1 같은 존재로 여겨서는 아니된다.
모두 자신만의 매력을 알차게 가지고 있는 트랙들이다.

8번 트랙 'Stop draggin' around'는 2분 37초밖에 안 되는 트랙이나 레니 크라비츠식 락 넘버의 정수를 보여주는 매운 작은 고추 같은 녀석이다.
다음 앨범의 타이틀 곡이자 앨범의 제목이기도 한 'Are you gonna go my way' 같은 노래의 프로토 타입 격의 트랙으로 플랜저 걸린 드럼의 독특한 비트, 반복되는 기타 리프와 계속 변주하는 베이스 라인이 잘 어우러진다.
'Flowers for Zoe'는 자신의 딸 조이 크라비츠에 대한 연가.
원래는 '조이를 위한 자장가'라는 제목이었다고 한다.
마냥 밝지는 않은 곡이 딸을 위한 연가라는 것이 조금 어색하기는 하지만 가사에서는 아버지의 사랑이 물씬 느껴진다.
10번째 트랙은 첫 트랙의 리프라이즈(reprise)다.
리프라이즈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재현부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최초의 주제를 조금 변형하여 반복하는 부분을 가리킨다.
말 그대로 조금 다른 첫 트랙으로 무슨 꿍꿍이로 이런 리프라이즈를 넣었는지는 정말 모르겠다.

11번 트랙부터는 분위기가 대체로 비슷하다.
하지만 바로 이 네 트랙이 없었다면 제 아무리 'It ain't over 'til it's over'가 제 아무리 뛰어난 트랙이라 할지라도 'Mama Said' 앨범을 레니 크라비츠 최고의 앨범이라고 자신있게 꼽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션 오노 레넌과 합작한 'All I ever wanted'는 개인적으로 레니 크라비츠의 앨범에 수록된 발라드 중 가장 뛰어나다고 평하는 트랙이다.
레니 특유의 고음부에서 갈라지는 목소리와 후렴구의 달빛 아래서 나누었던 키스를 기억하냐는 가사는 정말 찰떡궁합이다.
보컬의 호소력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톡톡히 알려주는 트랙.
빈티지한 기타 톤을 바탕으로 드럼의 완급 조절이 두드러지는 'When the morning turns to night'은 전 트랙의 잔잔함을 그대로 잇는 트랙이다.
제목에서도 약간 느껴지는데, 가사는 다소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각주:2]
뒤를 잇는 'What the fuck are we saying?'도 기도의 수단에 기대어 우리의 삶에 언젠가 한 줄기 빛을 가져오자는 식의 가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종교색과는 전혀 무관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곡으로 평소 여러가지 사회 운동에 참여하는 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희망찬 곡이다.
마지막 트랙 'Butterfly'는 추신의 성격이 강한데 꼭 술에 취해서 읊조리던 것이 맘에 들어 녹음으로 옮긴 느낌이다.

레니 크라비츠는 이 다음 앨범 'Are You Gonna Go My Way'로 상업적인 성공과 대중적인 인기를 동시에 거머쥐게 된다.
그래도 내게는 'Mama Said'가 최고다.
  1. 그런데 위키피디어에 따르면 이 곡은 슬래쉬가 쓴 곡이라고 한다. 전반적인 스타일은 레니 크라비츠 식이고 솔로만이 슬래쉬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생각이 틀린 모양. 그래도 레니 크라비츠의 입맛에 맞는 곡이 아니었다면 처음부터 슬래쉬와의 공동 작업도 없었으리라는 점을 생각하면 나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본문으로]
  2. 참고로 레니 크라비츠는 꽤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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