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xth Sense

| 2011. 9. 3. 00:39

와, 정말 잘 만든 영화다!
조금 아쉬운 점만 빼면 말이다!

식스 센스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1999 / 미국)
출연 브루스 윌리스,할리 조엘 오스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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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영화라서 할 말이 별로 없다.
짧게 짧게 간추려서 하고 싶은 말만 정리해야겠다.

1. 이유는 모르겠는데 나는 이 영화의 어른 주인공이 브루스 윌리스가 아니라 톰 행크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브루스 윌리스가 주인공임이 확실해졌을 때에도 나는 여전히 그는 우정 출연 비슷한 조연에 불과하고, 언젠가 톰 행크스가 번쩍하고 등장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영화를 봤다.
톰 행크스가 브루스 윌리스 역을 맡았더라면 어땠을까.
매우 성공적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위키피디어에 이 영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없어서 캐스팅의 비화 같은 것은 알 수 없다.

2. 결론이 절반인 영화를, 그 절반을 알고 봤는데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있다니!
결론을 이미 알고 있었으니 '식스 센스'를 처음 보는 것이었지만 사실상 두 번째 보는 거나 다름 없는 효과가 있었다.
당연히 선지자의 입장에서야 가능한 소리겠지만 이 영화는 시작부터 반전 아닌 반전 직전까지 상당히 많은 복선을 가지고 있었다.
이 영화가 훌륭한 이유는 '메멘토' 같이 몇몇 사람들로부터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애매한 장치가 아닌 누구에게나 쉽게 납득이 되면서 동시에 너무 뻔하지 않은 수준의 복선을 꾸몄다는 것이다.
'식스 센스'는 시선과 몸짓과 대화의 오묘함을 이용하여 독자들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러 방향 중에 단 하나의 방향으로 몰고 가는 데에 성공했다.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드라마 장르로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며 마치 모든 갈등이 다 해소되려는 것처럼 보이는 그 순간, 영화에 완벽하게 몰입되어 있던 관객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드러내는 그 진실의 묘미란!
'허허'하는 웃음이 나올 만큼 기가 막히다.

3. 이름만 공포 영화인 영화들 말고 정말 관객들에게 공포를 주는 공포 영화는 거의 대부분, 어쩌면 전부 다 고립을 그 공포심의 기반으로 삼는다.
이 때의 고립은 물리적인 고립과 정신적인 고립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식스 센스'에서 나타나는 고립[각주:1]은 죽은 사람을 보는 소년이라는 흔치 않은 사람이 느끼는 감정에서 나타난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소년의 소외와 고립.
어쩌면 소외는 사회적 존재라는 인간의 가장 큰 공포요, 두려움이 아닐까.

4. '식스 센스'의 장르는 공포도 아니요 스릴러도 아니요, 오히려 위에서 언급한 것 같은 드라마라고 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겠다.
죽은 사람을 보는 산 아이의 이야기와 산 아내를 그리워하는 죽은 어른의 이야기를 평행적으로 진행시키며 전자의 이야기에선 긴장감을, 후자의 이야기에서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이 영화의 큰 구조다.
전자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무서움을 느끼게 하기보다 단순히 소름을 돋게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의도적으로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이 없다는 점에서, 귀신을 보는 아이의 능력을 남편에게 학대당한 할머니의 원한을 풀어주거나 아버지에게 뒷통수에 샷건을 맞은 소년의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사용하지 않고 비교적 부드러운 어머니에게 독살당한 여자아이의 한을 풀어준다는 점에서 감독이 의도한 바가 전자에 치중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다.
오히려 마지막 브루스 윌리스가 느끼는 충격적인 자각과 그 자각에서 기인하는 회고를 통해 이 영화의 중점은 후자에, 즉 드라마적인 영화로서의 감동에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다소 아쉬운 점은 긴장에서 감동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꽤 작위적이라 어색함이 느껴진다는 것 정도.

5. 미샤 바튼 안습.

http://cinescopia.com/a-la-caza-de-m-night-shyamalan-2/2011/03

  1. 브루스 윌리스가 죽은 사람으로서 산 아내로부터 느끼는 고립 역시 고립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사실은 공포감보다 감동을 자아내므로 일단 여기서는 논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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