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축구에 대한 관심이 예년에 비해 높아진 것은 나의 불변의 페이버릿 스포츠 팀인 탬파베이 레이스의 부진과 대단한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리고 약 한 달 전, 더 이상 이 비참한 현실을 마주할 수 없다는 나의 강렬한 욕구가 가상의 타임머신을 만들었고, 그 타임머신을 통해 나는 2003년 탬파베이 데빌레이스의 운영 및 선수들을 자유로이 조종할 수 있는 절대자가 될 수 있었다.
는 헛소리고, 중학교 3학년 당시 나에게 무단 결석 및 무단 지각 등의 기록을 남기게 했고, 아마도 온라인 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 자료를 만들게 했으며, 결정적으로 10년이 넘는 세월을 탬파베이 (데빌)레이스라는 팀의 팬으로 지내게끔 한 악마의 게임인 MVP 베이스볼 2003을 두기 님의 블로그에서 찾아내어 플레이를 시작했다. 대단히 열심히 집중해서 한다기보다는 코딩을 하다가 스트레스를 풀거나, 술을 먹고 들어와서 자기 전에 취기를 덜기 위한 용도 정도로 꾸준히 플레이했다. 그러다보니 기왕 이 정도로 성의를 다해서 할 거라면 옛날 옛적 다음 MVP 카페에서 사람들이 하던 식으로 프랜차이즈 스토리나 정리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다소 늦었긴 했지만 05 시즌 후반기부터 간단하게 진행 상황을 기록해두었다.
참고로 나의 게임관은 조금의 희열도 동반하지 않는 스트레스란 있을 수 없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무조건 죽어라 부시고 깨부시고 아주 박살을 낼 때까지 내가 유리한 그런 플레이를 즐긴다. 앞으로 등장하는 비상식적인 기록들에 대해서도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음미할 뿐이다.
2003 시즌과 2004 시즌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03 시즌에는 선수 선발진으로는 택도 없는 것이었지만 초반에 빠른 페이롤 상승을 위해 억지스럽게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을 했고, 04 시즌에는 그래도 여유롭게 리그 챔피언십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그렇게 쌓은 조금의 페이롤과 난무하는 노예 계약을 통해 05 시즌을 시작했고, 리그 최강의 타선을 보유한 신흥 악의 제국, 탬파베이 "데빌"레이스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화려한 성적으로 2005년 시즌을 마무리했다. 아래부터는 그 무시무시한, 그러나 상대방에게는 끔찍하기가 이를 데 없는 데빌레이스의 기록이 이어진다.
여기서 잠시 타선의 구성에 대한 변이 필요한 것 같다. 2003년에만 해도 좌타 거포로 인정 받던 어브리 허프, 실제론 뭐 없었지만 이상하게 게임에서는 우투의 공도 좌측 담장으로 뻥뻥 넘기는 우타 재러드 샌드버그를 제외한 모든 주전이 싸그리 교체되었기 때문이다. 마이크 캐머런과 바비 어브레이유는 FA를 통해 영입을 했고, 알폰소 소리아노와 브래드 윌커슨, 데릭 리, 그리고 데이빗 엑스타인은 트레이드를 통해서 영입할 수 있었다. 재미 있는 것은 알폰소 소리아노와 맞교환 했던 선수가 "어쩌다" FA에서 줏어올 수 있었던 마리아노 리베라라는 사실. C. Allen이라는 포수는 2005년도 신인 생성 선수로 우투 상대 파워가 99라는 점을 감안하여 주전으로 기용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무시무시한 홈런 수를 기록하고 말았다. 어브리 허프는 이 해에 존재하고 있던 거의 모든 타자의 한 시즌 기록을 갱신했다.
타자의 경우, 2003년에만 해도 트렌드가 아니었던 수비력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선수들이다. 외야수의 경우 최소한의 수비 범위와 달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고, 내야수들로부터는 송구 능력을 우선적으로 봤다. 팀의 기둥인 어브리 허프의 경우만 예외적으로 내셔널리그 홈 경기일 때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타선에 페이롤이 집중되어 있는 만큼 투수진은 아무래도 저렴한 영건 위주로 구성되어야 했다. 게임 속 스터프보다는 "한 때는 잘 나갔던" 부류의 선수들을 내 호불호에 따라 영입해 로테이션에 배치했다. MVP 베이스볼에서 더 능력치가 좋은 선수를 팀에 영입하기 위한 트레이드는 필연적으로 사용자 팀 내의 능력치 극단화를 초래한다. 타자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괜찮았지만 투수의 경우에는 불펜에 잘못 들어가 있는 선수가 팀 성적을 심각하게 망칠 가능성이 더 컸기 때문에 불펜은 최소한의 인력으로 유지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만 해도 마리아노 리베라가 마무리를 맡았지만 알폰소 소리아노와의 트레이드 이후 프란치스코 로드리게스가 마무리를 맡고, 스캇 윌리엄슨이 셋업맨 자리를 맡아주었다. 5선발에 있었던 올리버 페레즈는 아무리 내가 전지적 힘으로 도와줬다고는 하지만 확률적으로 거의 있을 수 없는 기적적인 성적을 거두었다. 반면 시즌 중반까지 1선발 자리를 굳게 지키던 벤 쉬츠는 후반부에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고 말았다.
시즌 중반까지 미들맨으로서 불펜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스캇 윌리엄슨은 무려 12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9이닝 당으로 따지면 13.07개의 삼진을 잡은 셈이다. 선발진 중에는 올리버 페레즈가 압도적인 삼진 비율(9.28) 및 볼넷 비율(1.88, 모두 9이닝 기준)로 일생에서 다시는 오지 않을 좋은 시즌을 보냈다.
MVP 베이스볼 2003에서 여러 모로 봤을 때 가장 좋은 선수 탑 3에 드는 것이 알폰소 소리아노다. 있을 수 없는 도루 성공률을 보이며 총 61도루를 기록, 전무후무한 60-60 클럽에 가입했고 역시 호타준족 스타일인 마이크 캐머런도 상상도 할 수 없는 50-50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데릭 리의 경우 달리기 능력보다 주루 성향이 센 스타일의 선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낮음에도 많은 도루를 했고, 데이빗 엑스타인의 경우 주루 능력은 좋으나 도루에 대한 공격성이 낮은 선수라 의외로 많은 도루를 기록하진 못했다.
이런 무시무시한 성적으로 팀이 어떤 성적을 올렸는지에 대해선 다음 포스트에서 이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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