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입주 3일차의 심정

| 2013. 7. 14. 04:00

지난 3일은 돌이켜보면 흥미로움으로 가득했던 나날이었으나 그 당시에는 전혀 유쾌하지 않았던, 그런 떨떠름한 날들이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젊음이라는 자산이 어떤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일 수도 있으려나?

그래, 정말 돈이 정말 없다.

몇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1. 사무실은 실계약 단계에 들어가면 액면가보다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꽤 많다. 애초에 바로바로 계좌이체를 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은 필수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당장 계약할 때 현금을 넉넉하게 들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 관리비나 부대 비용, 각종 세금들에 대해 어느 정도 고려를 해야 예상하지 못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어차피 내야 하는 돈이라도 알고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차이가 크기 때문.

2. 오피스텔에 입주할 때는 웬만하면 전문 업체에 청소를 맡기자. 청소 후 퀄리티가 굉장히 무시무시할 만큼 뛰어나다. 아무리 젊음이 시간과 에너지가 넘치는 때라고는 하지만 청소는 질적인 면에서 업체를 따라가기가 힘들다.

3. 가구는 당연히 중고거래 업체를 알아보는 것이 정답. 가구를 공짜로 옮겨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ㅡ 실제 옮기는 과정에서 드는 용달비 및 인건비는 제외하고 그냥 가구만 공짜로 받는 경우를 의미한다 ㅡ 아무래도 그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 낫기는 하나 가구를 옮기는 일이 만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실제로 가구를 손으로 옮겨보기도 하고 사무실 안까지 배달이 되는 중고거래 업체를 써보기도 한 결과 후자가 매우 편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4. 대형 마트가 사무실 근처에 있는 것은 여러 면에서 굉장한 플러스다. 당장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저렴하게 물건을 직접 살 수 있는 것은 물건 하나 사는데도 왠지 모르게 고민을 하게 되는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 큰 이점이다. 신용산 근처의 사무실은 용산역 이마트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을 수밖에 없다. 사무실의 위치를 고른 우리의 탁월한 안목에 박수를 보냈던 대목.

5. 자잘한 것이라도 집에서 챙겨올 수 있는 것은 되도록 전부 다 챙기는 편이 좋다. 아주 단순한 사무용품에서부터 주거 환경이 딸려 있는 경우 주방 용품, 욕실 용품들까지 결국 하나하나 다 사려면 전부 다 돈이다. 큰 관점에서 엄청나게 돈을 아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수십만원이 크게 느껴지는 스타트업에서는 그런 거라도 아껴야 고기 회식이라도 한 번 할 수 있는 것이 현실.

결국 돈에 관한 기회비용의 문제다. 돈을 써서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안전하게 해결할 것이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냐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선택의 연속. 별로 맘에 들지 않는 애매함으로 정리하자면 너무 돈을 아끼려고 들지는 말되 눈 먼 돈을 쓰지는 말 것. 기본적으로 돈을 아끼려는 생각을 하되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지만 않으면 필요한 만큼의 절약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많이 아낀 것 같지만 당장 9월까지의 예산이 빠듯하다. 어차피 써야 하는 초기 소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 같으니 앞으로는 실생활 속에서 어떻게 더 돈을 아낄 수 있을지 알아봐야겠다.

그러니까 이렇게 필요없는 곳에만 돈을 안 쓰면 된다, 마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