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펙터 적잖이 써봤다고 생각하는 내가 보기에 이 POD는 정말 내 성향과는 맞지 않는 녀석이다.
만약 POD 시리즈가 전반적으로 이런 소리밖에 내주지 못한다면 ㅡ 아마 그러지는 않으리라고 생각되지만 ㅡ 나는 절대 POD를 사용하지 않으리.
전반적인 느낌은 Boss의 ME-50이랑 비슷하다.
앰프 시뮬의 드라이브, 딜레이를 제외한 FX류, 그리고 딜레이를 주로 이펙팅 할 수 있으며 추가적으로 컴프레서와 노이즈 게이트, 리버브를 사용할 수 있다.
드라이브부터 살펴 보면, 캐비넷 크기 별로 1x8, 1x12, 2x12, 4x10, 4x12로 구분이 되어있고 각각 2~3개의 모델이 속해있다.
매뉴얼이 없어서 마지막까지 제대로 알아내는 데에는 실패했는데, 조그 다이얼을 돌리면 한 앰프 모델이 녹색 LED와 적색 LED, 두 가지 종류로 선택이 가능하다.
아마 클린 톤과 드라이브 톤의 채널 선택을 구현하려고 한 것 같은데 직접 써 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조잡하다.
마음에 드는 소리가 몇 가지로 한정되어있어 결국 드라이브 톤은 2~3개로만 국한되는 현상이 발생.
FX로 넘어가도 상황이 그리 좋아지지는 않는다.
코러스, 트레몰로, 플랜저, 페이저 같이 기본적인 이펙터는 다 갖추고 있고, 옥타브 퍼즈(octave fuzz), 링 모듈레이터(ring modulator), 스웰(swell)처럼 흔히 사용할 일이 없는 이펙터도 있다.
문제는 이런 각종 이펙터의 적용 '정도(degree)'를 조절하는 노브가 단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플랜저는 소리의 깊이 조절은 불가능하고 주기 조절만 가능하고 코러스는 울림의 정도만 조절된다.
같은 이펙팅을 하더라도 세세하게 사운드를 조절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아주 쥐약 같은 세팅 환경이다.
딜레이는 6종류가 마련되어있고 탭 페달도 있어서 원하는 딜레이를 내기에 편리하다.
딜레이의 볼륨을 조절하는 노브도 물론 있다.
리버스(reverse)라는 딜레이는 이 이펙터에서 처음 사용해봤는데 사용하는 법만 제대로 익힌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소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페달은 기본으로 볼륨 페달로 사용하고 윗부분을 꾸욱 밟으면 와우로 전환되고 다시 꾸욱 밟으면 볼륨 페달로 돌아간다.
와미 기능은 없다.
이펙터 오른편의 나사를 조정하면 페달의 뻑뻑함 정도도 조절할 수 있다.
컴프레서와 노이즈 게이트, 리버브는 뭐 평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나의 뱅크당 네 개의 소리를 저장할 수 있고 각각의 소리마다 앰프 시뮬, FX, 딜레이만 껐다 켰다 사용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솔로 톤으로 전환하는 탭도 있어 같은 톤으로 솔로를 쳐야할 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튜너도 물론 내장되어 있는데 LED로 표시되는 것이 단 세 개 ㅡ 정음과 그보다 낮은 음 그리고 그보다 높은 음 ㅡ 밖에 없어서 튜닝을 할 때 어느 정도 정음에 접근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LED를 깜빡이게 해서 그 깜빡이는 주기로 얼마나 정음에 접근했는지 표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뭐 그래도 매번 정튜닝만 하는 사람에게는 심하게 불편하지는 않다.
무게는 그다지 무거운 편이 아니고 케이스가 따로 없어도 중간의 스테인리스 바를 잡고 쉽게 이동이 가능하며, AUX 인풋이 있어서 다른 음원을 같이 들으면서 연주가 가능하다.
헤드폰 아웃풋도 있고 MIDI 인, 아웃 플러그도 있다.
전체적인 아웃풋 레벨을 조정하는 노브도 뒤에 달려있는데 너무 작고 얼마나 노브를 돌렸는지 확인하려면 이펙터를 들어 올리거나 직접 뒤를 보면서 맞추는 방법밖에 없는데 조금 불편한 편이다.
GNX 시리즈도 이와 마찬가지의 시스템을 선택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좀 더 사용자 친화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주로 같이 사용한 앰프는 마샬이었고 같이 사용한 기타는 깁슨 SG였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안정된 톤을 잡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톤이 너무 날라다니고 어떻게 만져도 게인이 도무지 일정수준 아래로 내려가질 않아서 너무 화가 났다.
한 두 번 있는 일도 아니라 결국 어제 합주를 끝으로 이 골치덩어리를 팔아버리고 다른 이펙터를 사기로 마음 먹었다.
나와 상당히 비슷한 환경의 사운드 샘플을 링크하고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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