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면 바로 아서 밀러의 저 유명한 《세일즈맨의 죽음》. 별로 길지도 않은 저 리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그다지 큰 감정 이입을 할 수가 없었다" 정도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에 크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영화에 대해 좋은 인상이 남지는 않았다는 것 1. 미국의 가장 유명한 극작가 중 하나인 테네시 윌리엄스라는 이름도 앞으로는 밋밋하게 느껴질 것 같은 느낌. 2
그러나 분명히 고려해야 할 것은 ㅡ 이것은 모집단의 크기가 충분히 크지 않기 때문에 아마 조심스러운 추측인데 ㅡ 내가 애초에 이런 부류의 작품, 즉 극 형식의 작품들에 대해 좀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도 그랬고 언급했던 《세일즈맨의 죽음》도 마찬가지였으며 《성 안투안느의 유혹》 역시 그랬다. 도저히 어떤 식으로 텍스트를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ㅡ 역시나 조심스러운 추측이지만 ㅡ 번역의 한계가 가져다주는 주제와 인물에 대한 이질감이 이런 근거없는 악감정(?)에 큰 기여를 하는 것 같은데 확실한 것은 아니다.
폴 뉴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 http://eng3122.wordpress.com/group-4-main/gender-studies-approaches/femininity-in-on-the-waterfront-and-cat-on-a-hot-tin-roof/
영화에서 그나마 볼 만한 것이 있다면 몇 되지 않는 출연 배우들의 짱짱한 감정 연기다. 외모뿐만 아니라 연기력에서도 밀리지 않는 두 명배우, 폴 뉴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주연을 맡았고 그 외의 조연 배우들의 연기, 특히나 폴 뉴먼의 형수 역할을 맡았던 마들렌 셔우드의 연기는 보는 사람의 눈살을 자연스럽게 찌푸리게 하는 이른바 진상 연기의 정석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영화였는지 영화를 본 지 약 1주가 지나가는 이 때까지도 전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자기 도야가 좀 더 필요한 시점인 걸까.
-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정확한 직역을 구사한 우리말 제목이 아닌가 싶다. [본문으로]
- 그러나 사실 테네시 윌리엄스는 영화화된 대본에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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