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ge The Elephant <Thank You, Happy Birthday>

| 2012. 2. 17. 00:34

http://en.wikipedia.org/wiki/File:Cagetheelephant_thank-you-happy-birthday.jpg


고전 개그 '코끼리를 냉장고에 집어넣는 법'이 생각나는 밴드 이름이고 어디선가 포스터 더 피플과 더불어 최근에 흥하고 있는 밴드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어 들었는데 뭐 그렇게 엄청난 것을 느끼진 못했다.
이런 음악은 대체 무어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서 바로 위키피디어로 돌진할까 하다가[각주:1] 호흡을 가다듬고 나도 신조어를 만들 수 있다고 스스로 암시를 넣은 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머리 속에 신비로운 단어를 떠올려봤지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무난한 단어는 인디(indie)뿐이었다.
조잡한 단어로 떠올린 것은 고작 일렉트로 펑크 정도.
일렉트로 펑크가 대체 무슨 말이냐고 태클을 걸고 싶다면 앨범의 두 번째 싱글이자 이태원 거리에서는 종종 들을 수 있는 'Around my head'를 선감상하자.


코러스 직전의 훅이 중독성 있는 무난한 트랙이다.

앨범에서는 종종 지난 렛츠락페스티벌에서 봤던 고고스타의 모습도 느낄 수 있었는데 공격적인 베이스 라인, 염세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 감정 주체가 전혀 안 되는 보컬이 가미된 'Indy kidz', 'Sell yourself', 'Sabertooth tiger' 같은 트랙이 특히나 그런 느낌이었다.
전자적인 사운드가 더 하드코어하게 넘어간다면 아타리 틴에이지 라이엇 느낌의 곡이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첫 싱글 'Shake me down', 'Aberdeen', '2024' 같은 트랙을 들어보면 이들의 주된 정체성이 저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기반으로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음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낄 만한 감성이기 때문에 어느 앨범에나 으레 포함될 만한 말랑말랑한 'Rubber ball', 'Flow' 같은 트랙도 있어 나름 구색을 갖췄다.

조심스럽게 한 철 뜨다 지는 그런 밴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1. 하지만 거기에도 그다지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없었다. 펑크 블루스라는 개껌 같은 단어를 배면 인디 락, 개러지 락 정도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