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 파이어의 1집과 2집은 그럭저럭 괜찮은 앨범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3집 'The Suburbs'가 전작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하면, 비록 기울기가 양수라고 생각할지라도, 절대로 안 된다.
이것은 신기원이다.
문자의 의미 그대로 새로운 기원이다.
사실 이들의 옛 앨범들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아케이드 파이어가 나아갈 수 있는 경지에 한계를 그어버렸던 것 같다.
이런 식의 음악이라면 당연히 어느 수준 이상으로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말 보기좋게, 아케이드 파이어는 나의 어리석은 예상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3집과 옛 앨범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으라면 투박함의 옷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세련된 음악으로의 탈바꿈에 완벽히 성공했다는 것이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으나 이것은 마치 소똥 냄새가 풀풀 풍기던 시골이 획기적인 근대화를 통해 현대적인 메트로폴리탄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소가 끌던 달구지는 쌩쌩 달리는 고급 세단이 되었고 비가 오면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모르던 초가집은 튼튼한 전원 주택으로 탈바꿈했다.
앨범 제목 그대로 부유한 교외 지역(suburb)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음악이 된 것이다.
다소 엉성하고 대강 대강이던 음악에서 벗어나 절도가 있고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고, 박자와 사용하는 소리와 부르는 노래 모두 모던한 맛을 많이 살렸다.
저 놀랍게 가득찬 별점들을 보라.
아케이드 파이어는 자신들의 3집을 통해 음악의 풀리지 않는 숙제이자 궁극적인 염원인, 음악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그렇게 획기적인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음에도 아케이드 파이어는 자신들의 정체성만큼은 꼭 쥐고 있었다.
조금 망한 느낌이 있는 방금의 비유를 다시 끌어오자면, 사는 환경은 빠른 시간안에 극적으로 바뀔 수 있어도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의식과 특성은 쉽게 바뀔 수 없다는 점과 비슷하달까.
기본적인 코드 진행과 멜로디 라인을 쓰는 방식, 한 곡 안에서 기승전결의 분위기 변화를 꾀하는 방법 같이 음악의 저변에 깔린 원리적인 부분은 여전히 아케이드 파이어의 독창성이 묻어난다.
트랙 하나 하나를 개별적으로 보면, 지난 번에 소개했던 'Sprawl II (Mountains over mountains)' 말고도 주옥 같은 트랙이 한둘이 아니다.
'The suburbs'로 상큼한 시작을 끊고 나면, 변박의 복잡함 위에 심플하고 담백한 멜로디가 얹힌 'Modern man'이 등장하고, 바로 그 뒤에 이들의 특기인 자연(自然)을 느끼게 하는 트랙 'Rococo'가 이어진다.
얼터너티브 락에 풍부한 보컬 라인을 집어넣은 'City with no children'과 'Half light' 두 트랙이 지나가면 내가 어렵게 꼽은 이 앨범의 베스트 트랙이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The Suburbs'의 클라이막스는 이 'Suburban war'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Month of May'는 전 트랙의 에너지를 물려받아 제목에서 풍겨나오는 발랄함을 그대로 살렸고 'Wasted hours'부터는 빨라진 호흡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We used to wait'의 세련된 건반 소리가 끝나면 'Sprawl I (Flatland)'로 이어지는데, 'My body is a cage'와 비슷한 분위기의 비장한 맛이 아주 일품이다. 1
파프리카와 파슬리의 춤이 이어지고 다시 첫 트랙의 주제로 돌아가 담담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음악이라면 어디가서 좀 '듣는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런 앨범은 꼭 한 번은 듣고 넘어가야 한다.
아케이드 파이어의 다음 앨범에 거대한 기대를 가지며 글을 마친다.
하지만 그들의 3집 'The Suburbs'가 전작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하면, 비록 기울기가 양수라고 생각할지라도, 절대로 안 된다.
이것은 신기원이다.
문자의 의미 그대로 새로운 기원이다.
사실 이들의 옛 앨범들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아케이드 파이어가 나아갈 수 있는 경지에 한계를 그어버렸던 것 같다.
이런 식의 음악이라면 당연히 어느 수준 이상으로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말 보기좋게, 아케이드 파이어는 나의 어리석은 예상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3집과 옛 앨범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으라면 투박함의 옷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세련된 음악으로의 탈바꿈에 완벽히 성공했다는 것이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으나 이것은 마치 소똥 냄새가 풀풀 풍기던 시골이 획기적인 근대화를 통해 현대적인 메트로폴리탄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소가 끌던 달구지는 쌩쌩 달리는 고급 세단이 되었고 비가 오면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모르던 초가집은 튼튼한 전원 주택으로 탈바꿈했다.
앨범 제목 그대로 부유한 교외 지역(suburb)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음악이 된 것이다.
다소 엉성하고 대강 대강이던 음악에서 벗어나 절도가 있고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고, 박자와 사용하는 소리와 부르는 노래 모두 모던한 맛을 많이 살렸다.
Professional ratings | |
---|---|
Review scores | |
Source | Rating |
Allmusic | [18] |
The A.V. Club | (A-)[19] |
BBC Music | [20][21] |
Robert Christgau | (A-)[22] |
Entertainment Weekly | (A-)[23] |
NME | [24] |
Pitchfork Media | (8.6/10)[25] |
Rolling Stone | [26] |
Slant Magazine | [27] |
Now Magazine | [28] |
Spin | [29] |
Q | [30] |
저 놀랍게 가득찬 별점들을 보라.
아케이드 파이어는 자신들의 3집을 통해 음악의 풀리지 않는 숙제이자 궁극적인 염원인, 음악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그렇게 획기적인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음에도 아케이드 파이어는 자신들의 정체성만큼은 꼭 쥐고 있었다.
조금 망한 느낌이 있는 방금의 비유를 다시 끌어오자면, 사는 환경은 빠른 시간안에 극적으로 바뀔 수 있어도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의식과 특성은 쉽게 바뀔 수 없다는 점과 비슷하달까.
기본적인 코드 진행과 멜로디 라인을 쓰는 방식, 한 곡 안에서 기승전결의 분위기 변화를 꾀하는 방법 같이 음악의 저변에 깔린 원리적인 부분은 여전히 아케이드 파이어의 독창성이 묻어난다.
트랙 하나 하나를 개별적으로 보면, 지난 번에 소개했던 'Sprawl II (Mountains over mountains)' 말고도 주옥 같은 트랙이 한둘이 아니다.
'The suburbs'로 상큼한 시작을 끊고 나면, 변박의 복잡함 위에 심플하고 담백한 멜로디가 얹힌 'Modern man'이 등장하고, 바로 그 뒤에 이들의 특기인 자연(自然)을 느끼게 하는 트랙 'Rococo'가 이어진다.
얼터너티브 락에 풍부한 보컬 라인을 집어넣은 'City with no children'과 'Half light' 두 트랙이 지나가면 내가 어렵게 꼽은 이 앨범의 베스트 트랙이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The Suburbs'의 클라이막스는 이 'Suburban war'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Month of May'는 전 트랙의 에너지를 물려받아 제목에서 풍겨나오는 발랄함을 그대로 살렸고 'Wasted hours'부터는 빨라진 호흡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We used to wait'의 세련된 건반 소리가 끝나면 'Sprawl I (Flatland)'로 이어지는데, 'My body is a cage'와 비슷한 분위기의 비장한 맛이 아주 일품이다. 1
파프리카와 파슬리의 춤이 이어지고 다시 첫 트랙의 주제로 돌아가 담담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음악이라면 어디가서 좀 '듣는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런 앨범은 꼭 한 번은 듣고 넘어가야 한다.
아케이드 파이어의 다음 앨범에 거대한 기대를 가지며 글을 마친다.
- 그래서 링크도 걸어두었다. 쉽게 들어보라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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