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 2014. 8. 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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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으로 영화의 대한 지배적인 인상을 만들어버리는 감독들이 있다. 해외의 사례는 셀 수도 없이 많다. 당장 현재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 중 내가 매우 좋아라 하는 사람들만 꼽아도 순식간에 양손이 모자랄 정도니 말이다. 한국 영화를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 나는, 우리나라에선 홍상수 정도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홍상수의 영화는 홍상수스럽다. 홍상수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런 홍상수스러움을 좋아하는 것이고, 홍상수를 그다지 맘에 들어하지 않는 사람은 그런 홍상수스러움에 불만이 있는 것이다.

오랜만에 홍상수의 영화를 봤다. 아주 짧게 역시 홍상수라는 평을 내릴 수 있는 그런 영화였다. 사실 나는 홍상수 감독의 팬은 아니다. 다만 형식적인 면에서 그의 깨알 같은 디테일들을 즐길 뿐이고 그가 이야기를 그려내는 방식에 대해선 그다지 공감을 못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홍상수식 내러티브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니 내가 쓰는 이런 못난 글 말고 이런 훌륭한 글을 읽는 것이 삶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주인공인 정은채의 행보를 꾸준히 팔로우하기로 마음먹었다. 저따위 옷을 입혀두고도 ㅡ 물론 이 역시 홍상수의 의도일 것이다. 아니 그럴 것이 아니고 그럼이 분명하다. ㅡ 저런 정도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젊은 여배우가 그렇게 흔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