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s With Benefits

| 2011. 12. 29. 17:05


좀 가벼운 영화를 보고 싶은 바람에 골랐는데 아무런 내용도 없는 영화를 고른 셈이 되고 말았다.

흔히 로맨틱 코미디라는 딱지가 붙은 영화가 그렇듯, 친구와 애인의 간극, 자기 부정과 현실의 괴리를 다루는 진부한 영화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대부분이 '나는 다른 영화와는 달라.', '내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 따위의 느낌을 주기 위해 갖은 수를 동원하고는 결국 'ㅎ.ㅎ! 실은 나도 거기서 거기였어! 미안!' 따위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잽싸게 크레딧으로 넘어가는 것이 보통인데 이 영화도 거기서 예외는 아니라는 말이다.
왜 로맨틱 코미디는 이 장르적 한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로맨스를 만들어가는 우리의 모습이라는 게, 특별해봤자 벼룩의 서전트 점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디테일에 있어 조금의 차이는 있으나 줄거리는 다 비슷비슷한 거 아닌가.
똑같이 연애를 하고 잠자리를 공유하고 이별을 하고 눈물을 흘리고 이 첫 사이클을 0번에서 십수번 반복하다 결혼을 하고 잠자리를 공유하고 눈물을 흘리는 제 2의 사이클을 끊임없이 반복하거나 언젠가 끝나버리고 다시 1번 사이클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뭐 알아서 살거나 하는 것.
'프렌즈 위드 베네핏'은 첫 사이클을 다루는 영화인데, 그나마 자신의 특수함을 주장하기 위해 마련한 소재가 2번째 단계인 잠자리의 공유다.
하지만 지금이 무슨 1998년인가.
몸 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신선한 소재가 아니다.
"섹스"라는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올리는 장면들로 특장점을 주장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베드신이 뭐 엄청나게 끌리는 것도 아니요, 밀라 쿠니스 외에 엄청난 여자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요 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없다.
아, 저스틴의 몸 하나는 엄청나더라.
그래도 나는 게이도, 바이도 아니므로 그 하나에 엄청난 점수를 주고 싶지가 않다.

뒤집어 말하면 이런 영화가 끊임없이 박스 오피스로 유입되고 적절한 무작위의 개입으로 꾸준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이유 역시 우리가 다 거기서 거기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영화를 "거기서 거기"의 영화라고 평한다면 그것은 비판인 동시에 칭찬일 수 있겠다.

이 외에는

1. 존 메이어가 대중 문화에 회자되는 방식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2. 숀 화이트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매우 재미 있었음.
3. LA와 뉴욕의 문화 차이가 그리도 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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