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wanda

| 2011. 10. 20. 13:22

길게 할 말은 없는 영화 '호텔 르완다'.

호텔 르완다
감독 테리 조지 (2004 / 이탈리아,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미국)
출연 돈 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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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 돈 치들이 주연으로 나온다.
돈 치들은 '호텔 르완다'로 그 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영광까지 얻게 되는데 이듬해 영화 '크래쉬'에서 또 다시 돋보이는 연기를 펼치며 주목받는 배우 반열에 오르게 된다.
실제로 인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의식이 깨어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이 영화에서의 그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그의 인간애가 절절히 묻어 나오는 것이 아주 가슴에 와닿는다.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는 호아킨 피닉스와 장 르노는 사실 별로 중요한 역할도 아니며 출연 분량도 매우 짧은 편.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 할 이름들은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이름들이다.
정말 작은 역할을 배정 받은 조연들까지 눈을 뗼 수 없는 열연을 펼친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호텔 르완다'를 '킬링 필드'와 비교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여태까지 본 영화 중에 가장 충격적이고 감동적인 영화로 꼽는 '킬링 필드'는 사실 배우들의 연기가 그렇게 빛나는 영화는 아니다.
'킬링 필드'의 몰입도가 높은 이유는 영화가 관객에게 제시하는 하나 하나의 상황과 그 장면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것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의 절박함이 잘 드러났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가 그렇게 눈에 띄는 것이 아니더라도 관객들은 계속해서 긴장을 하며 영화에 집중할 수가 있는 것이다.

'호텔 르완다'는 반면, 장면 장면의 긴장감을 살리는 것에는 솔직히 별로 성공하지 못했다.
아슬아슬해야 할 장면들은 무언가 나사가 풀린 것처럼 밍밍한 맛이 난다.
칼을 들이대든, 총을 들이대든, 가족이 죽을 위기에 처하든, 탈출에 실패하든 다 그냥 그렇게 되고 말았다는 정도의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오히려 배우들이 그토록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적인 면을 제외하고는 아주 실패한 영화로 취급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호텔 르완다'가 '킬링 필드'와 마찬가지의 감동을 주는 이유는 두 영화가 모두  믿겨지지 않을 만큼 끔찍한 상황에서 초인적인 능력으로 그 끔찍함을 타개해야 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한 개인의 이야기를 조명하며 그를 통해 우리가 자칫 알지 못하고 넘어갈 수 있는, 그러나 우리가 꼭 알고 넘어가야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호텔 르완다'.
영화로서의 완성도를 따지기 이전에 '호텔 르완다'가 훌륭한 영화가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점 때문이다.

조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이런 영화를 본 후의 우리의 생각을 단순히 영화의 감상이 끝났다고 접어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리라.
대체 이 조그만 행성 지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서로 보듬기에도 바쁜 이 땅 위에서 왜 이렇게 많은 불필요한 싸움이 계속되야 하는 것일까.
그토록 자유와 민주주의와 인권을 부르짖던 자들은 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 동안 어디에 있었는가.

전세계에서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이 참혹함을 없애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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