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샷이 지난 영화 리뷰('Good Luck Chuck')와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당신만의 착각이 아니리라고 확신한다.
굉장한 영화라는 이야기를 이미 들었지만 영화가 시작하고 등장하는 이름들은 굉장했다.
감독이 데이빗 핀처라는 사실이야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영화에 엔씽크의 풍운아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나온다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음악은 나인인치네일스, 트렌트 레즈너가 애티커스 로스라는 사람이랑 같이 맡았다고 해서 눈이 번쩍.(참고로 이 두 사람은 현재 데이빗 핀처가 감독하는 가제 '드래곤 문신을 한 소녀'에서도 음악을 맡았다고 하니 대단히 기대가 되는 작품이 아닐 수 없겠다.)
그 외에 유주얼 서스펙트의 절름발이 케빈 스페이시가 제작에 참여했다길래 또 눈이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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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버드대 남학생과 보스턴대 여학생의 이야기로 영화가 시작되었다.
영화 '파이트 클럽' 이후로 보는 데이빗 핀처의 두번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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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감히 두 작품으로 그의 영화에서 나타나는 지배적인 특징을 논하기엔 그 모집단이 작기는 하나 두 작품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어마어마한 몰입도다.
대본에 나타나는 모든 문장 한 줄 한 줄의 간격을 가능한한 최소로 줄인 것 같은 이 영화가 2시간여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만큼 이 영화는 처음부터 아주 짜임새있게 만들어져 음악, 대사, 행동 등의 영화를 구성하는 낱줄과 씨줄이 물 한 방울 통과하지 못할만큼 촘촘히 짜여져 있었다는 뜻이다.
덕분에 시공간을 맘대로 넘나드는 이야기 전개 방식을 채택했음에도 흐름을 따라가는데 문제가 없다.
스릴러 영화를 전문으로 만들던 사람의 감각은 조정 경기 장면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위키피디어에 따르면 이 장면을 위해 추가 오디션은 물론, 실제 조정 감독까지 고용해 배우들을 훈련시켰다고 하는데 과연 이런 세부적인 사항 하나하나까지 감독이 신경을 쓰니 좋은 영화가 안 만들어질리가 없다.)
그의 다른 영화들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에 맞춰 아름다운 여자들을 등장시키는 대단한 캐스팅은 차치하고서 주,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곳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내게 호감을 주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연기도 훌륭했다고 본다.
윈클로스 형제는 둘 다 아미 해머라는 배우의 얼굴을 따고, 동생인 타일러의 몸만 조쉬 펜스라는 배우의 그것을 빌렸다는데 이 사실을 알기까지 저렇게 우월한 외모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 배우가 헐리우드에 실제로 존재하는 줄만 알았다.
이 영화 하나로 마크역을 맡은 제시 아인젠버그와 왈도역의 앤드류 가필드가 받은(또는 후보에 오른) 상이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연기가 얼마나 괜찮았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하나의 잣대가 되겠다.
오스카를 수상한 이 영화의 음악은 저 '오스카'라는 단어 만으로 설명을 마쳐도 되겠다.
뭐 전반적으로 계속 칭찬만 둘러댔으니 쓴소리도 하고 싶은데 마땅히 생각나는 게 없다.
플롯 자체만 놓고 보자면 이 역시 흥미롭기 그지없다.
소프트웨어 신화의, 또는 혁명의 역사에서 가장 최근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페이스북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를 아주 박진감 넘치는 화면으로 보여준다.
약간 '이중나선'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비록 '소셜 네트워크'엔 경쟁 구도는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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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경영학적 지식이 전부하다시피해 그런 관점에서 나불거릴 수 있는 말은 없지만 멀리 내다볼 줄 아는 통찰력이란 얼마나 중요한지, 그러면서도 자신의 눈 앞에 닥쳐오는 일상 생활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 영화가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시간이 흐르면 열풍 같은 페이스북 신화도 잊혀져 가겠지만 마크 주커버그가 만들어낸 SNS 혁명은 앞으로 우리 삶의 근간을 이루는 하나의 요소로 당당히 자리잡을 것이다.
2010년에 나온 영화는 '블랙 스완'이 최고인줄 알았는데 이건 거의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정도로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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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영화를 보았으니 그 영화를 더욱 훌륭하게 만드는 조연 여배우들의 사진을 깨알 같이 올리면서 글을 마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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