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카스텐(Guckkasten) <Tagträume>

| 2011. 8. 29. 13:25

정규 1집이 발매되고 난 이후에 나온 EP 앨범.
어쿠스틱 버전과 일렉트로닉 버전이라는 편곡된 곡을 제외하면 총 세 곡이 들어있다.
'붉은 밭'과 '매니큐어' 그리고 앨범 제목과 똑같은 'Tagträume'.

내가 독어를 좀 배워서 아는데, 이 앨범은 '타그트로이메'라고 읽으면 된다. 하핫.


단 세 곡만 실린 앨범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각각의 트랙에 대한 평을 모아놓은 것 정도의 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편곡된 버전은 링크만 걸어둔다.
이 작은 앨범의 결론은 '국카스텐이여 빨리 2집을 내라.'다.
한국에 이런 밴드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흑흑, 그럼 BL 성향의 포스팅은 뒤로 하고 곡 소개.

첫 번째 곡 '붉은 밭'.
중간에 실린 나레이션? 격의 주절거림은 예상한 것과 마찬가지로 히틀러의 것이다.
'Down'을 외치는 부분의 합창에서 중력 가속도 9.8이 강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어쿠스틱 버전이 더 괜찮은 편곡이라고 생각.
피의 붉은 이미지와 히틀러의 나레이션, 밭이라는 공간적 심상, 탭댄스의 박자가 주는 불안함 등이 전쟁이라는 거대한 개념을 형성하는 것에 도움을 주지만 사실 가사는 전쟁 같은 거국적인 개념이랑은 별로 관련이 없다.
단순한 너와 나의 이야기.


두 번째 곡 '매니큐어'.
'Vitriol'과 더불어 국카스텐이 만들어 낸 최고의 노래다.
기본에 충실하고도 이렇게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낸 것을 보면 국카스텐은 정말 무시무시한 밴드다.
우선 코드가 굉장히 단순한 데다가 진행도 쉽고 드럼이나 베이스 라인도 심플하고 뭐 하나 하나 떼어놓고 보면 눈이 번쩍 뜨이는 그런 부분은 없는데 ㅡ 중간의 꽹과리 소리 정도만 제외한다면 ㅡ 한데 모아두고 들으면 단어 그대로 눈이 번쩍, 아니 귀가 번쩍 뜨이는 엄청난 트랙이다.
하현우의 보컬은 이 노래에서 음역대를 Eb까지 끌어올리는데 그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소름이 돋으리라.

원본이 좋으니 일렉트로닉 버전도 굉장히 좋다.
어깨가 들썩인다.
아예 전자 음악으로만 이루어진 앨범을 내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은 팬의 지나친 바람이자 기대일까.
 

마지막 트랙은 'Tagträume'.
저 단어는 독일어인데 독일어를 좀 배운 사람으로서 번역해주자면 daydreaming, 즉 백일몽이다.
뒤에서 삐웅삐웅하는 악기는 마두금이라는 몽골의 악기다.
이 역시 카이스트에서 'Understanding World Music'을 수강한 사람으로서 말해주는 것이다.

좋은 백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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