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 듀오 《7집 LUCKYNUMBERS》

| 2013. 10. 21. 00:07


신구의 조화가 적절하게 이루어진 한 주였다. 관록의 YB는 9집 앨범을 발매했고 다양하고 꾸준한 활동으로 청자들을 만족시켜온 소규모아카시아밴드는 5집 앨범을 낸 반면 패기 넘치는 블루스의 웨이스티드 쟈니스(Wasted Johnny's)와 진작부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슈가볼(Sugarbowl)은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어떻게 보면 치열할 수도 있었던 경쟁에서 승리(?)한 앨범은 최근 대중가요 프로그램에서 연이어 1위 자리에 오르고 있는 다이나믹 듀오 7집. 내공 있는 포크 사운드를 들고 온 젠 얼론(Zen Alone)의 데뷔 앨범은 네티즌 추천 앨범으로 선정되었다.

평점 분포를 보면 젠 얼론의 앨범을 제외한 다른 앨범들이 네티즌 평가단과 대중상 선정위의 사뭇 상반되는 평가를 받은 것과는 달리 다이나믹 듀오의 경우 양측 모두에서 평균 이상의 반응을 끌어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일반론적인, 그러면서도 진부한 이야기로 대중성과 음악성,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겠다. 어느 정도의 의미를 부여하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중가요 프로그램에서 연달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저변 있는 지지를 받고 있고, 실제로 앨범의 면면을 살펴보면 결코 만만하지 않은 준비성이 엿보이는 대목이 적잖이 있다. 이 정도면 최근 이들을 바라보는 다소 불미스러운 시각에서 벗어나 진정한 음악인으로서의 재능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그러나 동전의 반대면을 보면 사실 [7집 LUCKYNUMBERS]는 이렇다 할 특징점을 잡아내기 힘든 앨범이다.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을 가장 두드러지게 규정짓는 "신남"의 정도가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최근 한국 힙합의 트렌디함을 극적으로 반영한 트랙도 딱히 없다. 21세기의 가요 시장을 지배하는 훅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시장에서 이들의 약진이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런 점을 두고 한 이야기라고 본다.

하지만 원점으로 돌아와서, 나는 이번 7집만큼 다이나믹 듀오의 꾸준함과 성실함을 잘 대변하는 앨범도 없다고 생각한다. 10년이 넘는 활동 기간을 어느 정도 반추하면서 대중들의 다양한 수요를 꼼꼼히 파악했고 그것을 기반으로 그들만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명민하게 풀어내고 있다. 신동엽의 감칠맛 나는 내레이션이 삽입된 트랙 '가끔씩 오래 보자 (Shin Dong Yeop)'에서 노래하고 있듯이, 끊임없는 자기 고민을 통해 자신들의 한계를 극복하며 오랫동안 꾸준한 음악 활동을 하는 다이나믹 듀오의 선전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며 차기 앨범 소식에도 관심을 기울여 본다.

원문은 여기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