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어머니가 무슨 티켓을 두 장 들고 오시더니 시간 있을 때 가서 한 번 보라고 말씀하셨다.
티켓을 이렇게 들고보니 롤링볼 뮤지엄이라는 타이틀이 보였다.
일단 망설임없이 인터넷 검색부터 들어갔다.
그런데 막상 애써 들어간 공식 홈페이지에는 전시에 대한 별 정보가 없었다.
공식 블로그라며 링크해둔 네이버 블로그에도 역시나 별 내용은 없었다.
중앙에 턱하니 올라간 동영상만이 상당히 쓸모 있는 정보를 담고 있었다.
일단 동영상만으로는 꽤나 흥미로운 전시인 것처럼 보였다.
딱히 같이 갈 만한 사람을 찾지 못해 90년에 태어난, 정자를 가진 정자동 사내를 섭외했다.
2012년 1월 14일 토요일 오전에 우리는 길을 떠났다.
초반에 길을 잘못 들어 상당히 돌아가는 루트를 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시간은 철철 넘치도록 남았고 날씨는 화창했던 날이었던지라 우리는 여유 있게 그 수고로움을 즐겼다.
건물에 도착한 것은 약 오전 11시 무렵.
분명히 2층이라고 써 있었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저편은 컴컴하기만 해서 도대체가 문을 열었는지 안 열었는지마저 헷갈리는 상황이었다.
굳게 마음을 먹고 일단 올라가보자고 했다.
알고보니 그 건물에 입점해 있는 외주 업체가 문을 열지 않았을 뿐, 저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롤링볼 뮤지엄은 어둠 속에서 당당하게 영업을 의미하는 불빛을 비추고 있었더랬다.
입구에서 티켓을 입장권으로 교환하고 있는데 안쪽에서 아이들의 엄청난 괴성이 들려왔다.
아, 이 전시는 애들이나 보러오는 그런 거구나 싶어서 각각 25, 23살 먹은 우리는 약간 얼굴을 붉혔지만 그렇게 싸지만은 않은 티켓 값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며 터벅터벅 안으로 들어갔다.
자, 그러니까 이 전시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각각의 전시물은 위 동영상에서 때때로 등장하는 철 구조물 + 트랙을 따라 내려가는 구슬이 전부다.
하지만 저런 게 뭐 그리 볼 것이 있다고 생각해 버린다면 그것은 큰 오산.
최소한 맨 처음의 5개 정도의 작품은, 일단 보게 되면 자동으로 입이 벌어지면서 탄성이 나온다.
아래 사진에 올라가 있는 저런 다양한 요소들을 사용해 단순히 구슬을 위에서 아래까지 타고 내려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궤도를 어떤 속력으로 내려오게 할지 정확한 계산을 통해 구현한 모더니즘적 예술품이다.
몇몇 작품은 그것이 표현하고자 한 아이디어와 그것의 실체적 구현이 상당히 잘 맞아떨어져 깊게 인상에 남기도 했다.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수줍은 고백'이었나 하는 작품은 전문 용어로 정말 쩔었다.
하지만 이 전시의 한계점은 바로 그 5개의 작품을 넘어가면서부터 시작된다.
우선 아무리 참신한 구조를 가진 작품일지라도 그 구성 요소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다소 지루해진다.
그리고 가끔 계산의 오차 범위를 벗어나 궤도를 이탈하여 오작동하는 작품들이 점점 빈번해지면서 관객이 직접 떨어진 구슬을 집어올려 작품 꼭대기에 놔줘야 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물론 입구에 서 있는 알바생의 주업무가 그런 노동을 감수하는 것이긴 하지만 꽤나 자주 발생하리라고 예상하는 오작동을 혼자서 책임지기엔 역부족.
전시관을 다 둘러보기까지 거의 정확히 30분이 흘렀다.
맞은 편에 있는 체험관까지 가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ㅡ 고민의 이유는 전시관보다 훨씬 강하게 들리는 아이들의 괴성이었다 ㅡ 기왕 온 김에 가보기로 결정.
별 거 없었다.
롤링볼 뮤지엄 측에서 만든 것으로 예상되는 국악 악기들을 배열한 롤링볼 구조물을 제외하면 나머지 작품들은 대부분 그냥 손으로 공을 올려놓고 그 흐름을 지켜보는 것 또는 레버를 돌려서 리프트를 작동시키는 것 두 종류뿐이었다.
레버의 경우는 기어를 너무 저단으로 만들어놔서 미친듯이 돌려야 겨우 구슬 하나 흘려보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런 것만 보면 미친 듯이 환장하는 아이들의 관심을 저하시키기 위한 계략이 아닐까 의심할 수 있는 대목.
그 외에 별로 언급할 만한 특이 사항은 없다.
딱 이 정도다.
한 번 보면 오~하는 전시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을 마음먹고 떠나는 전시.
나처럼 공짜 티켓으로 보면 괜찮지만 내 돈 내고 봤을 생각을 하면 왠지 돈이 아까운 것 같은 전시.
그래도 어린 아이들에게 보여줄 만한 전시로는 상당히 건설적이고 남는 게 있는 그런 전시.
티켓을 이렇게 들고보니 롤링볼 뮤지엄이라는 타이틀이 보였다.
일단 망설임없이 인터넷 검색부터 들어갔다.
그런데 막상 애써 들어간 공식 홈페이지에는 전시에 대한 별 정보가 없었다.
공식 블로그라며 링크해둔 네이버 블로그에도 역시나 별 내용은 없었다.
중앙에 턱하니 올라간 동영상만이 상당히 쓸모 있는 정보를 담고 있었다.
일단 동영상만으로는 꽤나 흥미로운 전시인 것처럼 보였다.
딱히 같이 갈 만한 사람을 찾지 못해 90년에 태어난, 정자를 가진 정자동 사내를 섭외했다.
2012년 1월 14일 토요일 오전에 우리는 길을 떠났다.
초반에 길을 잘못 들어 상당히 돌아가는 루트를 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시간은 철철 넘치도록 남았고 날씨는 화창했던 날이었던지라 우리는 여유 있게 그 수고로움을 즐겼다.
건물에 도착한 것은 약 오전 11시 무렵.
요새 휴대폰 카메라 화질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
분명히 2층이라고 써 있었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저편은 컴컴하기만 해서 도대체가 문을 열었는지 안 열었는지마저 헷갈리는 상황이었다.
굳게 마음을 먹고 일단 올라가보자고 했다.
알고보니 그 건물에 입점해 있는 외주 업체가 문을 열지 않았을 뿐, 저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롤링볼 뮤지엄은 어둠 속에서 당당하게 영업을 의미하는 불빛을 비추고 있었더랬다.
입구에서 티켓을 입장권으로 교환하고 있는데 안쪽에서 아이들의 엄청난 괴성이 들려왔다.
아, 이 전시는 애들이나 보러오는 그런 거구나 싶어서 각각 25, 23살 먹은 우리는 약간 얼굴을 붉혔지만 그렇게 싸지만은 않은 티켓 값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며 터벅터벅 안으로 들어갔다.
자, 그러니까 이 전시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각각의 전시물은 위 동영상에서 때때로 등장하는 철 구조물 + 트랙을 따라 내려가는 구슬이 전부다.
하지만 저런 게 뭐 그리 볼 것이 있다고 생각해 버린다면 그것은 큰 오산.
최소한 맨 처음의 5개 정도의 작품은, 일단 보게 되면 자동으로 입이 벌어지면서 탄성이 나온다.
아래 사진에 올라가 있는 저런 다양한 요소들을 사용해 단순히 구슬을 위에서 아래까지 타고 내려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궤도를 어떤 속력으로 내려오게 할지 정확한 계산을 통해 구현한 모더니즘적 예술품이다.
몇몇 작품은 그것이 표현하고자 한 아이디어와 그것의 실체적 구현이 상당히 잘 맞아떨어져 깊게 인상에 남기도 했다.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수줍은 고백'이었나 하는 작품은 전문 용어로 정말 쩔었다.
전시장 내부의 조명은 저 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이 전시의 한계점은 바로 그 5개의 작품을 넘어가면서부터 시작된다.
우선 아무리 참신한 구조를 가진 작품일지라도 그 구성 요소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다소 지루해진다.
그리고 가끔 계산의 오차 범위를 벗어나 궤도를 이탈하여 오작동하는 작품들이 점점 빈번해지면서 관객이 직접 떨어진 구슬을 집어올려 작품 꼭대기에 놔줘야 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물론 입구에 서 있는 알바생의 주업무가 그런 노동을 감수하는 것이긴 하지만 꽤나 자주 발생하리라고 예상하는 오작동을 혼자서 책임지기엔 역부족.
전시관을 다 둘러보기까지 거의 정확히 30분이 흘렀다.
맞은 편에 있는 체험관까지 가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ㅡ 고민의 이유는 전시관보다 훨씬 강하게 들리는 아이들의 괴성이었다 ㅡ 기왕 온 김에 가보기로 결정.
2012년 1월에 완성 예정이라는 초거대형 롤링볼 구조물.
별 거 없었다.
롤링볼 뮤지엄 측에서 만든 것으로 예상되는 국악 악기들을 배열한 롤링볼 구조물을 제외하면 나머지 작품들은 대부분 그냥 손으로 공을 올려놓고 그 흐름을 지켜보는 것 또는 레버를 돌려서 리프트를 작동시키는 것 두 종류뿐이었다.
레버의 경우는 기어를 너무 저단으로 만들어놔서 미친듯이 돌려야 겨우 구슬 하나 흘려보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런 것만 보면 미친 듯이 환장하는 아이들의 관심을 저하시키기 위한 계략이 아닐까 의심할 수 있는 대목.
그 외에 별로 언급할 만한 특이 사항은 없다.
딱 이 정도다.
한 번 보면 오~하는 전시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을 마음먹고 떠나는 전시.
나처럼 공짜 티켓으로 보면 괜찮지만 내 돈 내고 봤을 생각을 하면 왠지 돈이 아까운 것 같은 전시.
그래도 어린 아이들에게 보여줄 만한 전시로는 상당히 건설적이고 남는 게 있는 그런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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