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음악 이 주의 발견 - 국내 앨범 5월 둘째 주 40자평

| 2012. 5. 20. 09:39

무려 리뷰를 썼던 주임에도 불구하고 블로그에 올리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따라서 기억을 더듬는 수밖에 없다.
더듬더듬.

노블레스 <Another Sad Song...>
4점

40자평 : 데뷔 10년차, 6집 내공의 중2병은 정말 무시무시하다.

이름만 보고는 대체 무슨 음악을 하는 사람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아서 찾아봤더니 무려 이번 앨범이 정규 6집째의 뮤지션이었다.
자선 사업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재력가가 아닌 이상 일단 앨범이 6집까지 나왔다는 것은 최소한의 음악성이 보장된다는 것으로 알고 은근한 기대와 함께 앨범을 들었는데, 정말 맙소사였다.
그냥 맙소사도 아니고 진짜 맙소사!
왜 맙소사인지 설명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고역이므로 그 짐은 여러분에게 떠맡긴다.

옐로우 몬스터즈(Yellow Monsters) <We Eat Your Dog>
9점

40자평 : 오랜만에 제대로 된 코어다. 봄이라고 만날 어쿠스틱만 들으란 법 있나.

지금까지의 추세를 봤을 때 나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네이버 음악 리뷰가 될 가능성이 큰 앨범.
일단 네이버에 올라간 리뷰는 이 링크를 타고 가면 볼 수 있다.
일일이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처음 보냈던 원고와 조금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한데, 나의 리뷰는 이 포스팅 뒤에 바로 연달아 올리기로 한다.

최근에 들었던 국내 앨범 중에 가장 뛰어난 앨범이 아니었나 싶은 앨범.

미(MIIII) <Beautiful>
4점

40자평 : '너 따위가' 가사를 듣다가 앨범 듣기를 그만 뒀다.

가사 타령하지 말라고 찡찡거릴 사람이 있을까봐 그냥 '너 따위가'의 가사를 아래 퍼온다.
안 그래도 평범한 발라드 주제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사까지 저 모양이니 도저히 들을 맛이 안 나더라.
두껍게 표시한 부분에 주목하자.
중복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했다.

너 따위가 감히 나를 차다니
정말 너 따위가 내 맘 아프게 하다니
나 좋다고 따라다닐 때는 언제고
대체 이제와서 왜 헤어지자는 거니

너 따위가 그렇게 잘난 사람이니
정말 너 따위가 그렇게 잘난 남자이니
떼를 쓰며 만나 달라 할 때는 언제고
대체 이제 와서 왜 왜 나를 떠나니

강동원보다 멋진 남자 만날 거야
현빈보다 훨씬 잘생긴 남자 만날 거야
네가 나를 떠난걸 후회하게 될거야
울고불고 나만 생각하게 만들거야
너 후회 할거야

너 따위가 나를 갖고 논거니
정말 너 따위가 나 갖고 장난친 거니
정말 나밖에 모를 때는 언제고
대체 이제 와서 왜 왜 나를 떠나니

너 같은거 없어도 나는 잘살거야
그러고 말거야

내가 너보다 훨씬 빨리 잊을거야
네가 나보다 훨씬 힘들어 할거야
이별 못했더라면 후회만 했을거야
울고불고 나만 더 아파만 했을거야

이효리 보다 멋진 여자가 될거야
김태희 보다 예쁜 여자가 될거야

네가 나를 떠난걸 후회하게 될거야
울고 불고 나만 생각하게 만들거야
너 후회 할거야

페퍼톤스(Peppertones) <Beginner`s Luck>
7점

40자평 : 가장 드라마틱한 사운드 전환을 4집의 연륜으로 자연스레 풀어냈다.

페퍼톤스의 음악이라고 기억하는 것은 1집의 몇 곡과 2집의 타이틀 곡 정도.
시부야 계열의 일렉트로니카를 표방하던 그 때의 음악과 상당히 다른, 밴드 스코어가 잔뜩 담긴 앨범을 들고 나왔다.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스스로 전작들을 훑어볼 여력이 없었기에 평소에 이들의 음악을 많이 듣는 친구한테 물어봤더니 그도 사운드의 변화를 느꼈다고 했다.
그래서 전적으로 그의 판단을 신뢰하기로 하고 그냥 저렇게 평을 갈겨 썼다.
"드라마틱한"과 같은 수식어는 자신 없을 때 써야 더 빛을 발하는 법이다.

제이레빗(J Rabbit) <Looking Around>
7점

40자평 : 어설픈 다양성보단 착실하게 준비한 한 가지 주제가 더 낫다.

이 사람들이 이번 우리 학교 축제에 왔었던가.
별 관심 없이 술이나 홀짝이고 있었어서 확실하지 않은데, 만약 맞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별로 임팩트가 없는 공연을 하고 간 셈이고, 아니라고 하면 그냥 아닌 거지 뭐 어쩌라고.

원래 6점을 주려다가 생각보다 다양한 악기 사용에 1점을 더 줬다.
앨범에 대해서 별 기억이 없는 걸 보면 내 귀에는 뭐 그냥 그저 그랬던 듯.

주찬권 <지금 여기>
8점

40자평 : 진실한 음악이란 바로 이런 것. 노장의 진심이 깊은 울림을 만든다.

네티즌 추천 앨범에 뽑힌 앨범으로, 솔직히 다른 주에 나왔다면 당연하게 이 주의 앨범에 선정되었을 수준의 앨범이나 간발의 차이로 1위를 차지하는 데에 실패했다.
아래는 네이버에 올라온, 앨범에 대해 짧게 쓴 평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문구가 상투화된 지 오래되었지만 그에 맞서는 불변의 사실도 엄연히 존재한다. 이 세상에는 나이가 아니고서는, 좀 더 정확히 하자면 세월이 아니고서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내공이 있다는 것. 주찬권의 [6집 지금 여기]는 그 추상적 반명제를 증명하는 몇 안 되는 예다. 쉽게 들리는 음악은 결코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6집 지금 여기]에 실린 9개의 트랙이 청자의 마음에 자못 깔끔하고 담백하게 만들어 내는 깊은 울림은 전부 주찬권이 가진 한없이 두터운 세월의 내공 덕을 본 것이다. 노장의 진지함이 진하게 묻어 나오는 트랙들의 향연. 배경에 깔리는 반주도 흠 잡을 데 없이 훌륭하지만 가사를 음미한다면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내공이라는 말을 빌리지 않는다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우리 삶의 단편들이 아름다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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