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불만스러운 이유

| 2011. 8. 3. 19:59

이번 데드라인에 보여주리라고 생각했던 최소한의 트레이드도 벌이지 않은 레이스의 운영진에 실망한 사람이 나뿐만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분명히 이 팀이 그렇게 멍청하게 나앉아있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다.
급변하는 트레이드 시장 틈바구니에서 그 때 그 때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 현 상황에 이르렀다는 희망적인 생각을 하고 있어야지.

어쩌면, 아주 어쩌면 와일드 카드라도 따낼 수 있을 수도 있잖은가.

원문 : http://www.draysbay.com/2011/8/1/2308832/why-this-trade-deadline-kinda-stunk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지나간 이 시점에서, 레이스의 팬들은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몇몇 사람들은 업튼을 트레이드하지 않은 것에 기뻐하고 있을 수 있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레이스가 아무런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은 것에 실망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는 후자의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데드라인은 정말 몹시 실망스럽다.

우리 모두는 레이스의 현재 상황이 어떤지 알고 있다.
레이스는 2011년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이미 떨어져 나왔다.
많은 선수들이 올해가 지나면 프리 에이전트로 팀을 떠나게 되고(게다가 보상 드래프트 픽도 받지 못한다.), 오프시즌이 지나면 올해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게 된다.
레이스의 운영 정책이 스몰 마켓의 그것을 표방하고 있고 그들이 투자한 것 이상의 가치를 뽑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하는 상황에서 분명히 이번 데드라인 전까지 트레이드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이번 데드라인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은 레이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즉, 꼭 트레이드를 만들 필요는 없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트레이드 대상 선수들에 대해 적정한 대가를 받을 때까지 그저 기다릴만한 여유도 있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마 현 상황은 그 기다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레이스는 그들의 선수들에 대해 만족스러울만한 제안을 받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트레이드를 삼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레이스의 입장을 이해할 수도 있다.
현재의 운영진은 꽤 오랜 기간 동안 선수 시장을 훌륭하게 분석해낸 전력을 가지고 있다.
만약 그들이 판단하기에 별로 좋은 거래가 아니었다면, 그 거래는 실제로 그다지 좋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언제든지 선수를 트레이드하고 싶다면 이번 오프시즌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하지만 자꾸 다른 방향의 생각이 든다.
속이 답답해서 소리를 지르고만 싶다!!
이유없이 이런 심정이 드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즌 선수 시장 분석

올해의 트레이드 시장은 딱히 한 마디로 정리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트레이드를 통해 주요 선수를 영입한 팀이나 유망주를 받은 팀이나 이익 관계가 엇갈리는 거래가 많았기 때문이다.
헌터 펜스카를로스 벨트란이 꽤나 좋은 가치를 인정받았다면, 마이클 본은 달러를 주고 몇 페니만 받은 꼴로 헐값에 팔려갔다고 볼 수 있다.
우발도 히미네즈는 꽤 좋은 유망주 패키지와 트레이드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로키스가 받은 것보다 준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내셔널스는 B.J.업튼이나 데나드 스판 같은 외야수를 영입할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그 상대 선수로는 고작 타일러 클리퍼드이안 데스몬드 정도밖에 제시하지 않았다.

굳이 내가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만 한다면, 이번 트레이드 시장은 전반적으로 선수를 사려는 팀이 이익을 봤다는 의견이다.
헌터 펜스의 트레이드만이 유일하게 수익보다 지출이 컸던 영입이었다.
마이클 본의 예를 봤을 때 만약 레이스가 B.J.업튼을 그 정도 선수들에 트레이드 했더라면 별로 좋은 트레이드가 아니었으리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따라서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레이스가 업튼을 잔류시킨 것은 꽤 현명한 처사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이번 시즌 트레이드 시장에는 주요 선수를 내주면서 좋은 유망주들을 건진 트레이드가 꽤나 있었다.
특히 계투 부문이 그랬다.


코지, 지글러 그리고 애덤스는 모두 카일 판즈워스호엘 페랄타보다 좋은 선수들이긴 하지만, 레이스가 몇 가지 괜찮은 선수 조합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트레이드에 나섰더라면 쓸만한 유망주 몇몇을 건질 수 있었으리라는 후회는 그다지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다.
아니지, 어쩌면 레이스는 그런 트레이드를 시도했고 그 모두가 알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단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크리스 데이비스와 브랜든 앨런이라는 젊고 파워풀한 1루수/ 지명 타자감이 그런 계투 투수들과 트레이드 되는 것을 그저 지켜봐야만 했다는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레이스로부터의 어떤 공식적인 입질도 알려진 바 없이 말이다.

현재 레이스 로스터의 상황

레이스가 2011 시즌의 플레이오프 레이스와 확실히 관련이 없어진 이 상황에서 그들의 임무는 2012년과 그 이후의 계획에 매진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 예상되는 2012년의 로스터를 보자.
뭔가 느껴지는 바가 있을 것이다.


전력이 탄탄하다는 것에는 의심할 바가 없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운만 따라준다면 충분히 플레이오프를 위해 경쟁할만한 능력이 있는 로스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로스터는 우리가 바로 지금 보고 있는 로스터와 크게 다른 점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이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 얼마나 우리를 실망시킬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2012년에 접어들면 레이스는 타격에서 이런저런 구멍이 생기게 된다 ㅡ 유격수, 1루수 그리고 지명타자 자리에 말이다.
그 구멍을 유망주로 채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현재 팜에는 팀 베컴이학주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타자 유망주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뭘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

FA 시장을 노리는 것이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될 수 있겠지만 아마 힘든 일이 될 것이다.
레이스는 내년에도 팀의 페이롤을 40M$에서 50M$ 사이의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올시즌 관중 수익을 보면 이 팀이 페이롤을 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게다가 지난 오프시즌 만큼 페이롤에 여유가 생길 일도 없다.
현재 이 팀의 페이롤은 42M$ 근처이다.
프리 에이전트로 방출되는 선수들의 총 연봉 13M$를 계산해서 제한다고 해도(데이먼, 라미레즈, 페랄타, 크루즈, 코치먼, 그리고 아마도 쇼팍까지) 다른 선수들의 연봉 상승액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장기 계약자들(쉴즈, 조브리스트, 롱고리아, 판즈워스, 데이비스)의 내년 연봉 상승액 추가분의 총량은 6M$에 달한다.
그 외에 6명의 선수, 하웰, 로드리게즈, 니먼, 조이스, 업튼, 프라이스가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이 있다.
이름들을 보면 알겠지만 결코 싸게 잡힐 선수들이 아니다.
이들이 합쳐서 총 10M$ 수준의 연봉을 추가로 받는다고 치면 레이스의 2012년 페이롤은 45M$ 선으로 상승할 것이다.(내 예상은 거의 48M$에 가깝다.)
예상된 페이롤은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의 구멍을 그대로 남겨둔 채로, 유격수 자리에 대해서는 현 상황을 유지한 채로 계산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 모든 사항이 업튼이 트레이드 되어야 할 이유였다.
그가 탬파베이에 잔류하게 될 경우 약 1년 평균 4M$에서 5M$ 정도의 연봉을 받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게 될텐데 현재 레이스로서는 그런 계약을 맺을만한 여유도 없고, 그런 계약에서 얻을만한 이익도 크지 않다.
결국 레이스는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업튼에 대해 만족할만한 제한을 받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최소한 업튼은 2012년 팀 로스터의 유동성을 위해서 이번 오프시즌에는 반드시 트레이드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그런 사실들은 이번 데드라인 부근에 레이스가 어떤 트레이드라도 벌여주었으면 하고 바랐던 이유이기도 했다.
설사 정말 좋은 대가를 받지 못한다고 했더라도 데이먼, 쇼팍, 페랄타, 판즈워스, 그리고 그 외의 몇몇 선수들을 트레이드 했어야만 했다.
심하게 말하면 아무 선수들이라도 받아와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이 브랜든 앨런이나 크리스 데이비스 같은 선수가 되기를, 최소한 성장 가능성이라도 있는 선수가 되기를 기다렸어야 했다.
그러면서 팀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발생할 여러가지 구멍을 메울 대비를 했어야만 했던 것이다.

아직 레이스에겐 이번 오프 시즌에 이런저런 움직임을 보여줄 시간이 충분히 있다.
그리고 트레이드를 하지 않는 것은 나쁜 트레이드를 하는 것 보다는 좋은 것이므로 사실상 아직까지 잃은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셈이다.
나는 단지 이번 트레이드 시장이 어떤 식으로 움직였는가에 대해, 그리고 지금부터 2012 시즌을 대비해야 하는 이 팀의 현재 모습이 어떤가에 대해 실망했을 뿐이다.
그래서 뭔가 감정 풀이라도 할 구실이 필요했다.
만약 당신이 여기까지 읽고 있다면,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