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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세계 3대 대중 영화제에서 얻은 실적을 나열해보자.
아카데미 어워드
작품상(노미네이션)
여우주연상(엠마 톰슨 : 노미네이션)
여우조연상(케이트 윈슬렛 : 노미네이션)
각본상(엠마 톰슨 : 수상)
촬영상(노미네이션)
의상상(노미네이션)
음악상(노미네이션)
BAFTA 어워드
작품상(수상)
여우주연상(엠마 톰슨 : 수상)
여우조연상(케이트 윈슬렛 : 수상, 엘리자베스 스프릭스 : 노미네이션)
감독상(노미네이션)
남우조연상(앨런 릭맨 : 노미네이션)
음악상(노미네이션)
의상상(노미네이션)
연출상(노미네이션)
화장상(노미네이션)
각본상(노미네이션)
골든 글로브 어워드
작품상(드라마 부문 : 수상)
각본상(수상)
감독상(영화 부문 : 수상)
여우주연상(영화 부문 엠마 톰슨 : 노미네이션)
여우조연상(영화 부문 케이트 윈슬렛 : 노미네이션)
음악상(노미네이션)
영화제에서 노미네이션과 수상이 의미하는 것에 코털만큼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 영화가 거둔 성적은 기념할만한 수준이다.
탄탄한 제인 오스틴의 원작을 바탕으로 쓴 엠마 톰슨의 각본이 그만큼 훌륭했다는 뜻이겠고 이제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올라선 이안 감독의 연출도 군더더기가 없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최고 수준 배우들의 열연은 화룡점정.
후덜한 캐스팅이다. http://beautydart.wordpress.com/2011/05/06/beauty-in-the-movies-sense-and-sensibility
영화의 진행이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럽고 군더더기가 없기 때문에 이 영화 '센스 앤 센서빌리티'에 대해 말할만한 것은 플롯 말고는 없는 것 같다.
제인 오스틴의 책은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고 그녀와 관련된 영화 두 개 ㅡ '오만과 편견', '비커밍 제인' ㅡ 만 감상한 내가 생각하기에 '센스 앤 센서빌리티'는 내가 앞서 본 두 영화를, 영화라는 측면과 플롯이라는 세부적인 측면에서 모두 능가한다.
하나의 여주인공에만 포커스를 두었던 다른 두 작품과는 달리 '센스 앤 센서빌리티'는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사람들의 서로 다른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이성을 대변하는 장녀 엘리너와 감성을 대변하는 차녀 매리앤이 꾸려나가는 사랑 이야기가 이 영화의 제목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1
아마 제인 오스틴은 후자의 여자와 좀 더 비슷한 사람이었으리라고 생각된다.
'비커밍 제인'에서 나타난 그 답답한 모습이 매리앤의 그것과 흡사하기 때문이었다.
두 여자가 대변하는 가치의 차이는 그 여자가 만나는 남자의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앨런 릭맨이 열연한 브랜든 대령의 신중하고 차분하며 연장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캐릭터와 그렉 와이즈가 연기한 낭만적이지만 뒤집어 말하면 허세가 가득하고 실속이 없는 존 월러비의 캐릭터와 휴 그랜트가 맡은 다소 우유부단하지만 정이 많고 경제적 능력이 있는 에드워드 페리스의 캐릭터를 대비해보면 그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재미있는 사실은 영화 캐릭터 상으로는 상극의 관계에 있는 엘리너와 월러비를 연기한 엠마 톰슨과 그렉 와이즈가 2003년에 결혼을 해서 현재 슬하에 자녀를 2명이나 두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것이 영화는 영화고 현실은 현실이라는 슬픈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제인 오스틴은 자신의 첫 소설 '센스 앤 센서빌리티'에서 이성과 감성이라는 사람이라면 모두 갖추고 있는 두 특성을 대립시킴으로써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녀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역설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감성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이성을 중요시하는 사람보다 결과적으로 좋지 못한 상황을 유발한다는 결론을, 매리앤과 월러비의 비극적인 결말을 통해 암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원래 이성의 힘을 신봉하는 사람이라 더욱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정적인 모습이라면 전혀 드러내지 않았던 엘리너가 후반부에 가서 자신이 여태까지 억눌러왔던 그 감성을 토해내는 장면을 통해 제인 오스틴은 독자들에게,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응당 두 가지 미덕을 공평하게 가지고 있으며 그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나처럼 다수의 고통받는 노동자 이성과 소수의 지배자 감성이 섞인 사람은 어떻게 중용을 지킬 수 있을까.
프롤레타리아가 주도하는 해방 전선이 구축되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지배층 엘리트의 각성이 필요한 걸까.
선악구도가 뚜렷한 이야기라 진부하기는 하지만 확실히 보장하는 재미가 있다.
그녀의 이야기가 필승 공식을 내세우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제인 오스틴 식의 이야기가 나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이유는 주인공 역할을 하는 캐릭터들이 나와는 절대로 맞지 않는 스타일의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제인 오스틴의 책을 직접 읽게 될 일은 절대 없을 것 같고, 그녀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나온다면 여유가 있을 때 볼 의향은 있으나 절대로 그녀의 팬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 솔직히 말하면 소설로는 '이성과 감성'으로 번역된 '센스 앤 센서빌리티'라는 제목에서, 센스가 이성인지 센서빌리티가 이성인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그냥 이성과 감성이 있다고 치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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