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계집 창

| 2014. 12. 8. 15:18

원래는 전혀 다른 영화로 착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까보니 구수한 90년대 풍의 인트로 화면이 떠서 당황했다. 하지만 이어서 나오는 신은경과 임권택의 이름을 믿고 감상했고, 결과적으로 그 시도가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내릴 수 있겠다.

어린 시절 어쩌다가 읽게 된 야설 시리즈에서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거칠게 기억나는 소설 속의 묘사가 딱 봐도 디테일과 사실성에 무척이나 신경을 쓴 영화의 장면들과 일치하는 것을 보며 아마 그 야설의 작가 역시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한 소스를 기반으로 두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영화 이야기를 좀 더 덧붙이면, 《영자의 전성시대》같은 영화가 기승전결이 뚜렷한 스토리라인이나 극적인 표현 등에 집중을 했다면 《노는 계집 창》은 일종의 다큐멘터리와 같은 객관적이고 삼자적 조명이 돋보인다고 할까나.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로 시대적 흐름을 담아낸 시도가 좋았다.

리즈시절의 신은경과 임권택의 롱테이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지만 사실 베드신 자체가 전면으로 부각될 필요까진 없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여배우의 노출로 1차적인 마케팅을 하는 영화 치고 정말 "꼴릿"한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야한 게 보고 싶으면 그냥 야한 걸 보면 된다.

http://darkkiho.tistory.com/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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