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짧고도 얕은 영화 감상사상 가장 인상 깊은 인트로와 함께 시작한 알프레드 히치콕의 대표작은 명불이 허전하다는 말의 방증 그 자체였다. 스릴러의 거장이라는 진부하디 진부한 꼬리표를 차치하고 줄거리를 전개하는 방식,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그 필요성과 방법론에 있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정한 수준의 복선과, 카타르시스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그 이후 극대화되었던 긴장감을 내려놓는 방식에까지 관객들의 감정선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테크닉이 완벽한 영화였다. 하도 이런 저런 반전 영화를 접한 이 시대의 영화 키드들이라면 다소 평범하게 느낄 만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음에도 일련의 지루함이나 "뻔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영화 외적 효과의 적절한 활용도 이에 크게 한몫한다. 위키피디어에 따르면 이른바 돌리 줌(dolly zoom) 기법이 이 영화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하는데(그래서 돌리 줌 효과를 버티고 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거의 환갑에 다다른 노장의 창의력과 통찰력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인터넷 매체에서는 인트로 시퀀스의 현란한 나선 또는 원형 기반의 기하학 패턴이 등장하는 것을 두고 영화사상 최초로 컴퓨터 애니메이션이 삽입된 장면이라는 주석을 달기도 했다. 스릴러 고유의 스릴은 직접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것을 추천하고 1899년생 아저씨가 1958년에 만든 영화의 인트로가 어떤 느낌이었는지 정도만 느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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