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리 : Arcade Fire, LCD Soundsystem

| 2011. 7. 5. 13:36

요 근래에는 노래를 많이 듣고 다닐만한 여유가 없었다.
벤 폴즈 내한 공연 이후로 좀 김이 빠졌달까.
음반을 몇 장 사기는 했는데 새롭게 들어보기 위한 구매가 아니고 기존에 좋다고 생각했던 앨범의 보유 차원에서 지른 거라 새로운 음악을 많이 듣지는 않았다.

Arcade Fire - Neon Bible

표지가 정말 '네온 바이블'이다.


21세기 인디 음악에 혁명을 불러온 아케이드 파이어의 2집.
전작보다 노래의 분위기들이 더 단조로워진 것 같다.
좀 더 장조 위주의 희망적인 멜로디를 노래하고 있다고나 할까.
가사까지 찾아볼 여유는 없었지만 제목을 훑어보면 가사 내용이 멜로디만큼 밝고 활달할 것 같지는 않다.

아케이드 파이어의 음악을 처음 듣는 사람들에겐 1집보다 2집이 더 귀에 쉽게 감길 것이라는 생각이다.
내게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반주가 거슬리는 편이라 앨범을 몇 번 듣지 못하고 관두기는 했지만.
아마 사람들이 흔히들 '인디 음악'이라고 부르는 장르는, 물론 너무 광범위한 것이라 함부로 일반화를 하는 것은 수많은 예외를 만들어내기 마련이겠지만, 내가 선호하고 추구하는 음악과는 다른 방향의 음악이다.

많은 권위있는 음악 잡지나 음악상의 평가와는 달리 나는 이 앨범에 썩 좋은 평가를 주지는 않으련다.
하지만 맨 마지막 트랙 'My body is a cage'는 엄청난 트랙이다.
어떻게 이런 음악이 싱글로 발매되지 않았는지 놀라울 따름.

내게 처음으로 아케이드 파이어의 존재를 알려준 영상을 하나 깔면서 이 앨범은 안녕이다.


LCD Soundsystem - LCD Soundsystem

 
처음 들었을 땐 이렇게 파격적인 음악이 있을 수 있냐는 생각이었는데 끊임없이 듣다 보면 은근히 질리는 스타일의 음악이었다.
위키피디어를 보면 이들의 음악을 댄스 펑크라고 분류했는데, 음 앨범을 주욱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이름이다.
각종 매체를 통해 전세계로 발사된 'Daft Punk is playing at my house'를 필두로 벌어지는 제임스 머피의 세계는 뭐랄까, 무채색의 디스코장 같은 느낌이다.
어떤 면에서 과거 자미로콰이의 음악을 떠올리게도 하고, 이 앨범에서 가장 이질적인 분위기를 지닌 'Never as tired as when I'm waking up' 같은 노래에서는 아주 자연스레 라디오헤드가 떠오르기도 한다.[각주:1]

주목할만한 트랙으로는 두 가지 버전의 'Yeah'를 꼽으련다.
Crass(무신경한) 버전은 담백하고 미니멀한 맛이 있으며, Pretentious(가식적인) 버전은 더 강한 16비트 드럼 반주에 전기 피아노 비슷한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것이 그 나름의 운치가 있다.
개인적으로 후자가 더 마음에 든다.




  1. 딱 봐도 저 노래가 원래 LCD 사운드시스템이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과 그 길을 달리하는 것 같아 사실은 이 앨범에서 가장 내 맘에 드는 트랙이지만 그냥 링크만 걸어두고 넘어간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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