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th Proof

| 2011. 12. 17. 15:00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을 보고 '악마를 보았다'를 보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좀 더 제대로 된 평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이 무슨 느낌이었는지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비교적 최근 작품인 '데스 프루프'를 골랐다.
깔깔거리고 웃으면서 재미있게 보았다.
영화에 대해서 궁금했던 점을 좀 해소하기 위해 위키피디어에서 '데스 프루프'에 대한 정보를 찾아 보던 중, '데스 프루프'가 '플래닛 테러'라는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영화와 더블 피쳐, 즉 동시 상영 영화로 개봉된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작품은 '그라인드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는데, 위키피디어에서 그 이름의 기원을 찾아보니 나의 취향과 매우 적절히 맞으면서 쿠엔틴 타란티노,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을 깨닫고 '악마를 보았다'를 보기 전에 우선 '플래닛 테러'부터 보기로 결정했다.


자, 각설하고 영화 '데스 프루프'의 발단은 바로 위 사진의 차로부터 시작한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데스 프루프'의 시나리오를 차량 관련 스턴트에 이용되는 데스 프루프 자동차, 즉 운전자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는 자동차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떠올렸다고 한다.
'데스 프루프'는 데스 프루프 자동차라는 컨셉과 그라인드하우스 영화에 대한 오마쥬를 적절히 섞어 쿠엔틴 타란티노만의 색을 듬뿍 바른 영화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색이라는 것은 물론 그가 전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여러가지 그만의 특징을 의미하기는 하지만 '데스 프루프'에서 조금 더 추가된 것이 있다면 거기에 타란티노 자신의 입장에서 근래에 흥미로운 자동차 액션 신이 없었다는 아쉬움을 해소하고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린 CG 대신, 몸으로 때우는 스턴트의 묘미를 재발견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섞여 있는 영화다.
전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란티노는 '데스 프루프'에서 감독 데뷔 후 처음으로 직접 카메라를 잡았다!
후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는 '킬 빌' 시리즈에서 우마 서먼의 스턴트 대역을 맡았던 스턴트 전문 배우 뉴질랜드 출신의 조이 벨을 영화의 주연 중 하나로 선택했다.
'킬 빌'의 여러 액션 장면을 보았던 사람들이라면 조이 벨이라는 배우의 스턴트가 얼마나 실감나는지 잘 알고 있으리라.

여기까지의 이야기만 들어도 흥미진진하지 않나.
뚜껑을 열고 영화를 실제로 들여다보면 이 흥미진진함에 대한 기대가 절대 헛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카메라를 쥐고, 조이 벨이 리얼 실제 바.카.ㄹㅏ! 100% 라이브 스턴트 액션을 펼치면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
허허, 이건 내가 살면서 보았던 자동차 추격 신 랭킹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할 장면이다.
스펙터클한 영상미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유튜브에 쓸 만한 영상이 없어 이탈리아어 더빙판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음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뭐 이딴 영화가 다 있어!"라고 썽을 내면서도 손에는 내내 땀이 흥건하고 다리는 계속 떨어야 할 것 같고 오줌은 계속 마려워지는 영화 '데스 프루프'.
이렇게 아무런 내용도 없는 영화를 이렇게 재밌게 만들 수 있다니 역시 쿠엔틴 타란티노에게 천재라는 말은 아깝지 않다.
물론 그라인드하우스 영화의 오마쥬로서 컬트 영화에의 노골적인 지향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진짜 B급 영화가 되느냐 아니면 내실 있는 컬트 영화가 되냐는 갈림길에서 타란티노가 만들어 낸 빈틈없이 탄탄한 연출은 '데스 프루프'를 후자의 방향으로 이끈다.

아래부터는 사족이 이어지므로 각자 알아서 잘 판단하여 읽기를 권한다.

위까지 말한 내용을 주욱 읽어보면 전반부와 후반부로 이야기를 뚝딱 나눌 수 있는 이 영화에서 너무 후반부의 이야기에만 집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감독 타란티노는 '데스 프루프'에서 그라인드하우스 영화의 두 가지 특성인 포르노그래피와 슬래셔를 적당히 나누어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에서 각각 하나씩 도드라지게 표현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들게 할 정도로 전반의 이야기와 후반의 이야기를 다른 느낌으로 구성했다.
포르노그래피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웬만한 야한 것에는 이미 통달한 내가 보기에 3류 포르노 영화를 벤치마킹한 전반부에서 눈에 뜨이는 장면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이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되었을 때 필름에서 잘려나갔다는 랩 댄스 장면도 글쎄, 요새 이런 장면이야 케이블 TV만 틀어도 많이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다지 감명을 받지는 못했다.
오히려 기가 막힌 구절들이 대사로 많이 등장하는 전반부에서 나는 코엔 형제의 스크립트를 떠올릴 수 있었는데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커트 러셀의 연기와 범죄의 발생, 덜 떨어진 것처럼 보이면서도 핵심을 짚어내는 얼 맥그로우 캐릭터 등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파고' 따위의 코엔 형제 영화와 닮았다.

'데스 프루프'에는 상당히 많은 여자들이 등장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자라면 조연까지 놓치지 않고 샅샅이 파악해내는 내가 이 영화에서 여자 이야기를 빼놓는다면 섭섭한 일이다.
모든 여자가 현재 40살 미만이고 대부분이 주목할 만한 바스트와 힙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자는 나와 한평생을 보내기에 너무 노안이거나 부담스러운 굴곡 ㅡ 얼굴에든 몸에든 ㅡ 을 가지고 있었고, 정작 나의 눈을 끄는 여자는 딱 1명뿐이었다.
주인공은 뒤 이야기에 나오는 노란 치어리더 복장의 매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Mary Elizabeth Winstead).
영화 출연 당시 25살이었고 지금은 27살이 된 이 탄탄한 몸매의 처자는 처음에는 주이 디샤넬인줄 알았다가 나중에는 앰버 허드인줄 알았는데 지금 봐도 저 두 여자의 중간 형태처럼 생겼다.
그러니까 어떻게 생겼냐는 말이냐면, 이 여자 사진이…….

http://diethnis-kamariera.blogspot.com/2010/09/2010-mary-elizabeth-winstead.html


어때?
정말 예쁘지?
진짜 예쁜 사진은 다음에 멋쟁이들 폴더로 업로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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