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o Mars <Doo-Woops & Hooligans>

| 2011. 6. 19. 16:25

약속대로 공개하는 나의 첫 번째 앨범 리뷰.
결국 손 보기 귀찮아서 그냥 원본 그대로 올린다.
사진과 제목은 별도로 첨부한 것.

전현무 씨?


2010년에 음악계에 데뷔한 신인 중 브루노 마스만큼 뜨거운 반응을 몰고 온 사람이 있을까?
브루노 마스는 이제는 누가 들어도 따라 흥얼거릴 수 있는 B.o.B의 'Nothing on you'에 메인 보컬로 참여해 5월의 첫 2주간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고, 같은 해 10월에는 데뷔 앨범의 첫 싱글인 'Just the way you are'가 4주동안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어디 그 뿐인가?
그의 두 번째 싱글로 정해진 'Grenade'는 올해 초에 총 4주 동안 차트 1위 자리를 지켰다.
데뷔 앨범이 나온 지 약 1달여만에 전 세계를 도는 약 9달간의 투어를 시작했다.
그야말로 그의 이름처럼 불(火星) 같이 뜨거운 데뷔가 아닐 수 없다.

부릉부릉.


그의 데뷔 앨범 'Doo-woops & Hooligans'는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두웁(Doo-woops)처럼 말랑말랑한 감성과 훌리건처럼 폭발하는 감성이 오묘하게 섞여있는 앨범이다.
브루노 마스는 그런 상반되는 두 가지 감성을 표현해내기 위해 그가 어릴 적부터 들어온 여러 가지 음악적 성향을 한데 묶어낸다.
그의 음악에서 그 영향을 찾아볼 수 있는 장르 중에 역시나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레게다.
브루노 마스가 훌라 댄서 출신의 어머니와 퍼커셔니스트 출신의 아버지를 두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레게의 영향을 받았으리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3번 트랙 'Our first time'은 레게 리듬을 기반으로 그 위에 애시드 재즈적인 선율을 살짝 얹은 감미로운 노래다.
올해 2월에 발매된 그의 세 번째 싱글인 'The lazy song'은 말 그대로 정통 레게다.
기본 8비트 드럼과 짝수 박에 반복되는 기타 스트로크, 나른한 여름 날 오후에 쏟아지는 햇빛을 맞으며 마냥 게을러지고만 싶게 만드는 가사까지, 레게가 갖춰야 할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8번 트랙 'Liquor store blues'의 제목 옆에는 반가운 이름이 보인다.
바로 레게 음악의 대부 밥 말리의 아들 데미안 말리.
술집 블루스라는 제목(비록 그 술집이 술을 마시는 곳이라기보다 말 그대로 술을 파는 집이긴 하지만 말이다.)에서 느껴지는 강한 레게의 기운이 노래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팝 앨범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데미안 말리의 발음과 청아한 기타 솔로가 조화를 이루는 곡으로 레게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겹게 들을 수 있는 노래다.

그의 어린 시절 모습.


브루노 마스는 현재 속해있는 애틀랜틱 레코드에서 일하기 전에 모타운 레코드와 계약한 전력이 있다.
‘모타운 사운드’라는 트렌드를 만들 정도로 소울과 팝을 접목시킨 음악을 추구하는 모타운에서 그는 그의 노래 전반에 배어있는 R&B적인 성향을 얻어왔을 것이다(실제로도 브루노 마스는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Nothing on you'에서 모타운식 바이브를 썼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마이클 잭슨의 'Dirty diana'와 자주 비교되었던 그의 두 번째 싱글 'Grenade'에서 브루노 마스가 호흡을 조절하고 고음부를 발성하는 것을 잘 들어보면 누구나 그가 마이클 잭슨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에게 그래미 최우수 남성 팝 포컬 퍼포먼스 상을 안겨다 준 'Just the way you are'도 마찬가지이다.
이 앨범에는 아쉽게도 정통 R&B 넘버가 포함되어있지 않지만 브루노 마스의 음색은 R&B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부드러우면서도 호소력이 짙다.
다음 앨범에서는 그가 부르는 감미로운 소울 풍의 노래 하나쯤 포함되면 좋겠다고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의상은 존 메이어 트리오 스타일인가.


'Runaway baby'에서는 마치 Maroon 5를 연상시키는, 임팩트 넘치는 락을 들려준다.
이 곡은 이 앨범 전체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띄고 있는데, 만약 브루노 마스가 다음 앨범에서 이런 식의 노래를 더 많이 포함시킨다면 그의 음악 장르에 락이라는 단어를 추가해도 무방하겠다.
'Marry you' 역시 청자를 마음을 들뜨게 하는 둥둥거리는 드럼 파트 때문에 락적인 느낌이 강한 트랙이다.
비트만 놓고 보자면 2000년대 중후반의 영국 얼터너티브 락 밴드들, 예를 들어 뮤즈나 콜드플레이, 스타세일러 같은 밴드들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런가 하면 이 앨범에는 'Talking to the moon' 같이 잔잔한 락 넘버도 있다.
단조로움을 없애기 위해 전자음을 섞었는데 오히려 잡스러운 소리는 깔끔히 없애고 반주를 밴드 셋으로만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으로 락을 선호하는 사람으로서, 라이브 시에도 기본적으로 밴드 세션을 두는 편인 브루노 마스가 이런 식의 락 분위기가 나는 음악을 더 선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Grenade 뮤직비디오 장면 중 하나.


브루노 마스의 데뷔 앨범은 훌륭했다.
그의 음악에 영향을 준 수많은 요소들을 엮어 자신만의 색을 입히는 그의 재능이 잘 표현된, 첫 앨범답지 않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런 브루노 마스의 음악이 갖는 특징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이다.
끊임없이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는 영원히 누구와 비슷한 음악을 하는 사람, 제 2의 누구 정도의 수준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브루노 마스의 다음 앨범이 어떤 새로운 시도를 담고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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