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 넛(Crying Nut) <Crying Nut>

| 2011. 11. 14. 12:58

크라잉 넛의 데뷔 앨범이다.
펑크 정신을 빼면 아무 것도 남지 않을 만큼 가사와 연주에서 아주 단단한 펑크 정신이 느껴진다.
각 트랙에서 인상 깊은 가사 구절과, 그에 대한 짧은 평은 다음과 같다.


1. 묘비명
인상 깊은 구절 :
우리들의 무덤엔 풀 한 포기 없겠지만, 걱정 따윈 필요없지 상관치 않아.
나의 짧은 감상 :
별로 할 말이 없다. 인트로로 적당한 트랙 정도?

2. 갈매기
인상 깊은 구절 :
난 여길 떠나고 싶어. 난 여길 떠나가야 해. 내가 아닌 날 버리고 이제는 떠나고 싶어. 이제는 떠나가야 해.
나의 짧은 감상 :
엄청 복고적인 사운드를 보여주다가 거칠게 여길 떠나고 싶다고 절규하면서 곡의 분위기가 매우 고조된다.
지금이야 매우 식상한 구조지만 당시에는 꽤 재밌었을지도 모르겠다.

3. 말달리자
인상 깊은 구절 :
말달리자. 말달리자. 말달리자. 말달리자.
나의 짧은 감상 :
한국 인디 밴드 음악의 한 획을 그은 이 노래에 무슨 감상이 필요하랴.
술 먹고 노래방 가서 오만 발광을 다 떨면서 이 노래 한 번 안 불러 본 한국 사람이 있을까.
젊음의 패기를 이보다 더 잘 대변하는 노래도 없을 듯.

4. 접속
인상 깊은 구절 :
너의 눈을 감고 자유를 찾으려고 하네.  너는 눈을 감고 진실을 보려 하네.
나의 짧은 감상 :
인트로의 드럼 연주 뒤에 이어지는 기타가 굉장히 토킹 헤즈를 연상시킨다.
그런데 그 뒤에 나오는 노래도 매우 토킹 헤즈를 떠올리게 한다.
코러스에서 갑자기 달리는 분위기로 전향되지만 않았더라면 거의 뉴웨이브와 펑크의 결합이었을 트랙.

5. 파랑새
인상 깊은 구절 :
하지만 난 왕이다. 엎드려 비느니 서서 죽는다.
나의 짧은 감상 :
기타 리프와 노래가 거의 스래쉬 메탈 수준이다.
후반부의 절규와 기타 솔로는 거의 개쩐다!
꼭 이 곡이 아니더라도 크라잉 넛의 1집에서는 상당히 수준급의 악기 연주 실력을 들을 수 있다.
크라잉 넛이 요새 내는 앨범들의 바탕에는 이토록 훌륭한 연주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6. 검은새


인상 깊은 구절 :
오∼나는 한 마리의 검은 새. 오직 백조와 친구가 되려하지 왜 그댄 돌아 오지 않는가.
나의 짧은 감상 :
갑작스러운 새드립과 함께 한 번 호흡을 돌리는 블루스 넘버다.
크라잉 넛 특유의 블루스 감이 아주 톡톡 튄다.
중반부터는 자유로운 잼 세션 같은 것이 이어지는데 아무래도 블루스를 좋아하는 나는 이 트랙을 베스트로 꼽으련다.
비록 이 트랙이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7. 펑크걸
인상 깊은 구절 :
딱히 없다.
딱히 없다가 인상 깊다는 것이 아니고 진짜로 딱히 없다는 것이다.
나의 짧은 감상 : 
별 거 없다.

8. 요람을 흔드는 돈
인상 깊은 구절 :
소중한 나의 요람이 너의 돈으로 채워져 갈 때. 모르지, 그것이 바로 너의 무덤이 되고 있는 걸.
나의 짧은 감상 :
스키드로우의 'Psycho love'를 연상시키는 베이스 리프가 귀에 잘 들린다.

9. 뻔데기
인상 깊은 구절 :
꽃의 이름도 알기 전에 꿀의 맛도 알기전에 그림자에 눌리고 말지 철창에 갇히고 말지.
나의 짧은 감상 :
유일하게 6분이 넘는 트랙인데 가사를 반복해서 읊조리는 것이 다소 사이키델릭하며 가사의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10. 안웃겨
인상 깊은 구절 :
서로를 헐뜯고 비웃으며 자신을 방어하려는 너의 거짓부렁들. 너의 이빨에서 빛나는 그 웃음들. 내겐 하나도 안 웃겨. 난 답답해.
나의 짧은 감상 :
인트로가 거의 첫 트랙 '묘비명 '수준으로 빡시다.
대체 크라잉 넛이 1집까지 들어왔던 음악은 어떤 것일까?

11. 성냥팔이 소녀
인상 깊은 구절 :
별로 없다.
나의 짧은 감상 :
스카 트랙이다.
후반부에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수법을 또 써먹고 있는데 여기까지 들으면 그게 조금 식상하다.

12. 허리케인
인상 깊은 구절 :
별로 없다.
나의 짧은 감상 :
인트로의 베이스 라인이 또 다시 뉴 웨이브인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하지만 계속 듣다 보면 그런 생각은 허리케인을 타고 싹 사라진다.
중반부의 기타 솔로가 꽤 독창적이다.
이 때까지 무슨 음악을 들어왔길래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다시 떠오르는 대목이다.

13. 싸나이
인상 깊은 구절 :
별로 없다.
나의 짧은 감상 :
세르지오 레오네의 빈티지함이 떠오르는, 그의 고요한 스토리텔링과는 별로 어울리지 않지만, 미국 서부의 노래다.
도대체 중반부에 나오는 '그 부분'은 너무 난해하다.
황병기급의 프로그레시브함이다.
이런 트랙은 한 번쯤 듣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것 같아 링크를 걸고 싶어 유튜브에서 뒤져봤는데 도저히 나오지가 않는다.
뜻 있는 사람이라면 어딘가에 적어두고 꼭 잊지 말고 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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