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zer <Pinkerton>

| 2011. 8. 28. 00:42

위저 디스코그래피 정복을 위해 험난한 길을 떠난 것이 벌써 지난 5월? 4월 무렵인데 도무지 진도가 나갈 기미가 없다.
근본적인 이유는 이들의 음악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에 있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위저의 노래라고는 'Island in the sun'이 전부였다.
이렇게 귀여운 뮤직비디오[각주:1]를 가지고 있는 말랑말랑한 노래라면 그 노래를 만든 사람들의 음악적인 재능을 충분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위저가 주로 하는 음악은 말랑말랑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그들의 전공은 인디적인 느낌이 가미된 포스트 그런지였다.

아뿔싸!
이것은 마치 스트라토바리우스의 'Forever'를 듣고는 이들이 잔잔함을 음미하는 포크 밴드라고 착각하는 것과 하등 다를 것이 없는 한심한 일이었다!

앨범 커버는 참 앙증맞게 잘 만들었네.


일반적인 포스트 그런지 음악이 같는 직설적인 화법은 요새 나의 정서와 잘 맞아들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첫 번째 앨범을 상당히 실망스럽게 듣고 두 번째 앨범 'Pinkerton'을 듣기 시작했지만 뭐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참신하고 쿨한 척하는 가사들로 포장된 그야말로 평범하기 그지없는 락에서 내가 얻을만한 것은 없었다.
첫 트랙의 제목은 'Tired of sex'.
이 앨범이 나올 1996년에는 어땠을지 모르겠으나 지금 같아서는 중간도 못 가는 식상한 제목이 아닌가.
그나마 아래에 링크해 둔 'The good life' 정도가 다소 신선한 트랙.

위저가 현재의 위치에 있기까지엔 3집부터의 활약이 큰 역할을 했다.
다음 앨범 'Weezer (The Green Album)'을 들으면서 범재가 준재로 변하는 그 순간을 잘 포착해야겠다.

  1. 나는 동물을 썩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이 비디오는 참 좋아하는 편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