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뮤직에 쓰는 첫 긴 앨범 리뷰의 대상으로 보사노바 앨범이 뽑혔을 때의 그 엄습했던 긴장감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 앨범 평을 쓰는 내내 그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없었고 글을 다 쓴 뒤에도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고 있다.
중학생 수준의 글을 썼다.
그런데 도무지 더 나은 방향으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없어서 그냥 이 상태로 담당자에게 전송했다.
나희경 씨가 와서 싸대기를 한 대 후려치고 간다 해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겠다.
선정의 변 :
이번 주 후보작 중에는 확실하게 귀가 번쩍 열리는 앨범은 없었다.
나희경의 앨범과 마일스 어웨이의 앨범 정도만이 네티즌 선정위원단에게 준수하게 어필했으나 대중음악상 선정위원단으로부터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나희경의 데뷔 앨범이 이 주의 발견에 꼽히게 된 것은 그녀의 험난했을 앨범 제작 여정에 대한 동정표 때문만은 아니다.
보사노바의 본고장 브라질에서 직접 만들어 온 따끈따끈한 그녀의 보사노바는 가을 날씨와 어우러져 청자에게 질 좋은 감미로움을 선사한다.
앨범 리뷰 : 진짜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 ‘Heena’의 진짜 보사노바
한 사람이 보여주는 예술은 그의 삶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는 그 예술 활동의 산물이 우리네 삶과 필연적으로 닮을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회의론이 아니다.
물론 예술과 예술가의 삶이 깊은 연관이 있다는 말은 1차적인 의미에서 예술가가 당장 자기 주변에 있는 대상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것을 포함하기는 한다.
렘브란트가 평생 동안 자화상을 줄기차게 그렸던 것이나 박완서의 작품 세계가 협소하다는 비판을 받는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예술 작품이 꼭 예술가의 개인적인 경험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제프 버클리의 ‘Grace’,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 등에서 느껴지는 넓이와 깊이는 도무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유래했다고 보기 힘든 면이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우리는 예술과 예술가의 삶에 연관성을 부여할 수 있는데, 아무리 그 결과가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것과 닮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그런 위대한 예술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한 사람의 삶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예술이란, 어떤 의미에서든, 그 예술의 주인의 삶의 연장선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토양 삼아 자연스레 질 좋은 작품들을 길러내는 것.
하지만 모든 예술의 기원이 이와 같이 삶에서 예술로의 일방향적인 성질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 우리는 추구하는 예술 세계의 완성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꾸는 예술가들의 소식을 접한다.
예술의 완성도에 있어 직접적인 경험이라는 요소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질적 향상에 굉장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만 24세 소녀 나희경은 바로 이 예에 적용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보기 힘든 예술가다.
그녀는 진짜 보사노바를 배우기 위해 지난 해 12월 혈혈단신으로 보사노바의 원산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로 건너가 보사노바와 함께 5달을 생활하고 돌아왔다.
이 정도면 행동하는 예술인의 모범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진지한 예술가의 모범을 보여준 그녀의 노력의 결과물은 어떨까?
나희경의 데뷔 앨범 ‘Heena’는 총 15트랙으로 일단 물량 면에서 빵빵한 구성을 보여준다.
트랙을 하나 하나 살펴 보면 낯설지 않은 제목들이 눈에 띈다.
사실 이 앨범은 기존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보사노바의 베스트 넘버들의 재탕 모음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앨범을 위해 새롭게 써진 곡은 단 2곡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유명 곡들의 재탕이라는 이유만으로 나희경의 음악적 역량을 폄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사노바라는 장르의 특성상 기성곡을 재해석하는 것 자체가 거의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지의 창의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나희경의 앨범은 그 자체만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원곡과의 비교를 통한 감상도 권장할 만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버전으로 소화해 낸 결과물들 사이에서 그녀의 성과가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있는지 좀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고 싶다면 말이다.
개인적인 평으로 앨범 ‘Heena’는 브라질 냄새가 물씬 풍기는 진짜 보사노바 앨범으로 나희경 개인의 취향을 많이 반영했다기보다 원곡에 충실한 편곡을 들려준다.
한글 가사로 부른 세 곡에서는 한국적인 정서를 보사노바의 느낌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히 가미했다.
다소 진부한 보이스로 일관한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치게 눈에 띄는 것보다는 낫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 앨범 평을 쓰는 내내 그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없었고 글을 다 쓴 뒤에도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고 있다.
중학생 수준의 글을 썼다.
그런데 도무지 더 나은 방향으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없어서 그냥 이 상태로 담당자에게 전송했다.
나희경 씨가 와서 싸대기를 한 대 후려치고 간다 해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겠다.
선정의 변 :
이번 주 후보작 중에는 확실하게 귀가 번쩍 열리는 앨범은 없었다.
나희경의 앨범과 마일스 어웨이의 앨범 정도만이 네티즌 선정위원단에게 준수하게 어필했으나 대중음악상 선정위원단으로부터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나희경의 데뷔 앨범이 이 주의 발견에 꼽히게 된 것은 그녀의 험난했을 앨범 제작 여정에 대한 동정표 때문만은 아니다.
보사노바의 본고장 브라질에서 직접 만들어 온 따끈따끈한 그녀의 보사노바는 가을 날씨와 어우러져 청자에게 질 좋은 감미로움을 선사한다.
앨범 리뷰 : 진짜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 ‘Heena’의 진짜 보사노바
한 사람이 보여주는 예술은 그의 삶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는 그 예술 활동의 산물이 우리네 삶과 필연적으로 닮을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회의론이 아니다.
물론 예술과 예술가의 삶이 깊은 연관이 있다는 말은 1차적인 의미에서 예술가가 당장 자기 주변에 있는 대상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것을 포함하기는 한다.
렘브란트가 평생 동안 자화상을 줄기차게 그렸던 것이나 박완서의 작품 세계가 협소하다는 비판을 받는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예술 작품이 꼭 예술가의 개인적인 경험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제프 버클리의 ‘Grace’,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 등에서 느껴지는 넓이와 깊이는 도무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유래했다고 보기 힘든 면이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우리는 예술과 예술가의 삶에 연관성을 부여할 수 있는데, 아무리 그 결과가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것과 닮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그런 위대한 예술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한 사람의 삶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예술이란, 어떤 의미에서든, 그 예술의 주인의 삶의 연장선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토양 삼아 자연스레 질 좋은 작품들을 길러내는 것.
하지만 모든 예술의 기원이 이와 같이 삶에서 예술로의 일방향적인 성질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 우리는 추구하는 예술 세계의 완성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꾸는 예술가들의 소식을 접한다.
예술의 완성도에 있어 직접적인 경험이라는 요소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질적 향상에 굉장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만 24세 소녀 나희경은 바로 이 예에 적용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보기 힘든 예술가다.
그녀는 진짜 보사노바를 배우기 위해 지난 해 12월 혈혈단신으로 보사노바의 원산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로 건너가 보사노바와 함께 5달을 생활하고 돌아왔다.
이 정도면 행동하는 예술인의 모범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진지한 예술가의 모범을 보여준 그녀의 노력의 결과물은 어떨까?
나희경의 데뷔 앨범 ‘Heena’는 총 15트랙으로 일단 물량 면에서 빵빵한 구성을 보여준다.
트랙을 하나 하나 살펴 보면 낯설지 않은 제목들이 눈에 띈다.
사실 이 앨범은 기존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보사노바의 베스트 넘버들의 재탕 모음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앨범을 위해 새롭게 써진 곡은 단 2곡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유명 곡들의 재탕이라는 이유만으로 나희경의 음악적 역량을 폄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사노바라는 장르의 특성상 기성곡을 재해석하는 것 자체가 거의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지의 창의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나희경의 앨범은 그 자체만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원곡과의 비교를 통한 감상도 권장할 만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버전으로 소화해 낸 결과물들 사이에서 그녀의 성과가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있는지 좀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고 싶다면 말이다.
개인적인 평으로 앨범 ‘Heena’는 브라질 냄새가 물씬 풍기는 진짜 보사노바 앨범으로 나희경 개인의 취향을 많이 반영했다기보다 원곡에 충실한 편곡을 들려준다.
한글 가사로 부른 세 곡에서는 한국적인 정서를 보사노바의 느낌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히 가미했다.
다소 진부한 보이스로 일관한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치게 눈에 띄는 것보다는 낫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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