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 (2011)

| 2015. 5. 21. 01:44

어벤저스 1편과 2편을 역순이긴 하지만 어쨌든 연달아 보면서 큰 줄거리에 대한 갈증은 해소가 되었지만 여전히 개별 인물에 대한 궁금증은 가시질 않았다. 심적으로 가장 마음이 가는 히어로, 아니 히로인인 블랙 위도우는 따로 영화화된 작품이 없었기 때문에 그 후속편에서나마 그녀의 중요도가 부각되는 캡틴 아메리카를 첫 타겟으로 잡았다. 사실 어벤저스 1편과 2편에서 비춰지는 캡틴 아메리카의 꼰대 근성이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좀 궁금하기는 했다.

이미 그 이름이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야말로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태생부터 현재(?)까지 미국적 영웅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는 꺼삐단 아메리카. 그의 캐릭터 설정만을 보자면 인간적 고뇌, 심지어 전장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자신의 임무를 버거워하는 그런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조차 사치로 느껴질 만큼 대단히 헌신적이고 올곧은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단순히 빌리를 떠올리게 하는 청순 얼굴에 근육질 몸매를 가진 크리스 에반스의 외모를 넘어 매력적인 캐릭터다. 다만 그 매력이라는 것이 아주 어린 아이들이나 그들과 비슷한 정신 연령을 가진 사람들에게 극적으로 어필한다는 것이 단점이겠다.

《퍼스트 어벤저》라는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장점(?)은 이미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이야기가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정도의 세계관을 갖는 것이, 이미 2차 세계 대전이라는 더 이상 진부해질 수 없을 만큼 진부한 떡밥에서 출발하는 바, 시대적으로 그 뒤에 나오는 모든 사건들에 일체의 개연성을(여기서의 개연성이란 지금 우리가 실제로 살고 있는 이 리얼 유니버스와의 관계를 가리킨다.) 부여하는 것을 아예 포기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얼굴이 시뻘건 사령관 레드 스컬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영화가 최소한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는 히어로물인지 현실성은 일단 접어두고 가는 고스트 라이더인지 헷갈리게 하기에 충분한 캐릭터였다.

여기까지 영화를 보고 난 뒤 곧장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각주:1]》로 넘어갈까 고민했지만 역시 《어벤져스》의 메인 악당인 로키를 파악하는 것이 더 먼저였다. 그래서 아스가르드로 떠났다.

  1. 이 시리즈 친구들은 왜 전부 "져"라고 표기를 해놨는지 모르겠다. "솔저"가 옳은 표기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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