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으로는 '상실의 시대'에 이어 두 번째로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다.
역시나 하루키는 놀라운 글 솜씨를 가진 사람이다.
책의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까봐 책 뒤에 실린 평을 제대로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거기서 얼핏 하루키가 '해변의 카프카'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문체를 사용한다고 했다.
아직 하루키 작품을 제대로 읽어 보지 않은 탓인지 내 생각에 '상실의 시대'의 문체나 '해변의 카프카'의 문체는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내용을 떠나 두 작품의 차이가 있다면 '해변의 카프카'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고유의'라고 칭할 수 있는 위트가 넘쳐서 꽤 밝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반면 '상실의 시대'에는 죽음과 이별의 분위기가 지배적이라 어두움이 느껴진다는 것이겠다.
일본판도 이렇게 책이 두 권으로 나뉘어져 나왔는지 궁금하다.
상권이 끝나갈 때쯤 이야기가 전개 부분으로 들어가는데 책이 끝나는 부분이 참 기가 막히다.
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도입부'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최근 1년간 읽은 책 중에 가장 빠르게 읽은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하루키의 작품답게 주요한 등장 인물들은 모두 고전 음악과 현대 음악 모두에 정통한 박사들이고 나이에 맞지 않게 책도 한없이 읽은 책벌레면서도 외모가 수려한, 하루키 소설에나 나올 법한 우수하고 진부한 사람들이지만 여전히 흥미롭다.
내가 200년을 노력해도 하루키 같은 소설가는 될 수 없겠지만, 최소한 앞으로 10년은 꾸준히 노력하면 외모 부분은 제외하고 음악과 문학에 대해,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담담한 척 진지한 이야기를 하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다.
선배(?) 문인들의 작품을 부분 부분 따와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하나의 장편 소설을 써낸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다.
읽다가 포기한 프란츠 카프카 단편집을 ㅡ 내가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로 유일하게 한 번 손에 잡아놓고 끝까지 다 읽지 못했던 그 최악의 책을 다시 읽어 볼 생각이 들 정도였다.
좀 더 제대로 된 감상은 하권까지 읽은 뒤에 쓰는 것이 더 옳은 일.
성장 소설을 빙자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키치한 미스테리의 끝은 어디일까.
과연 아버지의 예언이라는 운명에 목 졸리는 다무라 카프카와 예언을 만들어 나가는 나카타 사토루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하권 주세요.
|
역시나 하루키는 놀라운 글 솜씨를 가진 사람이다.
책의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까봐 책 뒤에 실린 평을 제대로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거기서 얼핏 하루키가 '해변의 카프카'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문체를 사용한다고 했다.
아직 하루키 작품을 제대로 읽어 보지 않은 탓인지 내 생각에 '상실의 시대'의 문체나 '해변의 카프카'의 문체는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내용을 떠나 두 작품의 차이가 있다면 '해변의 카프카'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고유의'라고 칭할 수 있는 위트가 넘쳐서 꽤 밝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반면 '상실의 시대'에는 죽음과 이별의 분위기가 지배적이라 어두움이 느껴진다는 것이겠다.
일본판도 이렇게 책이 두 권으로 나뉘어져 나왔는지 궁금하다.
상권이 끝나갈 때쯤 이야기가 전개 부분으로 들어가는데 책이 끝나는 부분이 참 기가 막히다.
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도입부'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최근 1년간 읽은 책 중에 가장 빠르게 읽은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하루키의 작품답게 주요한 등장 인물들은 모두 고전 음악과 현대 음악 모두에 정통한 박사들이고 나이에 맞지 않게 책도 한없이 읽은 책벌레면서도 외모가 수려한, 하루키 소설에나 나올 법한 우수하고 진부한 사람들이지만 여전히 흥미롭다.
내가 200년을 노력해도 하루키 같은 소설가는 될 수 없겠지만, 최소한 앞으로 10년은 꾸준히 노력하면 외모 부분은 제외하고 음악과 문학에 대해,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담담한 척 진지한 이야기를 하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다.
선배(?) 문인들의 작품을 부분 부분 따와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하나의 장편 소설을 써낸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다.
읽다가 포기한 프란츠 카프카 단편집을 ㅡ 내가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로 유일하게 한 번 손에 잡아놓고 끝까지 다 읽지 못했던 그 최악의 책을 다시 읽어 볼 생각이 들 정도였다.
좀 더 제대로 된 감상은 하권까지 읽은 뒤에 쓰는 것이 더 옳은 일.
성장 소설을 빙자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키치한 미스테리의 끝은 어디일까.
과연 아버지의 예언이라는 운명에 목 졸리는 다무라 카프카와 예언을 만들어 나가는 나카타 사토루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하권 주세요.
하지만 그런 평온이 오래가지 않을 것을 넌 알고 있다. 그것은 지칠 줄 모르는 짐승처럼, 너를 어디까지나 뒤쫓을 것이다. 깊은 숲 속을 그들은 찾아온다. 그들은 터프하고, 집요하고, 무자비하고, 피로나 체념이라는 것을 모른다. 지금은 마스터베이션을 참을 수 있었다 해도, 그것은 얼마 뒤 몽정이라는 형태로 찾아올 것이다. 너는 그 꿈속에서, 진짜 누나나 어머니를 범하게 될지도 모른다. 너는 그것을 통제할 수 없다. 그것은 네 힘을 초월한 일이다. 너는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너는 상상력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꿈을 두려워한다. 꿈속에서 짊어지기 시작할 책임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잠을 자지 않을 수는 없고, 잠을 자면 꿈이 찾아온다. 깨어 있을 때의 상상력은 어떻게든 억제할 수 있다. 그러나 꿈을 막을 수는 없다.
'AR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이야 뭐라 하건! (0) | 2011.11.11 |
---|---|
적과의 동침 (0) | 2011.11.11 |
Jeff Buckley - Eternal life (0) | 2011.11.06 |
해변의 카프카 하 (2) | 2011.11.06 |
The Strokes <Room On Fire> (1) | 2011.11.05 |
네이버 음악 이 주의 발견 - 국내 앨범 10월 넷째 주 40자평 (0) | 2011.11.05 |
칵스(The Koxx) <Access OK> (5) | 2011.11.04 |
종교전쟁 (0) | 2011.11.04 |
Bill Withers - Lovely day (0) | 2011.10.30 |
엄마를 부탁해 (0) | 2011.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