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iohead - You

| 2011. 12. 23. 17:47

톰 요크는 천재적인 뮤지션이다.
라디오헤드라는 락 밴드 역사상 가장 뛰어난 밴드 중 하나의 리더로서 라디오헤드만의, 또는 톰 요크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확보하고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The Bends' 같은 앨범을 그저 한 번 쓱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저 명제 아닌 명제가 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보컬리스트로의 톰 요크는 어떨까.
라디오헤드의 앨범을 들으면서 그들의 음악이 빚어내는 전반적인 분위기 그 자체에 빠지지 않고 견고하게 쌓아올려진 그 구조를 해체시켜 거기서 톰 요크의 노래만 쏙 빼내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어느 날 문득 나는, 내가 보컬리스트로서의 톰 요크의 모습을 진지하게 조명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던 중 흘러 지나가는 'You' ㅡ 라디오헤드 1집의 1번 트랙 ㅡ 를 듣게 되었다.

앗차, 나는 톰 요크라는 위인의 또 다른 거대한 면을 놓치고 있었구나.
라디오헤드의 거대한 음악적 구조체는 빛을 받는 면만이 거대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거나, 뒤편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그림자에 가려진 부분도 마찬가지로 거대한 것이다.


롤링스톤은 톰 요크를 역대 가수 랭킹 66위에 올려놓았다.
100위나 되는 순위 속에 각각의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굉장히 소소한 것이고 그저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 음악적 권위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되지만 그의 아래에 어떤 이름들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최소한 어떤 사람들은 톰 요크를 그들보다 더 뛰어난 보컬리스트로 인정한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우선 67위, 단 한 등수 차이로 톰 요크에 뒤지게 된 사람은 락커빌리의 풍운아 제리 리 루이스.
서던 록의 대부 그렉 올먼이 70위, 울랄라 세션이 불러 인기를 몰았던 'Open arms'의 원곡을 불렀던 저니의 스티브 페리가 76위.
79위에는 그 유명한 머라이어 캐리가 있고, 'Hotel California'의 메인 보컬을 맡은 던 헨리가 87위다.

그리고 톰 요크가 66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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