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그의 이름을 많이 들어봤을까? 인터넷에 그의 이름을 쳤을 때 나오는 정보들을 종합해봤을 때, 아마 내가 그의 이름을 가장 자주 접했던 시기는 2010년 겨울, 장기하와 얼굴들과의 합동 공연 소식이 인터넷을 강타했을 무렵이리라. 3년 전의 그 기억이 현실이 되어 다시 나타난 것은 올해 초, 그의 신보 소식이 또 다른 내한 공연의 소식과 하나가 되어 내 눈 앞에 등장했을 때였다.
토쿠마루 슈고는 21세기 음악계를 지배하고 있는 대통합이라는 키워드와 가장 잘 부합하는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장르를 뛰어넘는 크로스오버 음악의 경우, 뮤지션 자신만의 색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크로스장르라는 또 하나의 "장르"가 가지는 태생적인 한계이겠지만, 토쿠마루 슈고에게 그런 걱정을 한다는 것은 순전한 기우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슈고의 음악은 매우 독창적인 소리들과 그 소리들의 집합에서 우러나오는 부분들의 합 그 이상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뷔 이후 줄곧 그의 음악을 규정지어왔던 소리에 대한 가치관은 정규 5집 《In Focus?》에서도 어김없이 지배적인 테마로서 앨범 전체에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Shugo Tokumaru "Katachi" from Kijek / Adamski on Vimeo.
타이틀 곡으로 선정된 'Katachi'는 파편화되었음에도 그 존재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소리들로 구성된 트랙이다. 그런 소리들의 집합을 신선한 방식으로 ㅡ 개인적으로 최근에 감상한 뮤직비디오 중에서 원작자의 음악이 의도하고자 했던 바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장 잘 재구성한 뮤직비디오가 아닌가 싶다 ㅡ 표현해낸 뮤직비디오는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예술이며, 그 누군가가 표현했듯이 21세기의 인류가 지켜야 할 위대한 유산이다.
토쿠마루 슈고의 2013 내한공연 'In Focus?' 홍보 스팟 영상이 어제 공개 되었는데요!!!! 슈고의 짤막한 라이브 영상 클립들과 게스트팀의 모습까지! 공연에 대한 기대감 한껏 업업업!!!! youtu.be/4Sj9ptD3G_A
— 토쿠마루 슈고 (@shugo_in_seoul) March 1, 2013
그런 토쿠마루 슈고가 3월 24일 일요일, 홍대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내한 공연을 가진다. 독창적인 음악 세계만큼이나 매 공연 독창적인 무대를 꾸미는 것으로 유명한 슈고의 공연이라면, 설사 그의 음악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일지라도 유쾌하고 유익하며 느낄 것이 많은 공연이 될 것이 분명하다. 나 또한 그의 공연을 맨 눈으로 감상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적지 않은 내한 공연의 경험이 가지는 조그마한 권위의 기대어, 분명히 그럴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 백 번 양보해서 그의 공연이 별로 흥미롭지 않게 느껴질 관객들을 배려해, 매우 훌륭한 게스트 출연진까지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캐스커와 아침, 얄개들의 공연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굉장히 드문 ㅡ 앞으로 다시 이런 라인업이 구성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이다. 이미 그렇기도 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한국 인디 음악의 거대한 축들을 구성하고 있을 팀들이기 때문이다. ㅡ 기회다.
2013년 상반기에 꼭 가야 할 내한 공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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