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rd Storee - Dry your eyes

| 2012. 1. 16. 18:34

지난 연초에 서로 듣고 싶은 음악을 차례로 틀면서 술을 먹는데 누군가 자기가 찾는 음악이 멜론에 올라와 있지 않다는 말을 했다.
살펴보니 멜론과 네이버 둘 다 목록으로는 올라가 있지만 음원 등록은 되어 있지 않은 것이었다.
이 트랙을 꼭 듣고 싶다던 그녀의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당시의 일은 쉽게 잊혀졌다.
세상에 듣기 좋은 음악은 산더미 같이 많은 법이고 뭐 꼭 그 시점에 그 노래를 듣지 않더라도 우리 사는 삶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어제 밤에 지난 번 이 트랙을 들고 나왔던 그 사람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꺼냈다.
꼭 멜론을 사용해야 할 필요 없었던 어제는 ㅡ 그러니까 지난 번에는 꼭 멜론을 써야 했던 그런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는 말 ㅡ 그냥 유튜브와 네이버 검색을 통해 자유롭게 음원을 검색할 수 있었고, 역시나 없는 것이 없는 저 두 사이트에서는 이 노래를 들을 수가 있었다.

한 번 듣고 나서는 꼭 많은 사람들이 같이 들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부드러운 멜로디를 가진 R&B는 상당히 희귀한 종이기 때문이다.
발라드풍의 R&B라 어쩔 수없이 가사는 오그라들지만, 멜로디가 정말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있어 ㅡ 특히 후렴구에서 차분히 떨어지는 dry your eyes 부분이 참 좋다! ㅡ 인체공학적이고 노래하는 사람들의 기교가 담백하여 노래를 들으며 김치를 먹거나 할 일이 없다.
악기의 사용은 조금 노티가 나지만 아직까지는 듣는 데에 큰 문제가 없다.
이 정도의 넘버라면 상당한 히트를 칠 수도 있었을 텐데 어쩌다가 이렇게 무명의 그룹으로 묻히고 만 건지 모르겠다.


이게 원곡이다.
써드 스토리라는 팀이 어떤 팀이었는가 위키피디어에서 정보를 얻으려고 했는데, 이렇게 별 내용이 없는 위키피디어 페이지도 참 오랜만에 봤다.
이 노래의 메인 보컬인 릴 맨(Lil' Man)에 대한 페이지도 따로 없고, 심지어는 'Dry your eyes'가 포함된 1집 페이지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어쨌든 조금이나마 있는 정보를 짜깁기하여 한글로 옮겨오자면, 1999년에 발매한 1집 '3rd Storee'에 수록되어 있는 트랙으로 여러가지 잡다한 트랙을 빼면 총 12개의 트랙이 있는 앨범이더라.
이 중 5개의 트랙을 베이비페이스가 프로듀스했다고 하니 'Dry your eyes'는 약 5/12의 확률로 베이비페이스의 작품이라는 뜻이리라.
내게 이 노래를 알려준 사람이 들었던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녹음 당시 메인 보컬 릴 맨의 나이는 8살인가 9살인가였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저 빌어먹을 릴 맨 녀석은 인터넷에서 아무런 정보를 찾을 수 없어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가사를 참조하면, 중간에 느끼한 랩을 넣는 녀석의 이름은 디 스무브(D-Smoove)고 낮은 음역대의 코러스를 소화하는 녀석의 이름은 제이 알(Jay-R)이다.


이것은 포맨의 신용재와 그의 친구들이 커버한 버전이다.
노란 머리의 벤이라는 사람이 대부분의 보컬을 소화하는데 다들 실력들이 출중하여 썩 듣기 좋은 화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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