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워낙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유난히 이번 9월은 날씨가 좋은 것 같다.
좋은 날씨라면 노상 술 자리가 제격이라고 생각한 나는 지난 7월의 기억을 떠올려 9월에도 난지 캠핑장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말에 자리가 없었던 사정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평일에 시간을 내야 했다.
마침 내 주위엔 아무 날도 아닌 평일에 캠핑장에서 하루 밤을 보낼 수 있는 집단이 있었다.
그 집단은 바로 미국 노동절로 휴일을 얻는 내 일터의 사람들.
계획은 바로 지난 주 월요일, 8월 29일에 마무리했다.
텐트를 예약할 날이 월요일이라 그런지 캠핑장 예약 상황도가 텅텅 비어 있었다.
어디에 자리를 잡아야 자리를 잘 잡았다는 소리를 들을까 고민하다가 4인용 텐트가 연달아 예악되어 있는 곳의 바로 건너편에 있는 6인용 텐트 두 개를 예약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안고 말이다.
같이 가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총 9명이었다.
회비는 3만원씩 걷었다.
원래 계획은 4명, 4명으로 조를 나누어 한 조는 집에서 가져갈 필요가 있는 물건들 ㅡ 예를 들어 버너나 불판, 가위와 집게 등등 ㅡ 을 들고 바로 캠핑장으로 가고 나머지 조는 월드컵경기장에 붙어있는 홈플러스에서 먹을 것들과 기타 필요한 것을 사서 캠핑장으로 합류하는 것이었지만, 자가용이 2대가 확보되어 그냥 모두가 홈플러스에서 만나기로 했다. 1
목동을 거쳐 상암동으로 가는 길에 길을 헷갈린 운전자 덕에 10분 안에 성산대교를 3번 건너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지만 별 문제는 없었다.
월드컵경기장 홈플러스는 평일 오후에도 사람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고, 매장 안에서 물건을 파는 외주 업체 직원들의 호객 행위로 시끌시끌했다.
녹차를 먹은 돼지 고기와 홍삼을 먹은 돼지 고기를 파는 두 업체는 특히나 경쟁이 치열했는데, 우리는 녹차를 먹은 돼지 고기를 사기로 했다.
술은 소주 7병, 맥주 큰 큐팩 7통을 샀다.
난지 캠핑장에 낮에 도착해서 그 모습을 보니 지난 7월에 밤에 도착해서 본 풍경과 느낌이 사뭇 달랐다.
난지 캠핑장에 가기 위해 꼭 텐트를 빌리거나 가져와서 하루 숙박할 의무는 없다.
저렴한 입장료를 내고 야영장 자리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방법으로 캠핑장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어서 예상보다는 나들이를 나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았다.
텅빈 캠핑장에서 남자들끼리 적적하게 술 먹고 고기 먹는 패-패 게임보다야 은근히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더 나은 법.
문제는 우리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캠핑장에 도착했고 해는 상당히 뜨거웠으며 할 일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주차도 완료(캠핑장 이용 고객은 다음 날 체크아웃까지 4,400원으로 주차 가능)하고 입장할 때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쓰레기 봉투(1,100원)를 들고 입장 팔찌를 손목에 두르고 일단 캠핑장에 들어섰다.
난지 캠핑장 2차 원정 시작.
할 일이 없던 우리는 우선 그냥 맥주를 먹기로 했다.
맥주를 그냥 먹으면 재미가 없으니 게임을 하며 먹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바둑이를 하는 것이지만 개인전으로 술을 먹으려니 형평성에 어긋나는 경우가 자꾸 생겼다.
그래서 팀전으로 바꾸면서 이런저런 고유의 룰을 만들었는데 다소 복잡하지만 적어두면 왠지 나중에 쓸모가 있을 것 같다.
팀은 4명, 4명으로 나누었다.
각 팀에 한 명씩은 직접 카드패를 들지는 않고 그냥 같이 술만 먹는 운명 공동체 성격의 역할을 맡는다.
이제 6명이 바둑이를 진행한다.
팀원들끼리는 서로의 패를 보면서 ㅡ 보기만 하는 것이지 공유는 하지 않는다 ㅡ 서로의 패에 대해 훈수를 둔다.
배팅 역시 팀 별로 전략을 짜서 하는데 기본으로 칩 3개를 둔다.
레이즈는 당연히 가능하고 다이를 할 경우엔 다이를 한 팀 팀원 4명이 소주를 한 잔씩 먹는다.
게임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어 마지막까지 오면 역시 팀 별로 상의를 해서 순번을 정한다.
같은 순번의 사람끼리 패를 비교하면 한 바둑이 게임에 총 3번의 승부가 발생하는데 여기서 2승을 하는 팀이 이기게 된다.
진 팀은 배팅된 칩에 따라 술을 먹어야 하는데 칩 2개에 맥주 한 잔, 칩 3개에 소주 한 잔, 칩 5개에 소맥 한 잔이다.
결과적으로는 팀의 대결이지만 바둑이 자체는 혼자서 하기 때문에 팀전이 갖는 고유의 치열함과 개인전이 갖는 고유의 머리 싸움이 공존하며, 배팅에도 전략을 쓸 수 있고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도 같은 팀의 사람들의 도움으로 손쉽게 같이 즐길 수 있는 상당히 좋은 게임이었다.
두 판을 해서 한 판씩 이기고는 밤에 다시 하자고 했는데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해서 저녁 상을 차렸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자연 조명이 급격하게 희미해졌다.
고기를 굽는 테이블에서는 휴대용 랜턴을 사용해서 고기가 익었는지 확인했고 고기를 먹는 테이블에서는 그냥 어두운 채로 식사를 했다.
사온 고기가 다 떨어지고 고기 먹은 흔적을 다 치운 뒤에 본격적으로 술을 먹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조명이 필요했기에 캠핑장 가로등이 비추는 곳에 돗자리를 깔았다.
돗자리 하나로는 9명이 앉기 힘들어서 텐트에 있는 매트를 들고 나왔는데 관리인 아저씨가 텐트 매트는 바깥에 쓸 수 없다면서 인심 좋게 돗자리를 하나 빌려주셨다.
시끌시끌하게 떠들었기 때문일까, 계속해서 관리인 아저씨가 찾아와서 조금만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정문 앞쪽에 있는 곳에서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계속 들려와서 왜 우리에게만 주의를 주는지 의문이 들었는데 우리가 있던 곳에 텐트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사람들이 숙박하지 않는 부분에서는 밤 늦게까지 떠들어도 별로 문제되지 않는 것 같았다.
옆 쪽에서 술을 먹던 2명씩 짝을 지은 남녀 무리와 함께 어울리기도 했다.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이길래 평일 밤에 캠핑장에서 술을 먹을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송파구에서 일하는 간호사 2명과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공익근무요원 2명이었다.
중간에 술을 더 사왔다.
모기가 목덜미에 느껴지는 것 같아서 매점에 모기향을 사러 갔지만 화재의 위험 때문에 매점에서는 모기 향을 판매하지 않았다.
지난 번에 텐트 앞에 모기 향을 피워두었던 경험을 참고하면 모기 향을 피우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난지 캠핑장에 가기 전에는 꼭 미리 모기 향을 준비해야겠다.
나는 자정 무렵에 잠에 들었다.
그리고 아침 8시쯤 일어났다.
바깥의 햇살은 매우 따사로워서 5분만 나가 있어도 더위를 느낄 수 있지만 햇빛이 들지 않는 텐트 안은 은근히 썰렁했다.
가을에 입는 외투를 준비해간 나도 약간의 추위를 느꼈을 정도인데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 사람들은 꽤 추운 밤을 보냈으리라.
상태가 좀 괜찮은 몇몇과 어제의 이야기를 나누며 아침을 준비했다.
텐트는 2개를 빌렸는데 정작 다른 한 텐트는 사용을 안 했길래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누군가의 만행으로 도저히 누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6명의 사람이 6인용 텐트에서 잤고 한 명은 다른 텐트에서 만행을 부렸고, 나머지 둘은 가져온 차에서 잠에 들었던 것이다.
의외로 6명 텐트에서 6명이 자는 것이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
물론 같은 성끼리나 가능한 이야기지만.
짐 정리를 마치고 정해진 체크 아웃 시각 10시에 거의 딱 맞춰 캠핑장을 나섰다.
콜택시를 부르려다가 30분을 허비하고 결국 버스를 탔던 지난 번과는 달리 자가용이 있어서 아주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역시 남자는 차가 있어야 한다.
월드컵경기장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서울이라는 도시에 이런 공간이 있는 것이 상당히 좋다는 생각을 했다.
추워지는 날씨와 당분간 없을 평일 휴일을 생각하면 난지 캠핑장 3차 원정은 아마 내년으로 미뤄지겠지만 그 사이에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언제든 놀러갈 곳으로 떠올릴 1순위의 대상이다.
쾌적한 늦여름 날씨와 함께 했던 좋은 캠핑이었다.
좋은 날씨라면 노상 술 자리가 제격이라고 생각한 나는 지난 7월의 기억을 떠올려 9월에도 난지 캠핑장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말에 자리가 없었던 사정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평일에 시간을 내야 했다.
마침 내 주위엔 아무 날도 아닌 평일에 캠핑장에서 하루 밤을 보낼 수 있는 집단이 있었다.
그 집단은 바로 미국 노동절로 휴일을 얻는 내 일터의 사람들.
계획은 바로 지난 주 월요일, 8월 29일에 마무리했다.
텐트를 예약할 날이 월요일이라 그런지 캠핑장 예약 상황도가 텅텅 비어 있었다.
어디에 자리를 잡아야 자리를 잘 잡았다는 소리를 들을까 고민하다가 4인용 텐트가 연달아 예악되어 있는 곳의 바로 건너편에 있는 6인용 텐트 두 개를 예약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안고 말이다.
같이 가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총 9명이었다.
회비는 3만원씩 걷었다.
원래 계획은 4명, 4명으로 조를 나누어 한 조는 집에서 가져갈 필요가 있는 물건들 ㅡ 예를 들어 버너나 불판, 가위와 집게 등등 ㅡ 을 들고 바로 캠핑장으로 가고 나머지 조는 월드컵경기장에 붙어있는 홈플러스에서 먹을 것들과 기타 필요한 것을 사서 캠핑장으로 합류하는 것이었지만, 자가용이 2대가 확보되어 그냥 모두가 홈플러스에서 만나기로 했다. 1
목동을 거쳐 상암동으로 가는 길에 길을 헷갈린 운전자 덕에 10분 안에 성산대교를 3번 건너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지만 별 문제는 없었다.
월드컵경기장 홈플러스는 평일 오후에도 사람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고, 매장 안에서 물건을 파는 외주 업체 직원들의 호객 행위로 시끌시끌했다.
녹차를 먹은 돼지 고기와 홍삼을 먹은 돼지 고기를 파는 두 업체는 특히나 경쟁이 치열했는데, 우리는 녹차를 먹은 돼지 고기를 사기로 했다.
술은 소주 7병, 맥주 큰 큐팩 7통을 샀다.
짐은 크게 두 박스로 나눠 담았다. 한 박스씩 차에 싣고.
날씨는 굉장히 좋았다. 날짜는 정말 잘 고른 듯.
난지 캠핑장에 낮에 도착해서 그 모습을 보니 지난 7월에 밤에 도착해서 본 풍경과 느낌이 사뭇 달랐다.
난지 캠핑장에 가기 위해 꼭 텐트를 빌리거나 가져와서 하루 숙박할 의무는 없다.
저렴한 입장료를 내고 야영장 자리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방법으로 캠핑장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어서 예상보다는 나들이를 나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았다.
텅빈 캠핑장에서 남자들끼리 적적하게 술 먹고 고기 먹는 패-패 게임보다야 은근히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더 나은 법.
문제는 우리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캠핑장에 도착했고 해는 상당히 뜨거웠으며 할 일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주차도 완료(캠핑장 이용 고객은 다음 날 체크아웃까지 4,400원으로 주차 가능)하고 입장할 때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쓰레기 봉투(1,100원)를 들고 입장 팔찌를 손목에 두르고 일단 캠핑장에 들어섰다.
난지 캠핑장 2차 원정 시작.
왼쪽이 우리들의 텐트였고 오른쪽이 예약되어 있었던 4인용 텐트였다. 도착하지 않은 그들의 성비가 어떤 식일지 각종 기대와 우려가 난무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아무도 안 왔다.
할 일이 없던 우리는 우선 그냥 맥주를 먹기로 했다.
맥주를 그냥 먹으면 재미가 없으니 게임을 하며 먹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바둑이를 하는 것이지만 개인전으로 술을 먹으려니 형평성에 어긋나는 경우가 자꾸 생겼다.
그래서 팀전으로 바꾸면서 이런저런 고유의 룰을 만들었는데 다소 복잡하지만 적어두면 왠지 나중에 쓸모가 있을 것 같다.
팀은 4명, 4명으로 나누었다.
각 팀에 한 명씩은 직접 카드패를 들지는 않고 그냥 같이 술만 먹는 운명 공동체 성격의 역할을 맡는다.
이제 6명이 바둑이를 진행한다.
팀원들끼리는 서로의 패를 보면서 ㅡ 보기만 하는 것이지 공유는 하지 않는다 ㅡ 서로의 패에 대해 훈수를 둔다.
배팅 역시 팀 별로 전략을 짜서 하는데 기본으로 칩 3개를 둔다.
레이즈는 당연히 가능하고 다이를 할 경우엔 다이를 한 팀 팀원 4명이 소주를 한 잔씩 먹는다.
게임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어 마지막까지 오면 역시 팀 별로 상의를 해서 순번을 정한다.
같은 순번의 사람끼리 패를 비교하면 한 바둑이 게임에 총 3번의 승부가 발생하는데 여기서 2승을 하는 팀이 이기게 된다.
진 팀은 배팅된 칩에 따라 술을 먹어야 하는데 칩 2개에 맥주 한 잔, 칩 3개에 소주 한 잔, 칩 5개에 소맥 한 잔이다.
결과적으로는 팀의 대결이지만 바둑이 자체는 혼자서 하기 때문에 팀전이 갖는 고유의 치열함과 개인전이 갖는 고유의 머리 싸움이 공존하며, 배팅에도 전략을 쓸 수 있고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도 같은 팀의 사람들의 도움으로 손쉽게 같이 즐길 수 있는 상당히 좋은 게임이었다.
두 판을 해서 한 판씩 이기고는 밤에 다시 하자고 했는데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늘막을 빌리는 것(20,000원)은 왠지 돈이 아까워서 그냥 텐트 밑의 그늘을 이용했다. 8명 정도는 충분히 둘러 앉을 수 있었다.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해서 저녁 상을 차렸다.
사내들의 모임이었지만 나름 구색은 다 갖췄다. 좌측 아래에서 밥을 하고 있고 중앙의 테이블에서는 3개의 버너가 고기와 소세지, 그리고 정력에 좋은 버섯을 열심히 구웠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자연 조명이 급격하게 희미해졌다.
고기를 굽는 테이블에서는 휴대용 랜턴을 사용해서 고기가 익었는지 확인했고 고기를 먹는 테이블에서는 그냥 어두운 채로 식사를 했다.
고기를 다 굽고 나서는 랜턴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다 같이 저녁을 먹었다. 은근히 운치가 있더라.
사온 고기가 다 떨어지고 고기 먹은 흔적을 다 치운 뒤에 본격적으로 술을 먹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조명이 필요했기에 캠핑장 가로등이 비추는 곳에 돗자리를 깔았다.
돗자리 하나로는 9명이 앉기 힘들어서 텐트에 있는 매트를 들고 나왔는데 관리인 아저씨가 텐트 매트는 바깥에 쓸 수 없다면서 인심 좋게 돗자리를 하나 빌려주셨다.
이 정도 밝기가 보장되어 랜턴을 빌릴 필요가 없었다. 지난 번에는 텐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했었기 때문에 랜턴이 필요했던 것 같다.
시끌시끌하게 떠들었기 때문일까, 계속해서 관리인 아저씨가 찾아와서 조금만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정문 앞쪽에 있는 곳에서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계속 들려와서 왜 우리에게만 주의를 주는지 의문이 들었는데 우리가 있던 곳에 텐트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사람들이 숙박하지 않는 부분에서는 밤 늦게까지 떠들어도 별로 문제되지 않는 것 같았다.
옆 쪽에서 술을 먹던 2명씩 짝을 지은 남녀 무리와 함께 어울리기도 했다.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이길래 평일 밤에 캠핑장에서 술을 먹을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송파구에서 일하는 간호사 2명과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공익근무요원 2명이었다.
중간에 술을 더 사왔다.
모기가 목덜미에 느껴지는 것 같아서 매점에 모기향을 사러 갔지만 화재의 위험 때문에 매점에서는 모기 향을 판매하지 않았다.
지난 번에 텐트 앞에 모기 향을 피워두었던 경험을 참고하면 모기 향을 피우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난지 캠핑장에 가기 전에는 꼭 미리 모기 향을 준비해야겠다.
나는 자정 무렵에 잠에 들었다.
그리고 아침 8시쯤 일어났다.
바깥의 햇살은 매우 따사로워서 5분만 나가 있어도 더위를 느낄 수 있지만 햇빛이 들지 않는 텐트 안은 은근히 썰렁했다.
가을에 입는 외투를 준비해간 나도 약간의 추위를 느꼈을 정도인데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 사람들은 꽤 추운 밤을 보냈으리라.
상태가 좀 괜찮은 몇몇과 어제의 이야기를 나누며 아침을 준비했다.
텐트는 2개를 빌렸는데 정작 다른 한 텐트는 사용을 안 했길래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누군가의 만행으로 도저히 누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6명의 사람이 6인용 텐트에서 잤고 한 명은 다른 텐트에서 만행을 부렸고, 나머지 둘은 가져온 차에서 잠에 들었던 것이다.
의외로 6명 텐트에서 6명이 자는 것이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
물론 같은 성끼리나 가능한 이야기지만.
라면은 조금 짰고 밥은 조금 덜 익었지만 해장을 하기엔 충분했다.
짐 정리를 마치고 정해진 체크 아웃 시각 10시에 거의 딱 맞춰 캠핑장을 나섰다.
콜택시를 부르려다가 30분을 허비하고 결국 버스를 탔던 지난 번과는 달리 자가용이 있어서 아주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역시 남자는 차가 있어야 한다.
월드컵경기장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서울이라는 도시에 이런 공간이 있는 것이 상당히 좋다는 생각을 했다.
추워지는 날씨와 당분간 없을 평일 휴일을 생각하면 난지 캠핑장 3차 원정은 아마 내년으로 미뤄지겠지만 그 사이에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언제든 놀러갈 곳으로 떠올릴 1순위의 대상이다.
쾌적한 늦여름 날씨와 함께 했던 좋은 캠핑이었다.
- 한 명은 지방에서 올라와 저녁에 따로 합류하기로 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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