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ie Wonder <The Jazz Soul Of Little Stevie>, <Tribute To Uncle Ray>

| 2011. 11. 14. 11:55

스티비 원더는 모두가 알지만 이 두 앨범은 참 유명하지 않은 앨범이다.
둘 다 1962년에 발매되었다.
당시 스티비 원더는 12살이었는데, 모타운 ㅡ 당시에는 탐라 ㅡ 에서 스티비의 멘토 역할을 하던 클레런스 폴과 헨리 코스비가 이 두 앨범을 만드는데 큰 도움을 준다.
위키피디어에도 정확한 발매 날짜가 없어서 두 앨범 중 어떤 것이 먼저 시장에 나왔는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The Jazz Soul Of Little Stevie'가 'Tribute To Uncle Ray'보다 앞에 올라왔을 뿐인데 이마저도 알파벳 순일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음악적으로든 상업적으로든 별로 스티비 원더의 원더한 인생에 있어 별로 중요한 앨범들이 아니므로, 또 내가 듣기에도 길게 씨부작거릴 내용이 없으므로 두 앨범을 한 포스팅에 묶어 올리기로 했다.


이 앨범에선 스티비의 노래를 들을 수는 없다.
사실 이 앨범에서 스티비가 무슨 파트를 맡았는지도 확실하지 않은데 이건 이 앨범을 주욱 한 번이라도 들어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
딱히 그가 연주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메인 악기도 없다.
그렇다고 모든 곡의 작곡자로 스티비가 올라가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곡은 위에서 언급했던 클레런스 폴과 헨리 코스비가 합작했다.
마빈 게이의 이름이 보이는 'Soul bongo', 모타운의 설립자 베리 고디의 이름이 보이는 'Bam' 등도 특색은 없다.
스티비의 이름이 올라간 트랙은 'Wondering'과 'Session number 112'인데 아마 전자에서는 오르간 솔로를, 후자에서는 피아노 솔로를 스티비가 친 것이 아닐까 싶다.
저 두 트랙이 이 앨범에 실린 다른 트랙들이 보여 주는 기교 넘치는 훵크풍 재즈와 매우 대비되는 평범하고 밋밋한 블루스, 재즈 넘버라는 사실이 두 트랙에 스티비가 직접적인 관여를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별로 추천할 만한 트랙은 없다.


차라리 이 앨범은 스티비의 노래라도 들을 수 있다.
사실 대스타의 어린 시절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앨범이 가지는 의미는 크지만 그 의미는 음악사적인 것에 한정되는 것이고, 음악적인 의미까지 포함하는 개념은 아니다.
레이 찰스의 히트곡을 대충 각색하여 우리의 어린 스티비가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실력으로 노래를 부른 것이 전부다.
3옥타브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전성기 시절 스티비 원더의 목소리를 생각하고 이 앨범을 들으면 조금 당황스럽다.
앨범 속의 목소리는 꽤 두꺼운 편이고, 동요 경연 대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어린이들 특유의 음 나가는 현상을 마찬가지로 어린 스티비에게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탄이 나는 부분은 이 조그마한 꼬마가 풀어 내는 절절한 감정이다.
사랑의 ㅅ자도 모를 꼬마가 부르는 각종 사랑 노래들에서 느껴지는 그 감정들.
좋게 말하면 스타킹 느낌이 나지만 계속해서 집요하게 이런 비대칭성을 파고들면 양철북의 오스카를 연상시키기까지 한다.
12살이 부르는 'Come back baby'를 들어 보자.
이 앨범에 실린 트랙 중에 노래도 가장 잘 불렀고 감정도 철철 흘러 넘치는, 찐득하고 걸쭉한 트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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