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duate

| 2014. 1. 26. 21:54

영화사에서 그 이름이 빠지지 않는 대단한 영화 《졸업》은 나에겐 밍숭맹숭하기 그지없는 영화였다. 아래와 같은 시도를 보고 영화를 좀 더 달리 볼 수도 있었겠지만 사실 그렇게 이 영화를 진지하게 파고들고자 하는 의지도 생기지 않는 것이, 세기말에 태어나 지극히도 21세기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온 나에게 영화의 메시지가 의외로 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거만한 이야기지만 조금 양보해서 《졸업》이 개봉된 시대 상황을 고려하면 고개를 끄덕일 만도 하지만 "영화보다 더욱 영화 같은"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쏟아지는, 도저히 예전 세대보다 살기가 낫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 이런 세태에서 우리가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적 깊이가 얼마나 될 것인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졸업》을 만든 감독 마이크 니콜스가 2004년에 만든 영화가 무엇인지 안다면 《졸업》의 감성이 현대에 와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바로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니콜스의 2004년작은 바로 《클로저》다. 그마저도 세 번째 감상에 내가 학을 떼고 만 바로 그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