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3주 전에 김간지x하헌진의 앨범에 긴 리뷰를 쓴 내게 바로 다음 차례에 부탁이 왔던 원고다. 이 주에는 40자 평을 기한 내에 쓰지 못해버렸는데, 덕분에 40자평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리뷰 자체는 생각했던 것에 비해 쉽게 써내려갔던 것 같다. 네이버에 올라간 버전은 여기를 참고해보자.
도저히 고화질 이미지를 못 찾겠다. http://www.yesasia.com/us/seo-young-do-electric-ensemble-vol-2-new-beginning/1034347869-0-0-0-en/info.html
제목: 한국 대중음악에서 재즈의 자리를 재정립하는 앨범
최근 우리의 대중음악 트렌드의 허와 실을 제대로 짚어낼 수 있는 한 주였다. 두괄식으로 정리하면 퓨전 재즈 슈퍼 프로젝트 팀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의 앨범이 대중음악상 선정위원과 네티즌 선정위원의 고른 호평을 받아 이 주의 앨범에 선정되었고 실험적인 전자 사운드로 중무장한 락밴드 카프카의 앨범이 네티즌 선정위원 추천 앨범에 선정되었다. 반면 대중들로부터 대단한 피드백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스웨덴 세탁소의 앨범은 의외로 낮은 점수대에 머물러야 했다. 혹자는 이를 두고 대중성을 무시한 "그들만의" 평이 아니냐는 주장을 펼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식의 해석은 대한민국의 재즈 수준을 과소평가하는 태도에 불과하다.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의 2집
우리나라 재즈 베이시스트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서영도가 이끄는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은 트리오를 고집하던 서영도가 "연주를 다채롭게 할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혀 구상하게 된 팀이다. 서영도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느끼듯이,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의 음악관은 대중으로부터 필연적으로 어렵다 또는 익숙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는 스탠다드 재즈의 편성에서 벗어나 조금 더 편하게, 조금 더 쉽게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구성과 완급 조절을 주로 삼는 재즈를 쓰는 것이다. 이미 3년 전에 그 명제에 도전한 그들인 만큼, 이번 실험은 그보다도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냈다.
모든 트랙을 짧게 언급하는 것보다 앨범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되었으나 "시작"이라는, 역설적인 제목을 가지고 있는 트랙 ㅡ 그러면서도 앨범 제목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 것을 보면 당연히 이 트랙에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이 추구하는 바가 모두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ㅡ 에 대한 이야기로 평을 마무리 짓는 것이 이런 명반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다. 서영도가 말하는 앙상블이 아니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웅장함, 대중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기대 이상의 기승전결 진행, 거기에 재즈라는 장르의 고유한 특성인 자유분방함, 정교함을 9분이라는 시간 안에 풀어낸 명트랙이다. 앨범 전체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도 이보다 더 좋은 마지막 트랙이란 보기 드문 것이다.
마지막 트랙으로서의 집대성의 미와 유종의 미를 모두 갖춘 이 트랙을 들으면 앞으로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이 나아갈 길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동시에 과연 우리 대중음악에서 주목 받아야 할 장르는 무엇인지, 그 허실의 판단을 청자들에게 맡기는 그들의 대범함에 다시금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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