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시작은 레딧이었다. 메인 화면에 뜬, 대단히 레딧스러운 스레드에서 구글의 로고에서 소문자 g가 좌측으로 1픽셀, l은 좌측 아래로 1픽셀 이동했다는 소식을 이미저 링크과 함께 전달하고 있었다. 소식 자체는 거기서 끝이다.
그러나 역시 레딧의 참재미는 댓글을 읽는 것에 있으렷다. 찰진 드립을 찾아보기 위해 적지 않은 댓글을 슥슥 넘겨가며 보던 그 때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어떻게 저것을 알아차렸느냐고 물어보는 한 순수한 레딧터에게 사람들은 누가 구글 로고 URL을 매일 확인하지 않느냐는 조크를 던졌는데 그 아래로 구글 로고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친절하고 할 일이 없던 누군가가 역대 구글 로고를 간단히 정리해둔 것이 있었다. 그걸 좀 더 보기 좋게 만들어보고자 오랜만에 블로그에 새 글을 올려보기로 했다.
98년의 로고라고 한다. 유난히 조잡스러운 소문자 g를 봤을 때 g만 다른 폰트를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진 파일 이름엔 1997이라고 적혀 있지만 어쨌든 댓글 작성자는 98-99라고 명시해둔 로고. 대문자 G를 파란색으로 해서 색 배열이 괜찮아졌나 싶은데 야후를 부러워한 모양인지 애먼 느낌표가 삽입되었다.
1999-2010의 로고. 글씨가 얄상해진 것이 더 깔끔하다. 소문자 e에서 조금의 위트와, 그런 위트를 로고에 넣을 수 있는 1등 기업의 포스 같은 게 느껴진다.
10-13의 로고. 배경 그림자가 빠지고 글씨 내부의 엠보싱?도 덜해졌다. 댓글 타래에 누군가가 이 로고를 보고는 글씨 엠보싱 효과가 빠진 것을 칭찬하며 완전 옛날 로고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바로 작년까지 쓰이고 있었던 로고.
그리고 현재의 로고.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플랫 디자인의 영향을 받아 글씨가 단색으로 바뀌었다. 계속 보고 있으면 색 배치 때문인지 조잡스러운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구글은 짱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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