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음악 이 주의 발견 - 국내 앨범 워밍업 40자평

| 2011. 7. 17. 16:33

지난 수요일에 비공식적이지만 처음으로 네티즌 선정위원단 활동을 했다.
미션은 정해진 6개의 앨범을 듣고 40자평을 쓰고 평점을 주는 것(10점 만점).
제출한 40자평에 그 40자 안에 들어가지 못한 잡설을 붙이겠다.

7점

  
40자평 : 하나의 잔잔한 테마로 리드해 나가는 앨범이 꼭 지루하리라는 법은 없다.

또 다른 40자평의 후보로 무슨 '일렉트로닉적 뉴에이지 음악이 있다면 이런 것일까. 한국형 막시밀리안 헤커의 데뷔'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최종적으로 위의 문장을 선택했다.
넬의 음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지만 박아셀의 음악은 넬의 그것과 굉장히 닮아있다고 확신한다.
확실히 우리나라의 음악은 그 토양이 아주 기름지게 된 것 같다.
선구자적인 옛 음악인들의 영향을 받은 2000년대의 젊은이들은, 결국 큰 몇 가지 맥락으로 수렴하는 경향은 있지만, 상당히 질 좋은 음악을 뽑아낸다.

듣기에 참 편하다.
이 정도의 앨범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수준이다. 

8점

 
40자평 : '익스트림, 스래쉬 메탈 전용'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기엔 아까운 앨범.

익스트림 메탈의 광팬이던 고등학교 시절 이후로 아주 오랜만에 이쪽 음악을 들었다.
거친 그로울링에 반응하는 나의 피를 느끼고 '아, 나의 뼛 속은 중금속으로 이루어졌는가'하는 인상을 받았다.
자미로콰이도 좋고, 벤 폴즈도 좋고, 엘리엇 스미스도 좋고, 스티비 레이 본도 좋고, 제프 벡도 좋지만 나는 이런 메탈을 들으면 정말 기분이 많이 업되는 것 같다.

어쨌든 고등학생 시절에 듣던 한국 익스트림 메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노련한 완급 조절이 존재하는 앨범이었다.
하긴 10년 동안이나 그로울링과 면도날 리프와 광폭한 드럼으로 열심히 달려왔던 밴드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앨범 제목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혼의 데뷔 10년 이야기를 40자평에 첨부하려다가 왠지 다른 사람들 모두가 그럴 거라고 생각해서 안 넣었는데, 결과적으로 그 이야기를 꺼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3점


40자평 : 버즈라는 번데기를 깨고 나온 결과는 또 다른 번데기에 불과했다.

진짜 마음 같아서는 더 가혹한 말을 싸지르고 싶었지만 처음이라 눈치가 보여서 관뒀다.
민경훈이 자기가 부르는 노래를 만드는 것에 얼마나 많이 관여하는지는 미지수지만 증말 음악에 발전이 없다.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눈물겹지만 허허 그 결과는 정말 더 눈물겹더라.

5점


40자평 : 다양한 장르에 도전한만큼 그에 맞게 창법에도 차이를 두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름을 보고는 그 옛날의 그 제이인지 궁금했다.
그 제이가 맞더라.
기사에 따르면 작사, 작곡, 프로듀싱 전반에 걸쳐 작업을 한 것 같은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 여자는 곡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꽤 있는 편이다.
근데 문제는 노래에 있었다.
40자평에 쓴 그대로, 장르는 다양한데 창법은 그 특유의 우는 목소리로 일관하니 어색하고 지루했다.

4점


40자평 : 노래는 못하고 춤만 잘 추는 사람에게 랩을 맡기는 악습은 이제 그만. 랩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뭐 40자평에다가 덧붙일 말이 별로 없다.
랩 좀 아무한테나 시키지 말았으면 좋겠다.
현아한테 춤을 시키려고 노래 중간 중간에 삽입된 특유의 비트는 너무 억지스럽다.


하지만 현아가 훌륭한 처자라는 것에까지 태클을 거는 것은 아니다.
노래를 부르는 현아와 춤을 추는 현아는 독립적인 자아다.
전자는 4점이지만 후자는 10점 이상이다.

5점


40자평 : 스카라는 장르의 가능성과 한계가 동시에 보인다. 종합하면 제로섬.

박아셀의 앨범부터 현아 앨범까지 듣는데 너무 지친 후라 카피머신의 앨범은 그렇게 집중해서 듣지를 못했다.
이 앨범을 듣고 있으면 왜 크라잉 넛이 대단한 밴드인지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 깊이의 차이를 느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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