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레이스의 이번 시즌 트레이드 향방

| 2011. 7. 7. 18:28

야구 팬에게 있어 트레이드 시즌만큼 신경을 집중하는 때가 있을까.
특히나 이번 시즌처럼 단장과 감독의 능력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할 때는 트레이드 데드라인 부근에서 팀이 어떤 움직임을 보여주는지 궁금해서 아주 그냥 촉각이 곤두선다.
생각만해도 두근두근거림.

원문 : http://mlb.sbnation.com/2011/7/6/2262381/tampa-bay-rays-buyers-and-sellers-johnny-damon-bj-upton-desmond-jennings


탬파베이 레이스에게 있어 7월 한 달은,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의 지옥 같은 스케줄과 다가오는 트레이드 데드라인 덕분에 마치 교차로에 선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내일부터[각주:1] 레이스는 같은 지구에 있는 그들의 라이벌 2팀과 11경기를 연속으로 맞붙게 된다.
그 중 8경기는 현재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뉴욕 양키스와, 3경기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선두인 보스턴 레드 삭스와 상대한다.
이번 시즌의 성패가 앞으로 다가올 2주에 달린만큼, 바로 이 2주간 레이스가 집중해야 할 것은 자신의 라이벌들을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탬파베이는 현재 뉴욕에 비해 5경기를, 보스턴에 비해 3.5경기를 뒤져있다.
둘 중 어떤 게임차도 뒤집는 것이 그렇게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지만 뉴욕과의 시리즈에서 선발 투수 매치업이 꽤 좋지 않기 때문에 게임차가 더 벌어질 것이 예상되고, 그렇게 되면 순위를 뒤집기란 꽤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양키스와 대결하는 두 시리즈에서 절반을 이기는 것에 성공한다고 해도, 그것은 앞으로 양키스와의 게임차를 직접 줄일 수 있는 기회를 8번으로 줄이는 꼴이 된다.[각주:2]
만약 양키스와의 8경기 중에 6경기 정도를 지기라도 한다면 4게임차가 벌어져 게임차는 9로 늘어나게 된다. 물론 뒤집을 수 있는 차이이기는 하지만 레이스가 속한 이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심지어 앞에서 말한 바는 보스턴과의 시리즈에서 레이스가 루징 시리즈를 가져갈 수도 있다는 사실은 고려에 넣지도 않은 것이다.
레이스가 양키스와의 맞대결에서 열심히 지고 있는 사이에 보스턴이 좋은 성적을 올린다고 가정해보자.
세상사가 얼마나 빨리 안 좋은 방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보게 되리라.

물론 이건 최악을 가정했을 때의 이야기다.
레이스는 앞으로 다가올 이 세 번의 시리즈에서 충분히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알력 관계를 새롭게 규정할 능력이 있다.
만약 앤드류 프리드먼이 그의 전투 전략을 잘 대비해왔다면, 레이스에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해도 큰 무리는 없다.

레이스의 단장 프리드먼은 이 세 시리즈의 결과에 따라 향후 팀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결정할 사항이 많을 것이다.
만약 레이스가 2주 안에 현재의 갭을 줄이는 데 성공한다면, 프리드먼은 2011년에 이루어야 할 것과 2012년을 위해 대비해야 할 것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실패한다면, 문제는 의외로 더 간단해진다.
레이스라는 팀이 더 이상 약팀이 아닌만큼 전력 유지를 위해 선수들을 마구 팔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내년의 로스터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몇몇 선수들을 파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될 것이다.
결국 결과가 어떻든 8월 1일[각주:3]의 레이스는 지금과는 꽤 다른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탬파베이는 예정된 세 시리즈에서 이기든 지든 1루수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만약 케이시 코치먼이 현재의 페이스(.336/.393/.454)[각주:4]를 시즌 후반기에도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의 프리드먼 단장은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의 유망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할 것이다.[각주:5]
카치맨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254/.316/.378 정도의 활약만 보여주던 선수였고, 4년동안 5개의 팀에서 뛸만큼 불안한 시기를 보냈다.
그가 꽤 괜찮은 선수가 되리라는 평이 있었을 때도 지금처럼 좋은 타격감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은 빠져있었다.
따라서 시즌이 흘러감에 따라 그가 ZiPS의 예상대로 .286/.348/.417 정도의 성적으로 수렴해가는 것은 그다지 쇼킹한 뉴스는 아닐 것이다.
비록 그의 수비를 대체할만한 선수를 찾기는 힘들겠지만, 저 정도의 성적이라면 1루수치고는 상당히 평균 이하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다른 포지션으로 넘어가면 상황을 예측하는 것이 좀 더 어려워진다.
레이스가 이 엄청나게 중요한 시리즈들에서 어떤 성적을 올릴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켄 다비도프에 따르면 쟈니 데이먼이 데드라인 전에 유니폼을 갈아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의 타력을 필요로 하는 팀이 몇 군데는 있기 때문이다.
아메리칸리그의 좌익수들의 평균 타격 성적은 .244/.305/.373인 반면 쟈니 데이먼은 투수 친화적인 구장에서 뛴다는 단점을 안고도 .279/.323/.423의 성적을 올리는 중이다.
내셔널리그에는 그를 위한 지명타자 자리가 없기는 하지만 그의 계약이 1년에 5.25M$로 부담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데이먼에게 관심이 있을만한 팀이 몇 팀은 있을 것 같다.

만약 레이스가 이번 시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할 것 같다면 B.J.업튼 또한 트레이드 대상이 될 수 있다.
업튼이 슈퍼스타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선수가 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가치가 별로 없다는 트릭에 넘어가면 안 된다.
일반적으로 업튼이라고 하면 수비를 잘 하는 선수로 알려져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풀 시즌으로 활약한 5시즌 중 4시즌은 리그의 다른 평균적인 중견수들보다 더 좋은 타격 성적을 올렸다.
또한 그의 계약은 이제서야 연봉 조정 2년차로 접어들었으니 경제적인 측면에서 생각하더라도 업튼을 데려가는 팀은 꽤나 좋은 딜을 성공시킨 셈이다.

바로 언급한 두 선수는 팀 내부적으로도 대체가 가능한 선수들이긴 하다.
현재 레이스에는 엄청난 수비력을 지닌 4번째 외야수 샘 풀드가 있고, 마이너리그에도 메이저 데뷔를 앞둔 외야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맷 가자 트레이드 때 컵스로부터 얻어온 브랜든 가이어는 지난 해 더블A에서 아주 좋은 성적을 올렸고 25살이 된 올해 트리플A에서도 마찬가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올라와서 주전 선수로 뛸만한 실력을 갖췄는지, 아니면 그저 평범한 4번째 외야수일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만약 데이먼이 팀을 옮기고 올 시즌 레이스가 플레이오프에서 멀어지게 된다면 아마 올해에 그를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데스몬드 제닝스라는 걸출한 유망주도 더램에서 대기하고 있다.
시즌 초반 트리플A에서 조금 부진한 이후 제닝스는 리바운드에 성공, 현재까지 358 타석에서 .275/.370/.451의 기록을 올리고 있다.
믿을 수 없는 달리기 실력 덕분에 중견수로서 뛰어난 수비력까지 갖추었다고 평가되는 그는 업튼의 공격력뿐만 아니라 수비력까지 바로 이번 시즌 중반부터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예상되는 로스터의 변화는 타자에서 그치지 않는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투수가 부족한 이런 상황이라면 아마 제프 니먼도 트레이드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미 트리플A를 평정하고(59와 1/3이닝 동안 9이닝 당 삼진 9.3, 삼진/볼넷 비율 4.7)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미 5번의 선발 경험이 있는 알렉스 캅이 니먼의 자리를 꿰찰 것이다.
계투 투수를 트레이드한다고 치면 브랜든 고메스나 또 다른 탑 유망주 제이크 맥기를 2011 시즌에 팀에서 가장 빽빽한 자리인 불펜에 끼워넣을 수 있을 것이다.

향후 2주간의 성적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이런 모든 변화는 단순히 2012년을 위한 대비뿐만 아니라 당장 올 시즌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팀의 전력을 더 향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음 11개의 경기는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올 시즌 레이스의 방향을 바꾸고 팀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팀의 전력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성공적으로 선수들을 사고 팔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단장 역에 프리드먼보다 더 적합한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앞으로 보여줄 그의 활약에 집중하자.

  1. 현지 날짜로 2011년 7월 7일부터. [본문으로]
  2. 쉽게 말하면 양키스와의 남은 경기가 8게임밖에 안 된다는 뜻이다. [본문으로]
  3. 8월 1일이란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끝난 후를 의미한다. [본문으로]
  4. 이렇게 밑도 끝도 없이 써있는 숫자는 타자의 경우 타율/출루율/장타율로 읽으면 된다. [본문으로]
  5. 그러니까 카치맨을 트레이드하려고 한다는 뜻.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