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음악 이 주의 발견 - 국내 앨범 9월 셋째 주 40자평

| 2011. 9. 6. 16:32



40자평 : 지리의 냄새는 없다. 곱창 전골 냄새가 물씬 풍기는 한국적 빈티지 로큰롤 앨범.

'곱창전골'이라는 이름을 가진 밴드의 '나와 같이 춤추자'라는 이름의 앨범이 내게 주는 인상은 아방가르드한 인상을 풍기는 듯한 젊은이들이 부르는 낭만과 자유의 스카 펑크 같은 것이었는데, 거의 기대에 가까운 나의 생각과 실제 곱창전골이 하는 노래가 너무 달라서 왠지 모르게 실망을 하고 말았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 사람들은 대한민국인이 아니고 일본인이다.
물론 그런 사실을 알고봐서 더 그렇게 보이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이들의 음악은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그들의 겉보기 나이만큼이나 빈티지하다.
1970년대, 80년대 대한민국 그룹 사운드의 정서를 가지고 21세기의 노래를 부른다.
전반적으로 내공이 물씬 풍겨나오지만 앨범을 통채로 듣고 있으면 왠지 이질적이고 위화감이 느껴진다.
이들이 결국엔 일본인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예전 그룹 사운드가 썩 내 취향과 맞지 않는 건지.


40자평 : 차분한 호흡과 담담한 감성의 전자음이 마음을 어른다.

컴팩트하고 트렌디한 일렉트로니카를 할 것만 같은 쌈빡한 이름의 카입은 어쿠스틱하고 아날로그한 면이 강조된 일렉트로니카를 들려주는 뮤지션이다.
어쿠스틱하고 아날로그한 일렉트로니카라는 패러독스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면 이승열과의 콜래보레이션이 두드러진 첫 트랙을 감상해보라.
소프트한 휴머니즘, 프레쉬한 내추럴리즘이 믹스된 글로벌한 코스모폴리타니즘이 테크니컬하게 드러난다.

거지 같은 말투를 쓰는 것은 이름부터 시작해서 앨범 제목, 트랙 제목, 몇 안 되는 가사까지 죄다 영어로 쓴 Kayip에 대한 일종의 반항심이 우러나온 결과다.
나는 원래부터가 속이 배배 꼬인 인간이니깐.
한국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갖는 음악인이라면 한글로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은 기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에게 그런 능력이 없지는 않겠지만 뭔가, 맘에 안 든다.



40자평 : 얼핏 보면 비틀거리고 있지만 가까이서 보면 뚜벅뚜벅 잘도 걸어가고 있다. 흔치 않은 수작(秀作).

앨범 커버를 보면서 음악을 듣고 있으면 사진에서 보이는 두 사람의 성별이 너무 궁금해서 감상에 집중이 되지 않으니 그냥 둘 다 남자라고만 알아두고 더 이상의 관심은 쏟지 말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모니터를 응시하게 된다.
관심을 가까스로 돌려서 이들의 이름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 또 다시 대체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하며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서 감상에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가장 이성적인 판단은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를 '구남 and 여라이딩스텔라'라고 나눠서 생각하는 것일텐데 그렇다면 대체 구남은 무엇이며 여라이딩스텔라는 女 riding stella인지 뭔지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노래를 듣는 데에 방해가 된다.

이상한 소리는 집어치우고 앨범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2집은 차주 네이버 뮤직 이 주의 발견 선정작의 강력한 후보다.
조금 사이키델릭하기도 하고 재지(jazzy)하기도 하고 블루지(bluesy)하기도 한 멜로디가 청중의 마음을 끈다.
무엇보다 기타를 치는 사람의 내공이 엄청난 것 같다.
그리고 기타를 치는 사람이 치는 기타의 가격도 엄청난 것 같다.
'비싼 기타 소리'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 앨범이 만점을 받지 못한 이유는 이상하게도 처음 들었을 때 음악에 뭔가 결여되어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신기하게 두 번째로 앨범을 들으면 그 비어있던 공간이 갖는 나름의 개성이 매력적으로 들린다. 




40자평 : 코러스의 화음이 인상적이다. 아니, 코러스의 화음만 인상적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이돌의 앨범을 듣고 나면 무슨 평을 써야할지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이 쓰는 평을 보면 그들이 나와 비슷한 느낌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캐치한 전자음과 어설픈 랩, 그리고 시덥잖은 합창이 난무하는 음악들에서 무언가 본질을 캐낼 수 있지 않을까하고 고심했지만 아이돌의 음악이라는 것이, 그 정도로 깊이가 있는 음악은 아니더라.
그래서 나는 아이돌의 앨범에 대해서는 그냥 아무런 평이나 쓴다.

유키스의 이번 앨범에서 그나마 돋보이는 것은 '시덥잖은 합창'의 화음이 꽤 자연스럽게 구사되었다는 것이다.
샤이니의 '루시퍼'를 들었을 때 느꼈던 그런 압도감 같은 것은 없지만 그래도 화성학적으로 봤을 때 꽤 흥미로운 구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게 전부다.



40자평 : 초기의 크라잉 넛을 꼭 닮았다. 그것만 해도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40자평에 고유명사를 쓰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 내가 더 문샤이너스의 앨범 평에 '크라잉 넛'이라는 고유명사를 쓴 것은, 이들의 음악을 듣자마자 크라잉 넛이 떠올랐고 도무지 그 크라잉 넛들이 머리 속에서 빠져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멜로디부터 박자, 심지어 가사에까지 크라잉 넛의 냄새가 짙게 배어있다.
1집은 제대로 들어보지 않았지만 이런저런 글들을 읽어보면 더 문샤이너스가 보여준 1집에서 2집으로의 변화 역시 크라잉 넛의 그것과 매우 닮아있는 것 같다.

더 문샤이너스는 고작 크라잉 넛의 아류 밴드에 불과한가?
평에도 써놨듯이 크라잉 넛이라는 밴드를 비슷하게 표현해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지만 이들이 단순히 아류에 머물렀다면 내게서 9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받긴 힘들었을 것이다.
앨범에 수록된 트랙 하나 하나만을 놓고 보면 정말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던 크라잉 넛의 초기 앨범과는 달리, 더 문샤이너스의 앨범은 곡 하나 하나 안에서 자체적인 중용을 형성한다.
곡이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가 흐리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니까 청중에게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그 방법론에 있어 극단의 것을 취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모든 게 탄탄한 연주 실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크라잉 넛과 비슷하지만 말이다.

40자평 : 꾸준히 발전하는 가창력에 비해 제자리 걸음 수준인 노래의 질이 아쉽다.

아이돌 노래 평만큼이나 어려운 게 이렇게 어설픈 그룹들의 음악이다.
뭔가 가창력을 내세우고 있지만 막상 노래도 그다지 썩 잘 부르지 못하는 그런 그룹들의 수장격인 다비치의 세 번째 미니 앨범은, 음…….

정말 할 말이 별로 없다.

아직도 라이브 무대에 설 실력은 안 되긴 하지만, 강민경은 정말 예쁘다.
이 앨범에 부여된 6점이라는 평점은 강민경의 청순함에게 헌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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