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rgin Spring

| 2013. 10. 5. 02:51

이 영화를 본 지 한 달은 족히 되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최근에는 정말이지 읽어대는 글도 많고 글을 읽는 시간도 굉장히 늘었는데 코딩을 제외하고 타이핑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새벽 시간이라도 활용하지 않으면 글을 쓸 시간이 마땅히 없는 듯 하다.

잉마르 베리만의 문제작으로 알려진 《처녀의 샘》이다. 번역된 제목으로는 《처녀의 창자》만큼이나 자극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 당신들이 상상하는 그런 성인적인 요소는 없으니 이건 또 무슨 에로틱한 영화일지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조용히 위키피디어의 링크를 추천한다.

사실상 역사적인 의미를 제외하고 나면 현대의 관객들에게 크게 어필할 요소가 많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처녀의 샘》은 굉장히 일원적인 스토리라인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영화의 다원적인 이야기 흐름에 익숙한 사람들은 별 쓸모 없이 두뇌 회전을, 예를 들어 '이게 반전은 아닐까?', '이게 복선일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같은 생각을 계속 하게 될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서브 플롯도 아무런 반전도 존재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끝인 영화에 대해 요즘의 관객들은 어떤 평을 내릴 것인가? 단언컨대 부정적인 반응일 것이다. 담백하고 직관적인 진행이 불가피하게 초래하는 재미 없음이다.

다만 연출력만은 여타 다른 현대 영화와 비교하더라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연출력이라 함은 끝없는 디테일에의 추구라는 의미로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작게는 자잘한 소품부터 넓게는 로케이션 설정까지 흑백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아래 유튜브 클립을 가져왔다. 영화 전체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