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관리의 원칙

| 2015. 1. 12. 00:31

워낙 유명한 고전이기 때문에 무슨 평을 덧붙이기보다, 미래의 내가 아래의 발췌문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알기 위해 억지스럽게 포스트를 남기려 한다. 2015년의 나의 생각은 이렇다.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론의 방법론의 중요성과 그 효과는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대단한 것이었으나 지극히 기계적인, 그렇기 때문에 매우 수준이 떨어지는 가치관으로 노동이라는 개념을 바라보고 그에 대해 "주제 넘은" 참견을 했고 그 결과로 아래의 길지 않은 인용문에서조차 ㅡ 책의 극후반부에 있는 내용인 것을 고려하면 나름 그의 과학적 관리가 가질 수 있는 한계점을 가장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는 바로 그 부분 ㅡ 논리적 모순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식민지 경제 체제 하에서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기 이전에 마쳐버린 그의 삶을 고려하면 그런 가치관의 한계를 참작할 여지는 있을 것이다.

첫째, 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선철 작업자는 좀처럼 찾기 힘든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그는 단지 다소간 황소 같은 타입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강인한 사람일 뿐이다.

둘째, 그가 하는 작업의 피로도는 여타의 건강한 보통 노동자가 하루의 적절한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얻는 피로도와 동일하다는 것이다(만약 이 작업자가 이 일을 수행함으로써 과로하게 된다면 이는 작업표준이 잘못 설정된 것이며 이같은 결과는 과학적 관리의 목적에 전적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셋째, 그가 하루에 남보다 엄청난 양의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능력에 기인한 것인라기보다는, 다른 누군가에 의해 선철을 다루는 과학적인 기술이 개발되어 그가 훈련되었기 때문이다.

넷째, 일반적 능력에 있어 동등한 수준의 사람들(그들의 모든 능력이 고려되어질 때)이 최선을 다해 일했을 때 받는 임금수준은 동등하게 결정되어져야 공정하고 정당하다(예를 들어 이들 선철 작업자들이 일반 노동자들이 정직하게 하루에 최선을 다해 작업을 해서 받은 임금의 3.6배를 받는다면 다른 노동자들에게는 부당한 일이다).

다섯째, 이미 설명했던 것처럼 그가 지급받은 60퍼센트의 임금인상분은 職長(직장)이나 관리자가 임의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모든 면을 고려하였을 때, 어떤 수준의 임금이 그 사람에게 진정 최선의 이득을 가져다 주는가'를 결정하기 위해 공정하게 수행된 일련의 긴 실험의 결과인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60퍼센트의 인상된 임금을 받는 선철 작업자는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축하받을 주인공임을 알게 되었다.

(중략)

필자는, '세 번째 집단(전체 사회 구성원)이 진실을 알게 되면 될수록, 점점 더 사회정의가 세 집단 모두에게 공평하게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전체 사회 구성원은 근로자와 고용주 모두가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것을 요구한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이익배당금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고용주'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노동자들의 머리에 채찍소리나 울려대면서 저임금에 많은 작업을 강요하는 고용주'는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전체 사회 구성원은 '점점 더 비효율적으로 일하면서도 작업시간의 단축과 계속적인 임금인상만을 주장하는 노동자'들의 비합리성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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