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kie Brown

| 2012. 8. 23. 17:55

http://yellowhairedreviewer.blogspot.kr/2012/06/film-jackie-brown-by-quentin-tarantino.html

구글에 검색어로 "jackie brown"을 입력하면 오른쪽에 자그마한 상자가 뜨면서 한글로 된 영화 정보를 찾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보는데, 거기에 들어간 영화에 대한 짧은 소개가 다음 문장으로 시작한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변신을 행한 신작. 일각에서는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으나 바뀐 스타일은 역시 ...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대체 《재키 브라운》의 그 어디에 타란티노의 변신이 들어가 있는지.
그리고 이렇게 재밌는 영화를 두고 어느 일각에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는지.

비록 《럼 펀치(Rum Punch)》라는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재키 브라운》은 전작들과 유사하게 다양한 인물들이 다각적으로 엮이는 하나의 범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서술의 시간을 입체적으로 배치, 사건의 본질을 영화의 엔딩에서나 확인할 수 있는 타란티노 특유의 화법이 전체적으로 사용되지 않은 점은 인정하나,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후반부의 체포 작전에서 작은 규모로나마 구현되고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선 안 되겠다.

잠깐 빠지는 이야기를 하면, 이런 류의 범죄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써내려 가는 것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같은 목표를 두고 있지만 서로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동상이몽식의 이야기.
아니, 좀 더 근본적인 부분으로 들어가서 이런 입체적인 구조의 이야기는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하나의 메인 플롯을 생각하고 거기에 이런 저런 살을 붙이는 방식이라면 이 정도로 치밀한 연계가 구현되기 힘들 것 같은데, 그렇다면 단번에 영감을 받아 쓰는 이야기란 뜻일까?
만약 내 추측이 사실이라고 가정한다면, 쿠엔틴 타란티노를 하나의 "시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크게 오그라드는 표현은 아니겠다.
범죄의 시인 타란티노.

항상 감초 역할을 했던 OST도 빠지지 않았다.
바비 워맥 앤 피스라든지 빌 위더스, 슈프림스 같은 60~70년대 R&B가 은은하게 흘러나오는가 하면, 로이 에어스의 재지(jazzy)한 훵크, 엘빈 비숍의 걸쭉한 블루스 등도 감칠맛 나는 타이밍에 삽입되었다.
영화에서 나름의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델포닉스의 말랑말랑한 감성은 원곡의 재활용이라는 점에서 타란티노 영화 중 최고의 곡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촬영이나 편집 방면으로 눈을 돌려 보면, 굉장히 의미 없어 보이지만 이상하게도 중독성이 넘치는 애매한 인물 클로즈 업과 너무도 깔끔해서 치명적인 수준에 이르른 엔딩 정도를 맘에 드는 부분으로 꼽을 수 있겠다.

정말 둔하기 짝이 없는 두더쥐 같은 연기를 보여 준 로버트 드 니로도 "필수 요소"로서 손색이 없는 자격을 갖췄지만, 역시 이 영화에선 사무엘 L. 잭슨의 신들린 연기가 단연 돋보인다.
도무지 그의 연기를 어떤 단어로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으므로 그냥 유튜브에서 클립을 하나 퍼온다.
이 아저씨랑 맥주 한 잔 먹어 보고 싶다.

'ART' 카테고리의 다른 글

Platoon  (0) 2012.09.18
Barbarella  (0) 2012.09.04
농담  (1) 2012.09.03
네이버 음악 이 주의 발견 - 국내 앨범 8월 다섯째 주 40자평  (2) 2012.09.01
Malena  (0) 2012.08.26
B+탐정  (0) 2012.08.15
도둑들  (2) 2012.08.13
The Godfather Part II  (0) 2012.08.12
네이버 음악 이 주의 발견 - 국내 앨범 8월 둘째 주 40자평  (0) 2012.08.11
팔로알토(Paloalto), 이보(Evo) 《Behind The Scenes》  (0) 2012.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