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vs 2011

| 2011. 6. 13. 13:01

짧지만 훌륭한 분석.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전반적인 타격 침체의 경향도 간략히 알 수 있고, 현재 레이스의 공격이 참 시원시원하다고 느껴졌던 작년에 비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건지 정리가 잘 되어있다.


원문 : http://www.draysbay.com/2011/6/11/2218819/2010-vs-2011-to-date

레이스는 지난 경기의 패배로 올 시즌 4번째 완봉패를 당했다.
오리올스에게만 2번째 당하는 완봉패이다.
2011 시즌이 약 40% 진행된 현재의 페이스대로라면 레이스는 이번 시즌에 지난 시즌과 같은 총 10번의 완봉패를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 마지막 7경기에서 4번의 완봉패를 당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레이스는 최근 70 경기동안[각주:1] 8번의 완봉패를 당한 셈이다.

이번 시즌에 대해 레이스 팬들이 가장 자주 하는 이야기는 팀의 타격에 관한 것이다.
지난 시즌 리그 득점 부문 3위를 달렸던 레이스는 올해 득점 부문에서 겨우 리그 9위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에릭 하만이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의 볼넷/삼진 비율에 대한 비교 분석 글을 월요일에 올리기로 했으니, 그 사이에 이번 시즌과 지난 시즌의 타격을 전반적인 측면에서 비교하는 글을 써보기로 했다.

구체적인 수치 분석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는 아메리칸 리그가 전반적으로 타격 침체기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올 시즌 경기당 득점의 리그 평균은 4.3점인데, 이는 지난 시즌 4.5점에 비해 감소한 수치이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현재의 야구가 스테로이드 시대에서 벗어나면서 경기당 홈런 수, 경기당 안타 수, BABIP[각주:2], 장타율, 타율 등의 기록이 점점 내려가고 있다는 데에 기인한다.
이 점은 2011 시즌 레이스의 타격 성적이 부진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 사실을 부진한 기록의 핑계로 삼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면 이제 본격적인 분석을 시작해보자.
아래의 표는 2010 시즌과 6월 10일까지 2011시즌의 각종 팀 타격 기록을 비교해놓은 것이다.


작년과 대비해 3루타와 홈런의 숫자가 거의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아마 가장 놀라운 점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그냥 느낌만으론 지난 해보다 훨씬 적은 장타만 쳐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팀 득점은 작년에 비해 19%나 감소했다.
이는 위에서도 언급한 리그의 전반적인 타격 저하에 기인하는 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레이스의 공격이 이번 시즌 확실히 침체에 빠진 증거라고 말할 수도 있다.

기록을 더 살펴보면, 레이스는 작년 시즌보다 10번 적은 희생타 기회가 있었고 도루 성공율 또한 더 낮아졌다.
레이스라는 팀은 뛰어난 주루로 주자들을 살리고 상황에 맞는 작전을 구사하여[각주:3] 주자들을 진루시키는 팀이었다.
이러한 팀의 전략은 타선의 중간에 힘 있는 타자를 두는 전통적인 방법보다 더 효과적인 것임이 지난 시즌에 증명되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레이스는 이 전략을 제대로 실행시키지 못하고 있다.
팀 득점을 어떻게든 올리기 위해 감독 조 매든은 클린업 트리오[각주:4]에 총 9명의 선수를, 그 중 3번 타순에는 총 6명의 선수를, 5번 타순에는 총 10명의 다른 선수를 기용하면서 가장 좋은 조합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찾고 있는 중이다.

팀의 BABIP는 지난 시즌 이맘 때까지 .311을 기록했다.
땅볼 비율은 42%였고, 라인 드라이브 비율은 19%였으며, 플라이 볼의 비율은 39%였다.
이번 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285의 상당히 감소한 BABIP를 기록 중이지만 비율의 경우 땅볼 44%, 라인 드라이브 18%, 플라이 볼 38%로 거의 차이가 없다.
사실 BABIP의 감소는 아메리칸 리그의 경우 지난 해 리그 평균이 .295였고, 올 시즌엔 .287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렇게 놀랄만한 감소는 아니다.
한 가지 고무적인 뉴스는 레이스가 추가 진루 확률(XBT%)[각주:5]에서 올 시즌 지난 해보다 3% 증가한 48%를 기록 중이며 이는 리그 평균인 40%와 비교했을 때 훨씬 높다는 것이다.

월요일에 에릭이 2011 시즌 레이스의 선구안에 특별히 초점을 맞춘 글을 올릴 예정이지만, 위의 기록을 보면 그의 글이 대충 어떤 내용의 글이 될지 예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 해 팬들의 불평이 타자들이 너무 많은 볼넷을 수용한다는 것이었던 반면 이번 시즌에는 너무 볼넷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득점에 실패한다는 것에 불평을 하는 팬들이 많다.
하지만 여전히, 레이스가 각종 작전을 펼쳐 ㅡ 상황별 타격의 성공율을 높이거나 더 좋은 주루를 선보인다면 ㅡ 경기에 좀 더 전략적으로 임하는 것에 성공한다면 지난 해의 기록과 올해 기록 사이의 차이를 줄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ESB[각주:6]와 ESPN은 프로덕티브 아웃 비율(Productive Out Percentage)[각주:7]이라는 새로운 수치를 도입했다.
이 수치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상황을 고려한다.[각주:8]

1. 1사 상황에서 투수가 주자를 진루시킬 경우.
2. 무사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주자를 진루시킬 경우.
3. 1사 상황에서 주자를 득점시키는 경우.

위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타자가 주자를 진루시키지 못하고 아웃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해, 레이스는 아메리칸 리그 평균보다 2% 높은 34%의 POP를 기록했다.
올 시즌은 30%의 기록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리그 평균보다 3% 낮은 수치이다.
또한 레이스는 맷 조이스의 눈부신 활약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파워가 부족한 실정이다.
원래는 매니 라미레즈가 타선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했으나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사라졌고 에반 롱고리아가 26게임이나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계속 부진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상황은 설상가상이다.

어쩌면 시즌 중반, 즉 향후 몇 주간에 이루어질 승격으로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몇몇 선수들의 파이팅으로 인해 전반적인 팀 타선이 다시 기운을 얻을 수도 있겠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현재 레이스가 겪고 있는 로스터의 비효율성[각주:9]을 고치는 데 한 몫 거들 수 있을 것이다.
  1. 지난 시즌의 7경기와 이번 시즌의 63경기를 포함한 70경기이다. [본문으로]
  2.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의 약자로 이 수치에 대한 설명은 http://mlbpark.donga.com/bbs/view.php?bbs=mpark_famous&idx=778 참조. [본문으로]
  3. 즉 결정적인 상황에서 희생 번트나 플라이를 쳐, 깨알 같은 점수를 올려 경기에서 승리한다는 뜻. [본문으로]
  4. 팀의 3번, 4번, 5번 타순을 의미한다. [본문으로]
  5. 주자가 1루타 또는 2루타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더 진루한 경우를 확률로 표현한 기록. [본문으로]
  6. Elias Sports Bureau의 약자로 각종 스포츠에 수치적인 통계로 분석을 시도하는 회사. [본문으로]
  7. 간단히 말하자면 전체 아웃에 대한 ‘조금이나마 더 생산적인’ 아웃의 비율을 따지는 것으로,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한다면 http://bsaeballtwins.tistory.com/entry/POProductive-Out 참고. [본문으로]
  8. 기록 자체가 ‘아웃’에 관한 것이므로, 다음의 세 상황은 아웃이 된다는 조건을 전제한다. 즉, 희생 번트나 희생 플라이나 다른 주자를 진루시킬 수 있는 내야 땅볼의 경우를 따지는 것이다. [본문으로]
  9. 너무 많은 다른 선수들을 끊임없이 타순과 포지션을 바꿔가며 기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